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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강경돌파, 계산인가 원칙인가

예상치 못한 강경론에 한나라당 파국전야


이상득, “박근혜 측이 중재안 거부할 지 몰랐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경선룰 중재안의 전국위원회 상정 하루를 앞두고 파국이 예상되고 있다. 박근혜후보 측에서는 당헌당규를 위반한 중재안으로서 상정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명박 후보 측은 당당히 상정하여 표결로 처리하면 된다는 입장에서 한발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의 중간파 의원들이 난감해하고 있는 점도 이 부분이다. 중재안이 만약 상정되어 표결이 된다면 진 쪽에서 이 안에 승복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후보 측은 이러한 경선룰로는 경선 참여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가 중재안을 내놓을 당시만 하더라도 상황이 이토록 악화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지난 재보선 패배 이후 강재섭 체제의 유지를 주장한 측은 다름아닌 박근혜 후보 쪽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박후보 측에서는 강재섭 대표가 당대표 유지를 담보로 이명박 측과 경선룰 거래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를 지켜준 것은 박근혜 측이었으나, 막판에 이재오 최고위원 등의 사퇴를 막아 실질적으로 강대표에 힘을 실어준 측은 이명박 후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오랫동안 양 후보의 분열를 걱정해온 지지자들을 앞에 놓고, 박근혜 측이 이토록 강경한 대응을 한 것은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명박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은 “나는 박근혜 쪽이 당연히 중재안을 받을 것을 예상하여,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도 막고 이명박 측으로부터 중재안을 받으라고 권했다”며 놀라움을 토로하고 있다.

박근혜의 강경돌파, 계산인가 원칙인가

박후보의 강경대응에 대해 정치권의 분석은 다양하다. 우선 여론조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에 대하여 박후보 측이 이런 룰로는 승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홍준표 의원의 또 다른 중재안에서 보듯이, 국민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법이 단순히 여론조사 비율에 가중치를 두는 것만이 아니다. 즉 강재섭 중재안을 부결시킨다 하더라도, 다른 방법들을 통해 얼마든지 국민참여 비율이 높은 중재안이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박근혜 후보가 단지 이번 경선룰의 유불리 하나만으로 이런 강경대응을 고집한다고 해석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수첩공주라 불릴 정도로 고지식한 박근혜 후보의 원칙적 성향이 작용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박근혜 후보는 경선룰 논의가 시작될 때부터, 기존의 당 혁신안의 원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는 논의과정 내내 박근혜 후보 측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그러나 원칙 하나만으로 보기에는 이미 지난 3월 경선 시기 연기 등에 박근혜 측이 합의를 했다는 약점이 남는다. 완벽한 원칙론이라 보기에는 한번의 타협을 이미 해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또 하나의 분석은 박근혜 측이 차라리 경선을 완전히 포기하고, 이명박이 대선후보로 올라선 뒤, 후보검증으로 낙마했을 때, 후일을 도모한다는 전략을 내세운다. 이러한 분석은 이른바 범여권 측에서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명박이 대선후보로 확정되기만 하면, 노대통령 측에서 이명박 X 파일을 전격 공개하여 낙마시킬 거라는 설이 분분하기도 했다. 이를 박근혜 측이 노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이 이어지면서 한나라당의 한 중립적 의원은 사석에서 “혹시 박근혜가 DJ측 동교동계와 손을 잡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충성도에서 박근혜 측이 이명박 측보다 더 높다고 분석되었기에, 당을 두 조각 낼 정도로 강하게 밀고나가는 데에는 외부의 권력이 작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이러한 분석은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일 뿐이다. 박근혜의 지지층의 원동력은 정통 보수, 즉 반DJ 정서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박근혜가 아무리 급하다 해도 한나라당과 완전히 등지기에는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박근혜 측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한나라당 내의 오너십을 완전히 살려, 당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시종일관 이명박에 지지율에서 밀렸던 데서, 당내 여론을 움직이며, 박근혜의 힘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당내 분열를 걱정하는 여론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노무현식 위험한 승부수이다.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지만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

타협의 가능성 희박

어찌되었든 현재까지 상황으로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이 극적인 타협을 이루기에는 양 측이 너무 많이 나갔다. 대체적인 예상은 이명박 측과 강재섭 측이 손을 잡으면 전국위원회에서 중재안이 통과될 수 있는 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재안을 상정해야할 전국위원장인 김학원 의원이 두 후보간에 타협이 안 되면 중재안을 상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재안 상정이 연기된다고 해서, 타협이 될 가능성이 보이지도 않는다. 반면 중재안 통과가 저지된다면 강재섭 체제는 사실 상 무너지게 된다. 그러고 당헌당규 상으로는 기존의 6월 4만명의 경선방식으로 치뤄지게 된다. 시기적으로 당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곧바로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될 판이다. 이 경우의 유불리는 현재까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박근혜 측의 돌발승부로 한나라당은 내일부터 한 치 앞에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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