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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불출마...통합 물꼬 트이나

범여권에 미치는 충격파 적잖을 듯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이 12일 전격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범여권 대통합 작업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범여권 예비주자로서는 고 건(高 建) 전 총리, 정운찬(鄭雲燦) 전 서울대총장에 이어 세번째이나, 단순한 주자 개인의 중도하차 성격보다는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기득권 포기라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

고 전 총리와 정 전 총장이 세력의 뒷받침없이 정치권 외곽에서 대선출마를 저울질하는 수준에서 중도포기를 한데 비해 김 전 의장은 비록 지지율은 낮지만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함께 열린우리당 양대 주주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현실적인 정치세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범여권에 던지는 메시지가 강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전 의장이 진보진영의 대선승리를 위한 범여권 대통합의 `밀알'이 된다는 심정으로 백의종군을 선택했다는 점은 통합방식을 놓고 백가쟁명식으로 흩어져있는 범여권을 결집시킬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당내 진보개혁 진영의 대표주자였던 그는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 총선 출마까지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배수진'을 치는 등 사분오열된 지지층의 결집을 위해 자신이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내던질 태세이다.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범여권 대선 예비주자 15명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는 상황에서 개인의 좌표만을 바라보며 달리는 범여 인사들에게 경각심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김 전 의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정동영 전 의장 등 다른 대선주자들에게 2선 후퇴 또는 대기를 압박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합민주당' 창당에 합의한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뿐만 아니라 최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초.재선 의원 그룹, 탈당을 준비중인 대통합파 의원들 사이에서 범여권 대통합 작업이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통합의 기반조직이 형성될 때까지 김근태 정동영 두 전직의장 등의 `2선 대기'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범여권 인사들은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이 대통합 작업의 가속화를 촉발하는 도화선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문희상 정동영 전 의장 등과 함께 김 전 의장을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놀랐다.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김 전 의장의 불출마 선언은) 대통합을 위한 살신성인적 용단"이라고 평가했다.

또 김 전 의장이 불출마와 함께 탈당을 선언함으로써 이미 지난 8일 초.재선 의원 16명의 탈당으로 시작된 열린우리당의 와해 속도가 한층 빨라지게 됐다.

경기, 인천, 충청 출신 의원 30-40명이 당 지도부의 통합 비상대권 종료시한인 오는 14일 직후 동시 집단탈당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의원들의 권역별 집단행동이 본격화되고 있고, 3-4명 단위의 소그룹 탈당이나 개별탈당 얘기도 흘러나온다.

열린우리당 경기지역 의원 9명은 지난 10일 문희상 전 의장 주재로 시내 모처에서 회동해 14일 이후 행동을 통일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인천지역 의원들은 15일 탈당하는 정대철 그룹과 행동을 같이 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충청권 의원 10여 명도 오는 14일 낮 회동을 갖고 거사 일정을 조율한다.

초.재선 탈당파 의원들과 민주당의 직접 대화도 시작되고 있어 주목된다. 8일 탈당한 김부겸 정장선 의원 등은 이날 오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박상천(朴相千) 대표를 만나 `대통합추진체' 구성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통한 범여권 단일후보 선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장선 의원은 면담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한 우리가 무슨 당을 만들거나 하는 게 아니고 겸허하게 대통합을 돕는 역할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면서 "우리는 박 대표나 민주당 인사들이 그동안 고생한 것을 평가하면서 함께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상대권 종료를 이틀 앞둔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대통합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막판 안간힘을 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이날 오후 전경련 국제회의장에서 장 상(張 裳) 전 민주당 대표가 주관하는 `새로운 정치질서 창조를 위한 대통합 국민토론회'에 참석한다.

하지만 통합민주당측이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대통합 추진 움직임에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는 점은 통합작업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장 전 대표 주최 토론회 참석은 민주당 내 반(反) 박상천 세력과의 연대, 선도 탈당 후 무소속 상태에 머물고 있는 `백의종군파' 및 민생정치모임 등과의 결집 등을 통해 대통합의 공간에서 입지를 확보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나, 여타 정파로부터 `또 다른 역배제론', `노무현 프레임에 갇힌 간판 바꿔달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열린우리당 내부의 집단탈당 및 대통합 추진과 관련, "환골탈태하는 대통합이 아니라 우리당 지도부가 `간판 바꿔달기'를 하고 있다"며 "아마 여기에 (친노조직인) 참여정부평가포럼도 합류할 것"이라며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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