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장난삼아 나를 국무총리로 추천했다. 사실 좋기야 대통령이 좋지만 그게 어디 본인의 의지만으로 올라갈 벼슬자리인가. 하늘이 돕고, 땅이 거들어야지. 대통령 이외의 괜찮은 공직을 물색해본 결과, 드디어 결론이 나왔다. 한국방송 KBS 사장을 해먹기로 결심했다. 내가 한국방송 사장에 취임하면 평상시에는 복지부동하며 정치권의 눈치를 살필 작정이다. 그렇게 연말까지 바닥에 몸을 붙이고 납작 엎드려 있다가, 세밑에 방송국에서 연예인들을 표창하는 각종 행사에 주최측의 일원으로 부지런히 끼어들 계획이다. 대한민국 방송사들이 주관하는 시상식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시상자는 반드시 남녀가 짝을 이뤄 무대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방송사 사장과 함께 등장하는 여자연예인이 어떤 경위를 거쳐 선정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단지, 사장이 싫어하는 스타일의 여성스타는 시상식장 파트너로 발탁되지 않으리라는 점만큼은 확실하다. 일종의 코드인사인 셈이다. *사진설명 :KBS 연예대상에 참석한 정연주 사장 ⓒKBS 나야 연말연시에 특별히 불러주는 곳이 없는 인간이기에 텔레비전 감상으로 소일할 수밖에. KBS 연예대상을 시청했다. 쇼와 코미디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다 또다시 대통령 선거의 해가 찾아왔다. 1987년을 기점으로 2007년은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은 다섯 번째 대통령이 탄생하는 해이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유년과 소년을 지나 스무 살의 반듯한 청년으로 성장한 것이다. 부모의 보살핌 없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가 된 셈이다. *사진설명 :2007년 정해년에는 <열아홉 순정>처럼 고생한 사람들 모두 웃어보자 ⓒKBS 한국사회에서 정치만큼 국민들로부터 욕을 많이 먹는 분야는 없다. 정치인처럼 손가락질을 심하게 당하는 직업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에 대한, 정치인을 향한 국민의 기대감이 크다는 역설적 증거이리라. 하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귀결되기 일쑤였다. 실망이 기대를 압도하는 환멸의 악순환은 참여정부 들어서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노무현 정권이 기록중인 사상 유례 없이 낮은 국정지지도는 이와 같은 악순환이 폭발직전의 임계상태에 이르렀음을 경고하는 위험신호라 하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밝아온 대선의 해를 허투루 보낼 수는 없다. 준비되지 않은 벼락출세 리더십의 폐해를 우
*사진설명 :일일드라마 열아홉순정 ⓒ열아홉순정 나는 독후감을 좀체 쓰지 않는다. 책 읽은 것 자랑하는 인상을 줄까 두려워서다. 더욱이 요즘에는 드라마 빨아주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란다. 허나 최근에 이룩한 독서실적만큼은 꼭 티를 내서 남들과 공유하고 싶다.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던 남재희 전의원이 지은‘아주 사적인 정치 비망록’이라는 회고록이다. 책을 모두 읽고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처세 없는 철학은 공허하고, 철학 없는 처세는 맹목적이다.” 대부분의 정치인 회고록은 자화자찬 일색이다. 이 책은 그와 달리 저자의 솔직한 반성이 담겨있다. 객기는 있되 용기는 없었다는. 프레시안에 실린 어느 서평에서 지적한 구절이었는데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었다. 구술 또는 대필이 아니라 남전의원 본인이 직접 서술했기에 이와 같은 진솔한 고백이 포함되었을 확률이 크다. 특히 관심을 자아낸 내용은 일화는 ‘위대한 보통사람’의 탄생비화였다. ‘위대한 보통사람의 시대’는 부활한 직선제로 치러진 제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
