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행정부의 임기가 불과 1년 9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 국무부 고위직 관리들의 사임이 잇따르고 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디나 하비브 파웰 교육.문화 담당 차관보가 곧 사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불과 33세인 파웰 차관보는 백악관에서 인사문제를 담당하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함께 국무부로 자리를 옮긴 재원으로 카렌 휴즈 홍보담당 차관도 밀착 보좌해온 국무부내 '여성 파워'의 핵심 인물 중 하나다.

이집트 태생인 파웰 차관보는 레바논 사태 이후 재건 복구사업을 진두 지휘하는 등 아랍권 내 미국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나와 가족을 위해 지금이 국무부를 떠날 적기"라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엘리트 미국 관리 출신들의 집합소로 불리는 골드만 삭스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장관도 "너무나 훌륭한 그녀를 잃게돼 정말 유감"이라고 아쉬워 했다.

파웰 차관보의 사임은 올들어서 벌써 6번째 국무부 고위직의 이탈이다.

불과 이틀전엔 배리 로웬크론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차관보가 사임을 발표했고, 닷새전엔 부장관급인 랜덜 토비어스 국제개발처(USAID) 처장이 개인적인 스캔들로 물러났다.

올해초엔 로버트 조지프 군축 담당 차관보가 북한 핵문제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사임했고 앞서 라이스 장관의 보좌관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필립 젤리코 자문관도 국무부를 떠났다.

올들어 국무부를 떠난 존 볼턴 전유엔 주재 미국대사와 스티븐 크레이스너 기획국장까지 포함하면 연초부터 4개월 남짓 사이에 모두 6명의 고위직이 국무부를 떠났거나 사임을 발표한 셈이다.

고위직들의 연쇄 이탈은 단지 국무부에만 국한된 일은 아니며 임기 종료를 앞두고 미국 행정부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관리는 재집권한 행정부의 임기말에 관리들이 잇따라 떠나는건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앞으로도 2009년 1월 임기 종료 때까지 고위직 관리들의 이탈은 더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라이스 장관도 "이를 이해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임기말 핵심 고위직들의 이탈이 잇따르면서 미국의 대외정책을 담당하는 국무부 업무에 공백이나 '레임 덕'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