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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한 '진보정당'을 자임하는 민주노동당이 이번 대선을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원내 진출 후 처음 치르는 이번 대선을 당의 도약이냐 퇴보냐를 가늠할 시험대로 여기고 있는데다 권영길 의원을 단독후보로 추대했던 지난 두 차례 대선과는 달리 역시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게 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빅2'의 절대 우세가 계속돼온 대선 구도와 범여권 정계개편 무대의 뒤편에서 다소 소외됐던 민노당의 예비 주자들도 이 같은 각오를 증명하듯 23일 중앙선관위의 대선 예비후보 등록일에 맞춰 발빠르게 바람몰이에 나설 태세다.

더 이상 기존 주자들의 그늘에 가려져 있길 거부한 채 유권자들을 향해 "우리도 주목해달라"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한 것.

이변의 진원지를 자임하는 주인공은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의원이다.

민노당의 `빅3'로 불리는 이들 중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당내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노, 심 의원은 첫날 공식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를 일찌감치 본격화할 방침이다.

뒤늦게 경선 합류 의사를 밝힌 권영길 의원도 오는 26일 프레스센터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2전3기'의 목표를 향해 돛을 올린다.

이들은 또한 이미 여의도와 마포 등에 캠프 사무실을 열어놓고 다른 당의 후보들과 차별화된 대선 전략과 공약을 가다듬는데 주력하고 있다.

당에서도 대선후보 선출일정을 일찌감치 공고하고 오는 27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을 받기로 했다. 이어 8월20일부터 9월9일까지 20일간 당원들을 상대로 실시되는 순회 투표를 통해 후보를 뽑게 되며, 만약 과반수를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9월10~15일 결선투표를 실시해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민노당 지도부와 예비후보들이 밝히는 대선 전략의 핵심은 `진보진영 대표선수론'이다.

한나라당과 범여권을 싸잡아 신자유주의-지역감정-패거리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보수 세력으로 몰아세우고 진보 진영의 이해를 대변할 정파는 민노당 밖에 없다고 규정, '기존 보수 정치권 대 진보정치 세력'의 양대 구도를 만들어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민노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핵심 이슈로 활용하고 있다.

한미FTA 협상 타결 이후 한나라당 등 보수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사례에서 보듯 한미 FTA의 최종 체결 여부에 대한 찬반 입장을 기준으로 보수와 진보를 갈라낸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북 관계 문제에서 6자 회담 2.13 합의 이후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주도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의 이미지를 심는다는 방침이다.

당내 예비후보들도 한결같이 이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차별화가 어려워진다는 문제점도 노출된다. 예비후보들의 주장이 각론에선 다소 차이날 지 몰라도 외부에서 보면 동일한 내용으로 비춰져 당내 경선이 흥행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3명의 예비주자가 한 목소리로 반(反) FTA와 남북한 협력 등을 주요 이슈로 제기할 경우 여기에 흥미를 느낄 국민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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