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청와대, 사흘 철야 비상대기...극적타결 `안도'

"`최종안 안받으면 결렬' 진땀 상황 지속"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중동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부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비상 근무체제에 돌입했던 청와대는 거듭된 협상시한 연장끝에 2일 낮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되자 일단 한숨을 돌리는 표정이다.

하지만 곧바로 3일로 예정된 한미 FTA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노 대통령 주재 범정부 부처 워크숍 준비 등을 위해 다시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협상 타결까지 서울 하얏트호텔의 협상장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흘 동안 사실상 철야근무 체제를 유지해온 청와대 관계자들은 최종 협상안에 대해서 "얻어낼 것은 얻어내고, 지킬 것은 지킨 협상"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협상 시한이 연장되는 가운데 결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은 채 진통을 거듭하던 한미 FTA의 타결 소식은 노 대통령에 대한 권오규(權五奎) 경제부총리의 2일 낮 청와대 보고 직후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총리권한대행인 권 부총리가 주례 회동 형식으로 노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오후 1시인 협상 시한을 목전에 두고 최종 재가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 같은 관측과는 달리 협상단은 이미 전달된 노 대통령의 최종 지침을 바탕으로 협상을 마무리 지었고, 노 대통령은 협상시한 20분을 남겨둔 낮 12시40분께 권 부총리로부터 최종 타결 보고를 받았다.

노 대통령에 대한 최종 보고 직후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에게도 이런 소식이 타전됐고, 이어 이들과 협상단으로부터 `최종 타결' 소식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청와대 대변인인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은 대통령 보고 2시간 후인 오후 2시48분께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노 대통령께서 오늘 낮 12시40분께 권 부총리로부터 협상이 타결됐다고 보고받았다"며 협상타결을 공식화했다.

이 같은 과정이 있기까지 청와대는 만에 하나 깨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감돌던 협상장 분위기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아직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이제 대통령이 지침을 내릴 단계는 지난 것 같다"는 아리송하면서도 원론적인 언급 외에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한마디가 언론의 과도한 해석 등으로 막판 기 싸움을 하고 있던 시내 하얏트 호텔 협상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데다 결렬 가능성 역시 상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와대는 협상 결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이날 밤으로 예정된 노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을 결렬과 타결이라는 두 가지 상황에 모두 대비해 준비하고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양측 협상단의 문구조절은 사실상 끝난 상황에서 국익에 핵심에 되는 사안들을 던져놓고 이것을 받지 않으면 결렬될 수 밖에 없다는,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이 한동안 지속됐다"며 타결 직전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협상장 주변에서는 타결 직전 상황이 국제정치학 이론에 나와있는 게임이론 중 두 사람이 자동차를 몰고 서로 마주보고 달리다 먼저 피하는 쪽이 지는 `치킨 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는 말들이 나돌았고, 청와대 내에서는 국익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며 운전대를 먼저 꺾어서는 안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전 중동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뒤 시차적응은 물론 여독 해소를 위한 충분한 휴식도 취하지 못한 채 청와대 참모 및 협상단으로부터 협상장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빈방한중인 오스트리아 대통령에 대한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정상회담, 만찬 등 이날 오후 3시부터 8시30분까지 정상회담 관련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참모들이 준비한 담화문 원고를 최종 검토할 시간조차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수석은 "대통령께서 정상회담 일정 때문에 원고를 볼 시간이 없어 정상회담과 공식 만찬 사이에 내용을 마지막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던 청와대도 국정상황실과 정책 및 홍보라인 등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30일부터 퇴근을 뒤로 미룬 채 이날까지 3일 연속 철야를 계속하며 협상장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하면서 긴장감 속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아침에는 문재인(文在寅) 비서실장 주재로 사실상 FTA 점검회의인 일일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대치국면의 협상상황을 점검했고, 관련 부서도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서울=연합뉴스) honeybee@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