인간은 살면서 누구나 후회를 하기 마련이다. 바보가 아닌 바에야 후회 없는 완벽한 인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금 맞이하는 12월 19일이다. 4년 전, 16대 대통령 선거를 치렀던 바로 그 날이다. 가슴을 치며 후회하는 통한의 목소리가 전국 곳곳에서 울려 퍼진다. 수만, 수십만, 수백만 명이 동시에 대성통곡하는 현상, 혹시 기네스북에 등재할 수 없을까? 땅바닥에 이마를 찧으며 진정으로 후회해야 마땅할 종자들은 으리으리한 신문사 강당을 임대해 무슨 기념강연회인가를 연다는 소식이다. 한심하고 미련한 작자들 같으니라고. 발버둥치면 발버둥칠수록 지들 죽는 것만 빨라진다는 걸 여전히 모르니. 이회창을 찍었던 인물들이 대거 참석해 노무현의 대선승리를 축하하는 기막힌 현실, 참 대단한 노무현이다. 오늘도 노무현이 또 이겼다. 온갖 기기묘묘한 상술이 기승을 부리면서 별의별 기념일이 달력을 빼곡이 채우고 있다. 셀 수 없을 만큼 무수한 기념일 중에서 후회의 날이 없다는 것이 희한하다. 영어로는 ‘Regret Day’ 비슷하게 번역될. 노무현 정권이 역사의 미아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12월 19일에 특별한 의미
4년 전인가 5년 전에 한국일보를 끊은 이후로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다. 인터넷이 있기에 굳이 신문을 정기구독하지 않아도 뉴스에 대한 갈증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신문산업의 미래에 관한 비관적 전망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겨레신문의 경우에는 비관을 지나 체념의 경지에 다다른 지가 이미 오래다. 나야 전형적인 보수우익의 가치관을 지닌 인간이므로 한겨레신문 문닫는다고 별로 상관할 바는 아니다. 허나 한겨레신문이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이 크다고 확신하는 터이기에 한겨레 홈페이지에 접속할 적마다 배너광고를 한번씩 꾹 눌러주곤 한다. ‘행복출발’에 눈요기 삼아 들러보니까 예쁜 이혼녀들이 많더라고. 재정적으로 비틀거리는 한겨레신문이 이제는 도덕적 질타마저 얻어먹는 모양이다. 한미FTA 체결을 지지하는 간지가 끼워진 상태에서 독자들에게 배달됐기 때문이란다. 좌파네, 진보네 하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입에 거품을 물고 한겨레의 변절과 배신을 격렬히 비난하는 중이다. 대한민국 진보진영이 자본주의를 단시일 내에 타도하리라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천진난만한 발상이다. 현재의 실력을 고
빠르면서도 굼뜨고, 굼뜨면서도 빠른 정치인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대표다. 한데 최근의 박근혜에게선 민첩한 기동력을 느낄 수 없다. 5·3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압승으로 이끈 이후 박근혜는 한 박자 뒤쳐진 모습만을 내내 보여주고 있다. 이명박 전서울시장의 경부운하 구상에 맞불을 놓는답시고 부랴부랴 꺼내든 동아시아 열차페리 카드는 뒷북치기의 백미였다. 박근혜 캠프의 상상력 부재와 창의성 빈곤을 극명하게 노출시킨 희대의 아류작이었다. 박근혜 전대표에게 묻는 바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전시장의 은근한 연정관계를 이제야 눈치챘다는 말인가? 청와대가 결재도장을 찍어주지 않았다면 청계천 복원공사는 착공조차 어려운 사업이었다. 청계천 프로젝트는 이명박을 띄우고자 노무현이 승인한 회심의 퍼주기이리라. 대통령의 심복 중의 심복으로 통하는 안희정씨가 노골적으로 밝히지 않았던가? 한강전선이 아니라 낙동강 전선에서 용이 나온다고. 경부운하 기대여론을 타고 낙동강으로 침투하려는 이명박 진영의 돌파전술을 노련하게 뒷받침하는 절묘한 공간패스다.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세력은 영남 6두품 계급의 영구집권을 꿈꾼다. 경상도 진골혈통의 박근
