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장상 전 대표는 “범여권, 평화민주개혁 세력이 이번에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면, 역사적으로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며 “대선에서 분열의 모습으로는 대안세력이 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통합논의 과정에서 ‘특정인사 배제론’을 펴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힌 장 전 대표는 오는 21일 발족할 것으로 알려진 ‘통합과 창조’ 포럼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진정한 통합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장, 그것이 정책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장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장 전 대표는 이어 “민주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장상 개인이 주도하는 포럼”이라면서도 “민주당 전현직 의원 뿐 아니라, 열린우리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생정치모임 소속 의원들도 발기인에 포함돼 있다”고 말해 포럼이 향후 통합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 전 대표는 "통합 논의가 가다가 벽에 부딪힌다고 해도 누구하고는 통합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유보하는 게 좋다"며 최근 통합과정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서로 감정싸움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참여정부 주도세력은 배제하겠다’는 이른바 ‘박상천 살생부’에 대해 “무슨 명단이든 간에 살리는 명단이어지, 죽이는 명단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하는 한편 “통합이 워낙 절체절명의 과제이기 때문에 다 마음을 좀 비워야 된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진솔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는 여전히 민주당 중심의 통합을 강경하게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 통합 강경론자들은 '기득권을 버리고 제3지대 대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런 가운데 장 전 대표가 주도하는 '통합과 창조'포럼이 당 내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고 있다.

강경한 박상천 “‘대통합’으로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도 같은 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대통합’을 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당은 열린우리당과 통째로 합치는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과거부터 선언을 했다”며 “지금 나오고 있는 특정인사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측이 연일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짝사랑 하고 있다”며 “어느 정당이 통합협상을 누구와 하느냐 하는 것은 당연히 그 정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설득의 자유가 있는 것”이라면서 “자기네들 설득 안 했다고 해서 연일 공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제3지대도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통합협상을 하자고 하면서 당을 해체하고 제 3지대에서 하자고 주장할 뿐인데, 우리 민주당이나, 중도개혁주의자들, 이를테면 통합신당은 제 3지대를 특별히 만들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가 전날 ‘특정인사 배제론’을 두고 박 대표를 비판한 것과 관련 “‘비한나라당권’에 대선주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다 불러서 경선하자는 주장이 있는 모양”이라며 “국정실패의 책임 있는 분이 들어오면 열린우리당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정당으로 인정을 받아버리고, 새 '중도통합정당'에 (참여할)인물들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지 않을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