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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수사기록 덮지 못하는 검찰

대검 중수부,동시 열리는 3건 재판에 떠난 검사 파견받아 공판


지난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23호 법정에서 열린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한 첫 공판.

향후 재판 진행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재판장인 이경춘 부장판사가 "이 사건을 재판 기일을 집중해 잡을 계획입니다. 재판을 매주 해도 문제 없습니까"라고 말하자 출석한 검사들의 얼굴이 당혹스런 표정으로 바뀌었다.

곧이어 검사들은 "정확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각 재판부가 모두 집중심리를 원하고 있어서 인력운용상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검사의 답변에서 '각 재판부'란 같은 유회원씨 외에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으로 기소된 변양호·이강원·이달용씨와, 하종선씨 사건을 맡은 재판부를 말한다. 변씨 등에 대한 재판은 이 법원 형사합의22부가, 하종선씨 재판은 이 법원 23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이들 세 재판이 모두 열렸다.

재판부는 이같은 검찰의 사정을 받아들여 집중심리를 하되 다음 기일인 내달 23일 이후 공판 기일 간격을 1주가 아닌 2주로 두기로 했다.

지난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최대 작품인 론스타펀드의 외환은행 헐값인수 수사가 마무리된지 100일이 넘게 지났지만 검찰은 아직 막대한 분량의 수사 기록을 덮지 못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3 건의 론스타 사건 재판에서 수사 검사들이 직접 공소유지를 위해 나서야 하기 때문.

보통 수사 검사들이 피의자를 기소하면 공판은 공판 검사들이 담당한다. 그러나 내용이 중요하고 민감한 사건의 경우 수사 검사가 직접 법정에 출석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변호인과 공방을 벌인다.

지난해 한해 동안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체포·구속영장을 두고 법원과 극심한 갈등을 겪기까지 한 론스타 사건에 수사 검사가 직접 참여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기에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자칫 국제적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책임자였던 스티븐 리와 엘리스 쇼트, 마이클 톰슨 등 전·현직 론스타 관계자들은 사실상 법정에 세울 수 조차 없어 곤혹스럽다.

이에 따라 론스타 수사를 담당했던 중수2과에서는 검사 7명 가운데 4명이 사건별로 나눠서 공판에 관여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지난해 론스타 수사를 담당했다 올 초 인사로 중수부를 떠난 검사들 3명까지 파견 형식으로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추가로 각 재판부를 담당하는 서울고검 공판검사들까지 지원받는다. 유죄 입증을 위해 수사때 못지 않는 노력을 기울여 공판 준비를 해야 한다.

따라서 이날 변양호·이강원·이달용씨 재판에서는 검사 4명이 출석해 돌아가며 피고인 석에 있는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집중 추궁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제전문가인 이 전 행장이 외환은행 BIS 비율과 관련한 진술에서 머뭇거리자 검사가 이를 명확하게 설명하며 이 전 행장의 진술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 등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과시했다.

검찰은 공판 과정에서의 진술 기록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변양호씨 등 재판에서 검찰은 "공판 조서를 작성할 때 어떤 내용은 누락될 수 있다. 재판부에서 최소한 다음 재판 3~4일 전에 그 이전에 이뤄졌던 공판 조서를 검토할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답변을 회의적이었다. 형사22부 김용석 부장판사는 "매주 재판을 하는데 어떻게 4~5일 전에 받아볼 수 있겠나. 물리적인 제한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공판 기일에 신문하는 양이 많아 조서도 2~3회 수정을 거쳐 완성되고, 따라서 월요일 이뤄진 공판의 조서는 빨라야 금요일에나 최종본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 법원의 고충도 검찰 못지 않다.
indepe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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