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그룹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 제종길, 정성호 의원은 22일 "현재 추진되고 있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는 졸속ㆍ밀실협상"이라며 협상 중단과 차기정부 이관 입장을 거듭 주장했다.
이날 두 의원과 함께 부산을 찾은 천정배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투기꾼이 우리의 공공정책이 자신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를 제소할 수 있는 '투자자 정부제소제'처럼 위헌 소지가 있는 내용까지 논의되고 있다는 것에서 한국 협상단의 능력과 자세를 불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정성호 의원은 "의회가 각 이익단체의 목소리를 협상에 면밀히 반영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는 국회의원조차 협상 내용을 알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협상 초기에 반대하지 않았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한미 FTA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진행상황을 지켜보니 우리에게 이익보다 손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반대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천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관련해 "손 전 지사는 제2의 이인제"라며 "그가 백의종군해 한국사회가 과거로 후퇴하는 걸 막는 데 앞장선다면 함께 할 수 있지만 이른바 범여권의 대권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오산"이라고 선을 그었다.
천 의원은 "그가 제3세력을 규합해 출마하는 것은 어쩔 수 없겠으나 우리 진영의 후보가 되는 것은 올바르지도 않고 국민이 뽑지도 않는 '필패(必敗) 카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의원 일행은 간담회가 끝난 뒤 국제신문 강당에서 참개혁시민회의와 공동으로 연 토론회에서 ▲사람중심의 경제 ▲공정한 사회 ▲자랑스러운 나라 등의 3대 비전과 사람ㆍ중소기업 중심의 성장전략, 보편적 복지를 통한 민생안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6대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부산=연합뉴스) hellopl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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