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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의류전' 손님보다 주인이 더 많은 잔치



"폐막 전에 부스 철수하고 돌아가겠다는 업체도 있습니다. 회사 운영비 아껴서 큰 마음 먹고 왔더니 바이어는 없고 체류비만 까먹고 있는데 어떻게 합니까."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주최한 의류ㆍ직물전시회 '프리뷰 인 상하이' 개막 이틀째인 27일. 행사가 열리고 있는 중국 상하이마트에서 만난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한마디로 손님보다 주인이 더 많은 잔치"라고 꼬집었다.

"살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전시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바이어만 있으면 업체는 저절로 모이게 돼있어요. 풍부한 바이어 리스트를 확보해 6개월-1년 전부터 확실히 홍보를 해야죠."

29일까지 열리는 '프리뷰 인 상하이 2007'는 "중국 진출 1기를 마무리하고 2기 준비를 위한 터닝포인트"라는 주최 측의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벌써 5회째를 맞았지만 빈약한 바이어 유치력, 홍보 부족 등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행사장에서 만난 참가업체들은 "손님이 너무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부스 설치에만 수천만 원이 들었다는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인터내셔널 복장페어(CHIC. 18-26일)'와 기간이 겹쳐 중요 바이어들은 그곳에 다 가 있다"면서 "홍보도 안 되고 바이어도 너무 없어서 내년에는 참가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류업체 관계자는 "백화점 바이어들이 많이 온다는 얘기를 듣고 참가했는데 이틀 동안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면서 "실질적 비즈니스를 위한 행사가 돼야 하는데 일반 관람객들이 더 많아 행사 취지를 못 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 중심 전시회'를 표방하며 올해 처음 시도된 백화점 판매기획전도 허술한 준비 과정이 도마에 올랐다.

백화점 3곳 중 한 곳의 경우 담당자와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애초 합의했던 2층 이벤트홀 대신 백화점 앞 임시 천막 행사장에서 판매전이 진행돼 참가 업체들의 불만을 샀다.

섬산련 전시 담당자는 "참가업체들에 바이어 리스트를 받은 뒤 현지 홍보대행사를 통해 바이어 400명을 초청했고 현지 인쇄매체 4-5군데에 광고도 냈다"면서 "홍보를 많이 하고 싶어도 한정된 예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정을 잡을 때 바이어들이 '중국 인터내셔널 복장 페어'에 참가한 뒤 상하이로 올 것으로 기대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원단의 경우 2월 말에는 전시를 해야 하는데 의류와 함께 하다 보니 시기가 좀 늦었다"고 털어놨다.

'프리뷰 인 상하이'가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들에게 홍보의 장과 진출 발판을 마련해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손님이 오지 않는 곳에 상인이 몰리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5년째를 맞았음에도 행사의 핵심인 바이어 유치가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은 지난 4년 간 냉정한 자기 평가와 노하우 축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 패션협회가 주최하는 '인터내셔널 패션 페어(IFF)'가 행사 시작 3년 만에 국제 패션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꼭 가봐야 할 행사'로 부상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행사 개최에 든 예산은 16억 원. 이 중 정부 지원금이 11억5천만원이다. "돈만 쓰고 건지는 것은 없다"는 참가 업체들의 푸념이 내년부터는 더 이상 들리지 않기를 기대한다.

(서울=연합뉴스) nan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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