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한을 10여일 앞둔 19일 한미 양측은 타결점 모색을 위해 서울과 워싱턴에서 고위급 회담을 통한 막판 절충에 들어갔다.
양측은 이번 주 협상에서는 남은 쟁점을 더 줄인 뒤 다음주 서울에서 통상장관급의 '끝장 토론'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나 자동차와 무역구제, 농업과 섬유 등 핵심 쟁점 의견차가 워낙 커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종훈 한미 FTA 우리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는 18일(현지시간) 협상장인 미국 워싱턴 D.C의 르네상스 메이플라워 호텔 인근에서 이튿날부터 시작될 고위급 협상 진행 방향을 사전 조율하는 등 협상을 사실상 시작했다.
현지 시간 19일부터 시작되는 고위급 절충에서는 ▲자동차분야 세제.제도개편(미국 요구)과 관세철폐(한국 요구) ▲반덤핑 제도 개선(한국 요구) ▲개성공단산 제품의 한국산 인정(한국요구) ▲외국방송 더빙 허용(미국요구) ▲의약품 신약 최저가 보장(미국요구) 등의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양측은 쟁점을 좀 더 축소하고 잔여 쟁점은 '주고받기'식 패키지로 정리하는 작업을 오는 21∼22일까지 벌인 뒤 이를 서울에서 열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또는 카란 바티아 부대표)간 통상장관 회담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고위급 협의에서는 완전 타결되는 분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오는 26일 서울에서 추가로 고위급 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20일(현지시간)부터 워싱턴 워터게이트호텔에서는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과 스캇 퀴젠베리 USTR 수석협상관이 섬유분야 고위급 협상을 갖는다.
우리측은 이 협상에서 대미 주요 수출제품의 관세를 5년내 철폐하고 원산지 판정방식에서 미측의 원사기준(얀 포워드) 예외 인정품목을 최대한 늘려주면 국내 업체의 경영정보 제공이나 미국측의 국내기업 현장조사 등 요구사항을 원칙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측은 의회와 업계의 압력으로 현장조사권 등 우회수출 대책은 강하게 요구하면서 관세철폐와 원사기준 완화에서는 기대에 못미치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이날부터 21일까지 과천 정부청사에서는 민동석 농림부 통상차관보와 리처드 크라우더 USTR 농업담당 수석협상관이 쇠고기 등 농업분야 절충을 시작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예외없는 관세철폐' 원칙을 내세워 다시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이나 우리측은 '딜 브레이커'(협상결렬요인)인 쌀을 비롯 쇠고기, 오렌지 등 230여개 민감품목중 예외 인정품목을 최대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농업 고위급 협상과 관련, 박흥수 농림부 장관은 "미국이 쌀을 강하게 요구하면 FTA의 장래를 장담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고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협상장에 들어가며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해 힘든 협상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서울.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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