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심규진 |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환경을 외치는 젊은 활동가” 정도로만 알려져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제 정치와 사회운동의 흐름 속에서 그녀는 단순한 활동가를 넘어, 지난 10년간 가장 강력한 글로벌 상징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지난 2018년, 스웨덴 의회 앞에서 홀로 시작한 ‘학교 파업’은 몇 달 만에 전 세계 청년 시위로 확산됐고, 그녀는 UN 연단에서 세계 정상들을 향해 “How dare you”라고 외치며 국제 뉴스의 중심에 섰다. TIME지 올해의 인물 선정, 세계 각국 수백만 명이 참여한 기후 시위, 각국 정부의 정책 의제 변화까지. 그녀는 권력도 조직도 없이 글로벌 담론을 움직인 인물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그녀가 거대한 조직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중앙집권적 지도부도, 정치적 권력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하나의 세대 감정을 대표하는 얼굴이 되었고, 그녀를 중심으로 형성된 운동은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점에서 그레타는 단순한 환경운동가가 아니라, 21세기형 상징 리더십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전혀 다른 영역에 있는 또 하나의
겨울엽서 80 주광일 고통뿐인 절망의 날들이 이어지던 겨울이 떠나려하자, 어디서부터인가 새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모처럼 겨울 햇살이 포근했던 주말 오후,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많은 자유 시민들은 저마다의 깃발을 흔들면서 절망의 언어를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눈망울은 오히려 투지에 넘쳐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고 안도한 노시인 한 분, 지팡이를 짚고 그들 사이를 힘들게 걸어가며, 마음속으로 “자유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2026.2.21.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 인
인싸잇=유용욱 주필 | 올해도 어김없이 설 연휴가 지나갔다. 속절없이. 모처럼 온 가족이 둘러앉아 왁자지껄 웃음을 나누던 집은 다시 정적에 잠기고, 원근각지에서 모였던 가족들은 또 제각각 제 갈 길을 찾아 흩어진다. “몸조심해라”, “다음에 또 보자”는 늘 비슷한 작별 인사를 뒤로하고 차에 오르고는 서둘러 시골집을 벗어난다. 설에 모인 가족 중 그 누구도 이 이별이 영원한 헤어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늘 그래왔던 풍경이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 끝에 모였던 가족들이 시골집을 떠날 때면, 어머니는 어김없이 동구 밖까지 따라 나오신다. 차 시동을 걸고 창문을 내리면 이내 손을 흔들기 시작하신다. 자식들의 차가 골목을 돌아 저 멀리로 형체만 남을 때까지, 어머니는 늘 그 자리에 서 계셨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어머니의 그런 모습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이제 그만 들어가셔도 되는데, 왜 저렇게까지 하실까’싶어 일부러 백미러를 피하기도 했다. 마트만 가면 널린 김치며 나물을 보따리에 억지로 쑤셔 넣어 건네주실 때면, 아내 눈치에 괜히 짐만 늘어난다고 투덜대기까지 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 투박한 손길에 담긴 ‘절박함’을. 어느덧 환갑을 훌쩍 넘기고 부모가 되어
인싸잇=유용욱 주필 | 1988년 퇴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3년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 등과 함께 검찰에 고발됐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검 공안1부(장윤석 부장검사)는 1995년 7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통치행위 이론’을 근거로 쿠데타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인 만큼 사법부가 이를 판단할 수 없어 공소권이 없다는 취지였다. 법리(法理)는 있었으나, 권력 지형 앞에서 법치(法治)는 침묵했다. 이후 국민적 분노와 특별법 제정,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거치며 “헌법 질서 파괴는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라는 원칙이 뒤늦게 확립되었다. 2026년 2월 19일 목요일, 우리는 30년 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닮은꼴인 또 다른 극단을 마주하고 있다. 내란수괴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록 1심이긴 하지만 무기징역이 선고된 이 장면은, 과거의 ‘사법적 방기(放棄)’가 아니라 ‘사법의 정치화’라는 새로운 위기를 드러낸다. 법이 권력을 견제하는 기준이 아니라, 승리한 정치 권력이 패배한 권력을 제거하는
겨울엽서 78 주광일 2026년 2월 19일 오후 3시, 자유 대한민국의 국가이성은 이미 사망하여 부존재함을,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판결로써 확인해 주었습니다. 이제 이 나라 국민들은 법치가 무너진 세상에서 순치된 짐승처럼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아니면, 불의에 저항하다가 죽어가야 할 것입니다. 해서, 망구의 노시인은 시방, “자유가 없는 봄이라면, 봄이여, 오지 말아다오”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2026.2.19.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 인천지방법원 집달관 비리 사건 등 대형 사건을 처리했다.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
