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김근태, 정동영 전 의장을 연일 비판하고 나선 것 가운데 김 전 의장이 반노(反盧)행보를 이어나갔다. 그는 “역사상 유래 없는 현직 대통령에 의한 ‘여권후보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 전 의장은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노 대통령의 공격에 고건 후보가 좌초됐고, 정운찬 전 총장도 그만뒀다. 그리고 손학규 지사를 공격했고, 정동영과 김근태 역시 공격대상에 포함됐다”면서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후보를 지명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독재정권이라고 비판했던 전두환 대통령조차도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자신을 밟고 가라’며 스스로 길을 열어 주었지만, 대통령께서는 몇몇 후보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여권후보를 초토화 시키고 있다”면서 “과연 상식적으로 옳은 일이냐”고 반문했다.
김 전 의장은 청와대 측이 ‘2002년 노무현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공격하지 않았다’는 연설문을 공개한 사실도 거론하며 “그 당시 김대중 대통령께서 후보선출과정과 통합과정, 대선에 개입하셨나. 여권의 특정주자를 공격하셨나”며 “비교가 되는 자료를 비교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장은 “대통령께서 지명하는 후보는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서 노 대통령을 향해 “큰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제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훈수만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 가지고…누구누구는 안 돼?”
김 전 의장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범여권통합 논의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 일부 정치권의 편협한 통합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양극화 극복, 민주주의의 확고한 진전 등의 가치에 동의하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통합해야 한다”며 ‘대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친노 세력은) 우리당의 가치, 창당정신, 원칙 있는 통합을 주장하지만, 그 이면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계승하라는 요구와 압박이 있다”면서 “이러한 행태를 '노무현식 통합정치',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원칙과 노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독선’”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도 '누구누구는 안 된다',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참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열린우리당 탈당파 등이 추진하고 있는 통합 과정에서 참여정부, 열린우리당 주도세력은 배제하겠다는 뜻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 전 의장은 이러한 움직임을 겨냥해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에서 통합의 진정성을 느끼기는 어렵다”면서 “이 사람들 역시 노무현 대통령, 그 참모들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대적, 역사적 요구를 뒤로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에 안주하는 것은 범죄이고, 죄악”이라며 “역사와 국민의 준열한 심판만이 그들을 기다릴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앞에서는 통합을 얘기하고 뒤에서는 분열을 고착시키는 일체의 행위와 집단에 대해 싸우겠다. 통합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