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참사 버지니아텍 수업재개...학교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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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참사 버지니아텍 수업재개...학교 정상화

32회 타종 추모식, 구호 외치며 재기 다짐

이기창
등록 2007.04.24 00:41:00

미국 사상 최악의 총격 사건이 일어난 버지니아공대 학생과 교직원들은 참사 일주일만인 23일 교내 잔디밭에서 대규모 추모식을 가진뒤 수업을 재개했다.

학생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학교 강의실로 속속 몰려들어 1주일만에 다시 만나는 교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거나 껴안으며 서로를 위로한뒤 9시40분께부터 대학 중앙 잔디밭인 드릴 필드에 모여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을 가졌다.

찰스 스티거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과 학생들은 약 20초 간격으로 32차례의 종이 울리는 동안 조용히 고개를 숙인채 이번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했으며, 종소리가 퍼질 울릴 때마다 흰색 풍선이 하나씩 하늘로 올려보내졌다. 일부 학생들은 숨죽여 흐느끼기도 했다.

추모식은 버지니아텍 상징색인 오렌지와 적갈색 풍선 수 백 개를 하늘로 날려보내는 것으로 끝났으며, 학생과 교직원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풍선들이 멀리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하늘을 응시했다.

추모식이 끝나자 학생들은 칠면조 모양 상상의 새인 학교 상징 '호키(Hokie)'를 외치며 강의실로 돌아가 교수들과 이번 참사의 극복방안과 향후 학교 생활에 대해 토론하는 것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학교측은 학생들이 수업을 더 이상 듣지 않아도 이번 학기 학점을 인정하는 등의 융통성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상당 수 학생들은 앞으로 강의를 계속 듣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축학과 피터 체이스군은 "지난 주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냈다"며 "슬프지만 친구들을 다시 만나 너무 반갑고 앞으로 남은 학기 수업을 모두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한인 학생들도 한국말로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으며, 추모식에도 대거 참석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한인 학생 "지난주에 페어팩스 카운티에 있는 집에 머물다 토요일에 블랙스버그 아파트로 돌아왔다"며 "이번 학기 수업을 계속 듣겠다"고 밝혔다.

학교 당국과 학생회측은 학교 정상화에 차질이 없도록 언론이 이날 이후 교내 취재를 삼가줄 것을 당부했다.

(블랙스버그=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