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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大 한국학 자료관 개명 노력 `답보'>

400만 달러 기부자 물색 실패 때문


400만 달러 기부자 물색 실패 때문

(서울=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 일제 때 한국에서 반출돼 일본을 거쳐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 버클리, 이하 버클리대학)으로 유출된 방대한 분량의 한국 희귀 고전 자료가 소장된 아사미문고의 이름을 바꾸는 노력이 8개월 동안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아사미문고는 일제 강점기에 서울에서 판사로 재직하면서 한국의 고전 자료를 수집해 1920년 미쓰이(三井)그룹에 매각한 일본인 아사미 린타로의 이름을 따 지어졌다. 이 장서는 1950년 버클리대학에 다시 팔려 지금까지 소장됐다.
아사미문고에 있는 고도서 839종 4천13책과 탁본 155종은 해외에 유출된 한국의 다른 고도서들과 비교하면 양과 질, 보존 상태 등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자료는 보물 1127호로 지정된 고려시대 `천로 금강경'과 영조 36년(1760) 청계천 준설공사 현장을 그린 `준천계첩',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 `경제유포' 등 19종 97책,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 ' 필사본 등이다.
조선 시대 법전과 군정서, 외교 문서 등은 법제사와 외교사 방면의 연구에 유용하고 각종 활자본은 조선 후기 출판 문화 연구에 중요한 의미가 있으며 삼국시대 및 고려 시대 초기의 고탁본은 고대사 및 금석학 연구에 매우 귀중한 가치를 갖는다.
아사미문고의 개명 작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당시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가 세계도서관정보대회 참석차 방한한 버클리대 도서관장을 만났다가 교내에 동아시아도서관이 설립된다는 얘기를 듣고 아시미문고의 이름을 한국식으로 바꾸고 한국인 학자 등이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버클리대는 올해 10월 완공될 예정인 동아시아도서관에 들어설 아시미문고의 이름을 고치려면 400만달러(약 37억원)를 기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학교측은 기부금을 받으면 한국학 발전 기금 등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모 재벌 기업은 조 교수 등으로부터 이 소식을 접하고 한때 깊은 관심을 표명했으나 최근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 교수는 다른 기부 희망자를 물색해주도록 교육부 등에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는 "해외로 유출된 한국본 고도서 가운데 희귀본과 유일본이 어느 장서보다 풍부하고 다양해 해외전적 문화재로서 학술적 가치가 높다. 문고의 이름이 한국식으로 바뀌고 자료의 디지털화가 이뤄지면 국내 학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마음대로 열람하며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아시아도서관에 일본과 중국의 기부금이 몰려 해당 국가들 사이의 활발한 학술교류가 예상되는 데 반해 한국의 경우 한푼의 기부도 없다. 우리의 고유 문화 유산의 존재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ha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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