겨울엽서 77 주광일 어제 오전 오랫만에 겨울산을 혼자 오르면서,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올해 나이 여든 셋이 된 나의 육신이 얼마나 쇠잔해졌는지, 세월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낄수 있었습니다. 해발 293 미터 밖에 되지 않아서 젊은 시절 내 등산목록에서는 빠져있던 우리 동네 우면산이, 절대로 깔볼수 없는 산임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내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돌아볼수 있게 해주는 커다란 거울 임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2026.2.18.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 인천지방법원 집달관 비리 사건 등 대형 사건을
인싸잇=심규진 | 최근 민주당 내부의 권력 지형을 지켜보며 영화 <좋은 친구들(Goodfellas)>의 서사가 떠오른다. 마틴 스코세이지가 그려낸 이 걸작은 단순한 조폭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정통성을 가진 시스템’과 ‘실리와 폭력으로 무장한 외부자’들이 결탁하고, 결국 파멸에 이르는 권력의 생태학을 다룬 보고서에 가깝다. ‘메이드 맨(Made Man)’의 순혈주의와 시스템형 권력 영화 속 마피아 본체는 철저히 이탈리아계 혈통과 규율을 중시한다. 이른바 메이드 맨 시스템이다. 다른 피가 조금이라도 섞이면 메이드가 되지 못한다. 유대계·아일랜드계 혈통이 섞인 세 친구는 그래서 정통 계보원으로서 메이드가 되지 못하고, ‘associate’에만 머문다. 과거의 행적이 투명하게 추적되고(tracked down), 조직의 생리를 체득한 이들만이 주류가 된다. 지금의 친문 세력이 바로 이 지점에 서 있다.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정통성 그리고 당의 공적 계통을 장악해 온 ‘혈통적 일체감’이다. 이들은 보안과 통제가 가능한 구조 안에서 움직이며, 자신들만의 문법으로 조직을 관리한다. 친문 시스템을 조율하는 인물은 문재인이 대중 정치 기반을 확고히 하는 데
겨울엽서 76 주광일 단식 9일째인 오늘은 병오년 명절날이었으나, 우리들의 젊은이 차강석은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 쓴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해는 져가고 찬 바람 매서운 법원 앞길에. 아무도 그의 단호한 의지를 꺽을 수 없다고 곁을 지키는 다른 젊은이가 나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는 하나 밖에 없는 생명줄을 건 투쟁에 나선 것일까요. 궁금해 하던 나는, 오늘이 이 세상의 마지막 날과 얼마나 다른 것인지, 더욱 더 궁금해졌습니다. 2026.2.17.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 인천지방법원 집달관 비리 사건 등 대
인싸잇=백소영 기자 | 필자에게 가장 인상적인 정치인 중 한 명은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이다. 그 이유는 그의 대입학력고사 전국 수석과 사법시험 수석 패스 등 역대급 이력도 있지만, 무엇보다 2018년 6월 치러진 제7대 지방선거 때문이다. 당시 제주도지사인 원희룡 전 장관은 재선에 성공했다. 사실 제주도 출신에 젊고, 화려한 스펙을 가진 그가 제주도지사에 재차 당선된 게 그토록 엄청난 일이냐고 반문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당시 지방선거의 상황과 원 전 장관이 당선되기까지의 과정이다. 7대 지방선거는 현 보수당인 국민의힘에게 악몽과도 같은 선거였다. 이때 문재인 정권의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던 시기로, 보수당인 자유한국당은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중 대구·경북(TK) 2곳만 사수하는 대참패를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서울시와 부산시, 경기도, 인천 등 14개 지역에서 모두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역대급 대승을 거뒀다. 이처럼 민주당에 모든 조건이 유리했던 선거에서 유일하게 무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이 뽑힌 게 제주도지사였고, 당사자는 원희룡 전 장관이었다. 사실 당시 원 전 장관은 무소속으로 나오기까지 일종의 모험을 시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
인싸잇=심규진 |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 진영의 시계가 제로(0)에 가깝다.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은 사라졌고, 지지층은 파편화되었으며, 중앙의 장악력은 느슨하다. 이 혼돈의 한복판에 선 장동혁 체제가 직면한 과제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선 ‘정치적 생존’ 그 자체다. 과연 그는 2010년 야권이 보여준 ‘느슨한 연대의 승리’와 2022년 패배 후에도 살아남은 ‘이재명식 생존 모델’을 결합해 자기만의 성(城)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장동혁이 주목해야 할 역사적 변곡점은 2010년 6·2 지방선거다. 당시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서적 결집은 있었으나, 문재인식 1극 체제가 완성되기 전이었다. 정세균이라는 관리형·조정형 리더십 아래서 ‘반MB 정서’라는 광장을 열었고, 그 결과 송영길(인천), 안희정(충남)이라는 ‘깜짝 돌파’를 이뤄냈다. 강력한 권력 중심이 없어도 이슈를 선점한 ‘언더독’이 어떻게 승리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전략적으로 볼 때, 장동혁은 이제 ‘알파독(Alpha-dog)’이 아닌, ‘언더독’의 승리 공식을 채택해야 한다. 강력한 집권 팬덤과 후광 효과에 기대는 알파독의 전술은 현재의 야권 균열 상황에서 작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