수많은 사람들이 서역국(정치웹진 서프라이즈를 지칭)이 망하기를 바란다. 서역국왕 및 서역상인들과의 개인적 원한에서건, 혹은 노무현 대통령이 미몽에서 깨어나기를 희망하는 공적 의무감에서건, 서역국이 멸망하기를 바라는 동기는 가지각색이다. 허나 서역국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 절대라는 표현은 사실 좀 과장이고 웬만해서는 망하지 않는다. 왜냐? 서역국과, 신장개업을 했음에도 파리만 날리는 노하우21(현재는 Moveon21로 개칭)의 차이점을 비교하는 걸로 서역국이 건재한 이치를 설명하겠다. 보통 착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서역국은 결코 노무현 중심이 아니다. 서역국은 경상도, 그 가운데서도 부산경남 중심이다. 노무현 중심이라면 노하우21이 진짜 노무현 중심이었다. 정당도 그렇고 정치웹진도 그렇고 확고한 지역기반이 존재하는 집단은 끈질긴 생명력을 부여받기 마련이다. 서역국은 PK라는 지반을 확보한 상태다. 노무현은 임기가 있지만 부산경남은 임기가 없다. 인물은 가도 땅은 영원하다. 노무현 정권의 지지율 하락과 더불어 쇠멸한 노하우21과 달리 서역국이 여전히 강건한 배경이다. 한번 가정해보자. 당신이 PK지
노무현을 구한답시고 잔여 노사모 회원들이 총궐기한 모양이다. 정치적으로 거의 미라가 되었을망정 어쨌든 명색이 현직 대통령이다. 애들 풀어서 반대파벌을 제압해서야 쓰겠는가? 권위를 내팽개친 것은 나름대로 납득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체통까지 차버리다니, 쯧쯧….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게 사람일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요즘이다. 과거 이회창을 무찔렀던 논리와 구도가 이제는 노무현을 무너뜨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회창을 잡았던 연장으로 노무현까지 처리해야 하는 입장에서 난감하고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도박이 날이 갈수록 하드코어 성격을 띠어간다. 앞으로 대통령이 등장하는 모든 문서와 영상에는 등급표시를 해둬야 올바르지 않을까? 인터넷으로 집권한 정권이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조만간 어둠의 경로 역시 노무현의 세상이 될 걸로 전망된다. 오늘도 노무현이 또 이겼다! 에이, 분위기 칙칙해졌다. 밝은 주제로 국면전환해야지. 나는 먹고살 만한 집안 출신들과는 달리 여태 외국물을 먹지 못했다. 그래서 항상 국산컨텐츠만 취급한다. 가방끈이 짧은 탓에 휘황찬란한 독서기록을 과시하지도 못하겠다. 대한민국
월요일 새벽녘이었다. 극심한 한기를 느낀 탓에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추위를 견디기 어려워 벽장에서 두툼한 겨울이불 한 채를 꺼내 추가로 덮고 나서야 비로소 다시 잠이 들 수 있었다. 몸의 이상증세는 실상 일요일 늦은 저녁부터 시작되었다. 속이 메스껍고 아랫배가 살살 아파 왔다. 대충 무시하고 잤는데 결국 새벽에 이불을 챙기는 데 더하여 냉장고에 보관된 활명수마저 마셔야 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이후에도 종일 온몸이 쑤시고 결렸다. 때문에 월요일 하루를 하릴없이 낭비했다. 지난주에 특별히 힘든 육체노동을 한 기억이 없는데 왜 그럴까 싶어 원인을 곰곰이 탐구해봤다. 옳거니! 사람들과의 잦은 만남이 화근이었다. 사람들과 만나서 장시간 얘기를 나누면 몹시 피로해지는 특이한 체질이 사단을 부른 것이다. 일주일 동안 무려 네 차례나 이런저런 유형의 미팅을 가졌다. 야구로 치자면 무려 4번을 선발투수로 등판한 셈이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게 도리어 희한할 지경이다. 예전에 어떤 도사가 내게 정치나 종교 방면으로 투신하면 크게 성공하리라고 귀띔을 해준 바 있다. 정치든 종교든 많은 인간들과 활발하게 교유하고 떠들어야 운수대통하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의 갑작스런 회동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온갖 소문과 억측이 장강을 이룬 마당이므로 나 역시 소설 하나를 추가해볼까 한다. 전임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이 만나서 정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소가 웃을 노릇이다. 