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대(對) 칠레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주요 수입품인 동(銅) 가격 폭등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한.칠레 FTA 발효 3년째인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간 우리나라의 대 칠레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2억3천9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협정 발효 직전 1년간(2003년 4월∼2004년 3월) 무역수지 적자액 8억200만달러보다 179.2% 많은 것이다.
같은 기간 수출은 15억7천600만달러로 협정발효 직전 1년간보다 199.6%, 수입은 38억1천500만달러로 187.3%나 많았다.
재경부는 "FTA 발효 이후 외견상 대 칠레 무역수지가 악화됐지만 이는 칠레산 수입제품의 79.5%(2006년 기준)를 차지하는 동(銅)의 국제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동 가격의 변동에 따른 효과를 제외하면 무역수지는 오히려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동 제품의 국제 가격은 한.칠레 FTA 발효 직전 1년간 t당 평균 2천50달러에서 발효 후 3년째는 t당 7천80달러로 245% 이상 폭등했다.
FTA 발효 이후 동을 제외한 주요 품목의 수출입 증가율(연평균)을 보면 수출은 자동차(51.8%), 무선통신기기(107.6%), 컬러 TV(23.5%), 경유(308.5%) 등 공산품 위주로 큰 폭 늘어났고, 수입은 돼지고기(125.3%), 포도(108.8%), 포도주(321.1%), 키위(583.3%) 등 농산물 위주로 확대됐다.
재경부는 칠레산 농수산물 수입이 크게 늘었지만 미국 등 경쟁국의 수입 농수산물을 대체하면서 국내 농업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입 규모는 확대됐지만 투자 부문 실적은 미미했다. 우리나라의 대 칠레 투자는 협정 발효 직전 1년간 1천480만달러에서 발효 후 1년차에는 230만달러로 급감했고 2년차에는 350만달러, 3년차에는 390만달러로 다시 늘고있다.
이는 협정 발효 직전인 2003년에 10월 LG전자(500만달러), 11월 대우일렉트로닉스(980만불) 등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으로 전반적인 투자는 호조세라는 게 재경부의 설명이다.
칠레의 대 한국 투자는 발효 직전 1년간 4만달러에서 발효 후 1년차 710만달러, 2년차 40만달러를 각각 기록했고 3년차에는 투자실적이 없었다.
FTA 발효 이후 양국간 방문객 수는 늘어나 지난해 한국에서 칠레로 입국한 사람은 총 6천764명으로 2003년 4천291명에 비해 57.6% 증가했고, 칠레 국민의 방한은 2003년 799명에서 지난해 1천348명으로 68.7% 늘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한.칠레 FTA는 양국간 교역확대, 인적교류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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