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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복제 논문' 어떤 의혹 제기됐나

통계 오류ㆍ`복제성공 핵심검증' 데이터ㆍSCI 미등재
`의도적 언론플레이 가능성' 지적도

서울대 수의대 이병천 교수 등의 `늑대복제 논문'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크게 3가지다.

맨 처음 제기됐던 의혹은 `성공률이 대폭 향상된 것처럼 통계를 부풀렸다'는 것이다.

당초 이 교수 등은 "2005년 과학 권위지 `네이처'에 발표했던 개 복제의 경우 수정란 기준 성공률이 0.09%였던데 반해 이번 늑대 복제의 경우 성공률이 0.8%였다"고 설명했으나 "실제 2005년 개 복제의 성공률은 0.18%"라는 반론이 나왔다.

당시까지만 해도 "착각에 따른 계산 실수였을 뿐 의도적으로 과장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는 이 교수의 해명을 대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무지개'라는 필명을 쓰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사용자가 두 번째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문을 바라보는 눈길이 심상찮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 사용자는 `이병천의 복제늑대 논문 디벼보기'라는 글을 통해 A4용지 7페이지에 걸쳐 이 논문의 핵심 검증 부분인 `표 2'의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후 BRIC(bric.postech.ac.kr)과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 과학갤러리 등에서 해당 표 오류의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한 글이 잇따르고 이 중 일부는 인위적 조작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실험동물이 갑자기 죽는 일이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한다니 의아하다", "죽은 동물에서도 DNA 샘플 채취는 문제 없는데 왜 하지 않았느냐", "멸종 위기에 처한 회색 늑대는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검증분석의 오류를 방지할 수 있도록 대조군을 여럿 뒀어야 한다" 등 비판글이 쇄도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논문은 과학자의 신뢰성을 보여주는 것인데 외부에서 준 데이터를 틀리게 기재해 국제 학술지에 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며 이 교수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물론 본인이 단순 실수라고 주장하면 내부 고발자가 없는 한 정황 증거만 갖고 진위를 말하기 어렵다. 어쨌든 논문 1~2번 써본 것도 아닐텐데 그런 실수를 하다니 의아하다"고 말했다.

세번째는 해당 논문이 실린 학술지가 일반적으로 공신력 판단의 잣대로 간주되는 SCI(과학논문인용색인)에 등재되지 않았는데도 발표 당시 이 교수나 서울대 모두 이 점을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다는 점이다.

문제의 논문 `성체 체세포로부터 복제된 멸종위기 늑대(Endangered Wolves Cloned from Adult Somatic Cells)'가 실린 `클로닝 앤드 스템 셀즈(Cloning and Stem Cells)'는 SCI에 등재되지 않은 학술지다.

비SCI 학술지에 비해 공신력을 널리 인정받는 SCI 등재 학술지만 따져도 국내에서만 연간 2만3천건이 넘는 논문이 쏟아져 나오는데 왜 이 교수 등 저자들이 굳이 `격이 낮은' 학술지를 선택했는지 의문이 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해당 학술지가) SCI 등재지 아니었느냐"고 반문하며 "SCI 등재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몰랐고 해당 분야의 권위지라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실수냐 조작이냐 하는 것과 별개로 서울대 연구처가 이번 논문을 제대로 검증하지도 않은 채 대대적으로 홍보해 결과적으로 `언론플레이'를 도와 준 것은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양 서울대 연구처장은 6일 "나름대로 뭔가는 하고 있지만 코멘트하지 않겠다. 사태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사태 파악은 다 하고 있으니 다음 주까지 기다려 달라"며 대학본부 차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모종의 조치를 취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위원인 홍성욱 자연대 교수는 "내용을 정확히 안 봐서 잘 모르겠다. 아직 위원회 소집 통보는 못 받았다. 문제가 드러나면 소집해 진위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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