더구나 두 사람 모두 한나라당의 재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염화미소로 공유하는 처지다. 모종의 무언의 메지시가 오갔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 판단이자 분석이다. 정치든 장사든 ‘Give and Take’가 전제되어야만 성립이 가능하다. DJ와 대통령 사이에 암묵적인 양해가 있었던 듯싶다. 대통령이 햇볕정책의 기조를 계속 유지하는 대신, DJ는 정계개편과정에서 영남친노세력의 지분과 기득권을 인정해주는 걸로 거래가 낙착되었을 개연성이 짙다. 열린우리당의 해체가 도로민주당, 혹은 도로호남당의 부활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는 노대통령의 문제의식을 김전대통령이 동의 내지 수긍했다는 뜻이다. 도로열린당이건 도로민주당이건 비전이 없기는 피차일반이다. 정권재창출은 고사하고 차기 총선에서의 생존여부마저 불투명하다. 기껏해야 특정지역에서의 압승을 바탕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가끔씩 내가 천재가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내게는 너무나 뻔한 이치를 다른 사람들은 도저히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왕 시작한 자화자찬.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련다. 강준만 교수가 새로 책을 펴냈다. 워낙 다작을 하는 학자인지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 했는데 제목이 범상하지 않았다.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 강교수는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지역문제 전문가다. 지역주의 연구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강준만의 뛰어남은 그 이상에 있다. 그는 최고의 선거기획자이기도 하다. 지난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는 강준만 교수가 설계한 구도대로 진행되었다. 강교수가 정권창출의 디자이너 역할을 다시금 자임하고 나섰다. 민주당 분당사태 이후 줄곧 외곽만 때리던 강교수가 강남을 화두로 내걸며 장내로 복귀한 것이다. 그는 아마도 ‘강남 대 비강남’ 프레임을 2007년 대선의 명암과 승패를 가를 핵심코드로 짚은 듯하다. 일찍부터 강남문제를 천착해온 내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황야에서 나 홀로 절규하는 고립의 시대가 이제야 마감이 되었으니 오죽 기쁘
“감독님께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참조하라고 하셨다.” KBS 일일연속극 ‘열아홉 순정’에 출연중인 탤런트 추소영이 제작발표회에서 했던... 난데없이 왜 박근혜냐고 의아해할 분들이 허다할 게다. 나 역시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박근혜와 추소영, 아니 강신형이 도대체 무슨 연관이란 말인가? 이어지는 설명을 들으면 추소영의 발언이 조금은 이해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는 세련되고 구김 없이 자랐지만 아픔도 있고 의지도 있는 그런 인물로 표현하려고 한다.” 양국화 구혜선에 묻혀 빛이 바랜 감은 있으나 추소영의 강신형은 대단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녀의 직업은 첨단 미래통신기업 ‘UT’의 법무팀장이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철저해 늘 상대방을 제압하는 조용한 카리스마를 가졌다. 그런 반면 성격이 쿨하고 털털해서 주변사람들한테 인기가 좋다. 우아하고 도회적인 마스크와는 달리 소외계층에 무료변론을 해줄 정도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하는 여유도 갖췄다. 이런 강신형에게도 아픔은 있다. 신형의 아픔은 슬픈 가족사에 연
