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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21세기, 한민족 문예부흥시대 온다"

‘싸롱마고’, 21세기 문예부흥을 맞이하는 열린 공간

늦은 저녁, 창덕궁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창으로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유난히 지붕이 높은 한옥 한 채가 있다. 바로 시인 김지하를 만날 수 있는 ‘싸롱마고’이다.

사실 더 이상 시인이란 수식어만으로 김지하를 설명하기란 어렵게 됐다. 민중의 수난에 함께 맞섰던 저항시인에서 생명사상가, 또 삼남지역에서 발생한 동학, 정역, 증상을 아우른 남조선사상의 전도사이자, 동양사상가, 그리고 전통문화와 대중문화에 대한 혜안을 내놓는 문화사상가로 사상의 영역을 확장한 지 오래기 때문이다.

현재 사단법인 “생명과 평화의 길” 이사장이란 직함까지 거느린 그가 문화 사랑방 ‘싸롱마고’를 연 건 올 2월이었다.



‘싸롱마고’는 깊어진 그의 사상을 대중과 나누는 열린 공간이다. 학자와 문화예술인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관심 있는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한국의 미래와 문화, 한류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담론들을 펼치도록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바로 우리네 사랑방 문화와도 맞닿아있는 셈인데, 유독 ‘싸롱’이란 이국의 이름을 붙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중세 프랑스 루이 14세 때 성행했던 ‘싸롱’ 문화가 르네상스문화에 큰 기여를 했듯, ‘싸롱마고’ 역시 우리 문예부흥에 기여하길 바라는 바람에서다.

지난 27일 ‘동방문예부흥에 대하여란’란 주제로 열린 김지하 선생의 강연에서도 선문답이 이어졌다.

김지하 선생은 역사적 흐름으로 봤을 때, 현 21세기는 한반도에 문예부흥이 일어날 중요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우리의 문예부흥은 300년 주기로 왔는데, 8세기 통일신라시대, 12세기 고려청자와 팔만대장경으로 대표되는 고려시대, 15세기 세종 때의 한글 창제와 과학, 문화를 비롯한 모든 분야의 전반적인 부흥, 18세기 영정조시대의 또 한 번의 대중흥 그리고 3세기 후인 21세기 새로운 문예부흥의 시대가 도래 했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 대중문화의 부흥처럼 여겨지는 한류에 대해서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상업적 태도가 한류의 한계임을 경고하고 작품성 있는 질 높은 콘텐츠의 개발이 중요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또한 디지털 문화가 주류인 시대이지만 분명 회화 등 아날로그 문화 부흥으로 이어져 동반성장할 것이란 혜안도 내놓았다.



일본 문화의 에너지를 높이 평가하며 "우리 문화가 과연 일본을 넘을 수 있을까"란 한 참석자의 질문에 “문화는 에너지나 담력성과는 거리가 멀다. 문화는 사람에 의한 것이며, 한국이 가진 건 바로 재능 있는 인재들이다.”라며 우리 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덧붙여 문화의 부흥은 두 가지로 측면으로 이루어지는데 하나는 천재요, 또 다른 하나는 지난 문화에 대한 발견과 해석이라 했다. 예로 출판시장이 번역 도서 등 외국 서적에 잠식된 걸로 보이지만 우리 고전이나 근대 문학 등 옛 서적들이 이슈화되면서 우리 문학들이 다시 활기를 찾아갈 것이란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즉 전통문화에 대한 해석과 발견이 문예부흥을 돋을 것인데, 현재 드라마 주몽, 화백 등 역사와 신화에 대해 모아지는 뜨거운 관심들이 그 반증이라 했다.

‘싸롱마고‘, 이름의 반쪽인 “마고”는 한민족 근원신화의 주인공으로 김지하 선생은 여성중심의 남녀평등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고가 창조성과 생명을 상징하기 때문에 그의 생명 평화 운동과도 일맥하는 면이 있다.

삶과 문화에 대한 뚜렷한 철학이 없는 이 시대에 김지하 선생이 싸롱마고를 통해 잉태해낼 담론들에 귀를 기울여보자. 지금 싸롱마고의 높은 천정을 가득 메우고도 남을 깊이 있는 대화들이 바로 21세기 우리 문예부흥이 움트는 소리이다.



한편 김지하 선생은 강연이 끝난 뒤, 빅뉴스의 변희재 대표와 한류에 대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변 대표는 "한류가 투기자본들의 도박판으로 변질되면서, 한류의 확산은 커녕 국내 대중문화 산업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대중문화 산업의 구조조정과 아시아 전반의 문화교류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지하 선생 역시 "한류 전문가라는 사람을 만나 보면 다들 경제적 가치만 이야기한다"며 이에 동의했다.

변 대표는 또한 한류의 부활에 대중문화 기자들이 역할이 중요하다며, 젊은 대중문화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제안했고, 김지하 선생은 즉석에서 이를 수락했다. 김지하 선생과 대중문화 기자들과의 간담회는 5월 22일 싸롱마고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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