*사진설명 :ⓒ황진이 김정일의 무모한 핵폭탄 올인으로 인해 이런저런 현안과 쟁점들이 잠시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나야 김정일이란 인간을 진작에 포기한 지 오래인지라 뽀글이의 일거수일투족에 웬만해서는 개의하지 않을 심산이다. 낙제국가 북한은 저희끼리 알아서 살길 찾도록 내버려두고 우리 이제 그만 진도 나가자. 대한민국은 전진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전진해야 하는데 정치권은 김정일의 페이스에 벌써부터 휘말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정일이 대체 뭐라고 지난 1년 간의 국정운영실적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하는 국정감사마저 이틀이나 연기한다는 말인가. 국민들에게 의연한 모습을 보여줄 의무가 있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선도적으로 김씨 조선의 장단에 놀아나는 까닭에 김정일이 더욱더 기고만장해 날뛰는 것이 아닌가? 심상정 의원이 의외로 담담한 자세를 과시하고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심의원은 북핵사태가 국감을 소홀히 다루는 빌미가 돼서는 곤란하다고 일갈했단다. 김정일 눈치를 살피기에 여념이 없는 민주노동당은 물론이거니와 북한의 도발책동을 오직 정치공세의 소재로만 악용하려는 한나라당의 태도와도 확연히 대조를 이루는
*사진설명 :국민원로 논객 공희준 ⓒ빅뉴스 “이런 개~뽀글이!” 두 시간 전부터 방송이 시작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려온 드라마였다. 특별방송으로 말미암아 결방된다는 안내자막에 내 인내심은 드디어 한계에 도달하고 말았다. 이놈의 인간말종 뽀글이가 하다하다 안되니까 ‘열아홉 순정’에마저 남조선해방의 마수를 뻗치는구나. 추석연휴에 들어가기 직전부터 낌새가 수상했다. 9시 뉴스 도입부에 김정일 관련소식이 고정꼭지로 편성되었다. 그랬다. 명절이면 찾아오는 단골손님은 비단 성룡과 이연걸만이 아니었다. 김정일 역시 고정게스트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물론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이다. 작년 추석과 금년 추석의 경우, 뉴스내용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귀성길 고속도로 정체와, 꼬여만 가는 북핵사태. 우리 같은 소시민들은 김정일이 무슨 수작을 부리건 관심이 없다. 친애하고 경애하는 뽀글이 국방위원장님께서 우직하게 밀어붙이는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에는 먹고살기 바쁜 탓에 신경을 기울일 틈이 없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욱 적당하겠다. 세계가 만류해도 들은 체 만 체하는 성격이 김정일이다. 한반도
*사진설명 :국민원로 논객 공희준 ⓒ빅뉴스 지인에게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사실 별로 색다른 내용은 아니었다. 예전부터 능히 짐작해왔던 터였던지라. 최근에 지인이 인터넷공간에서 노무현 대통령 지지논리를 극성스럽게 전파하는 걸로 유명한 어떤 언론계 인사를 만났단다. 문제의 언론계 인사는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시되는 인물 셋을 꼽았단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그들이다. 듣는 순간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 양반 처지가 참 다급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일단 아무 동아줄이나 붙잡고 늘어져야 할 형편이니. 한글을 깨우칠 정도의 지적수준만 갖춰도 유시민, 김혁규, 김두관씨가 대한민국 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이라는 전망을 감히 내놓지는 못한다. 문제의 언론계 인사는 까막눈이 당연히 아니다. 본인의 희망사항을 객관적 분석이랍시고 꺼내는 불안하고 초조한 그의 마음에 한편으로는 연민이 가기도 했다. 자업자득의 성격이 크지만. 물레방아조차 돌릴 힘이 없는 흘러간 언론인을 새삼스레 화두로 제시한 이유는 딴 곳에 있지 않다. 문제의 언론계 인사가 내면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