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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대중의 정치개입에는 회초리 못드나

친여매체들 "DJ와 노무현 사이에서 갈팡질팡 줄서기"


<한겨레>, 한나라당은 비판하고 DJ엔 침묵?

“대선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려서는 안 된다. 표 계산만으로, 비리나 기회주의와 영합하는 정당이나 대선주자가 유권자의 희망이 될 수는 없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릴 수는 없는 법이다”

7월 18일자 한겨레 사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 돌리려는가> 중 마지막 문단이다. 한겨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지지선언 한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의 과거 오락가락한 정치행보를 예로 들며, 국민이 기대하는 참신한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 참여한 서청원 전 의원, 홍사덕 전 의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비판했다. 불법 대선자금 사건과 탄핵 파동으로 물러났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한겨레는 박성범 의원을 복당시킨 강재섭 대표와 최연희 의원을 차례로 언급하며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를 과거 비리나 기회주의와 영합한다고 동시에 공격했다.

한겨레의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와 홍사덕 전 의원의 정치 변신은 눈부실 정도로 화려한, 철새 그 자체였다. 서청원 전 의원과 김덕룡 의원 또한 구 정치인의 표상으로 보일만큼 개인적인 비리로 얼룩진 바 있다. 이런 정치인들이 대선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국민들이 원하는 참신한 정치 대신 정치 불신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겨레의 사설은 결코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박근혜 양 대선주자를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린다고 비판한다면, 지금 이른바 범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대통합신당 또한 같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범여권 대통합신당의 핵심은 각자 몸담은 정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1:1 대결을 벌이기 위한 반한나라 전선을 구축하는데 있다. 이는 정당민주주의를 완벽히 위반하는 것이며, 인위적인 정계개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더구나 이 대통합신당의 배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있다.

아무리 비교를 해봐도 한겨레가 언급한 이기택, 홍사덕, 서청원, 김덕룡 보다는 DJ가 흘러도, 훨씬 오래전에 흐른 물이다. 숱한 정계은퇴와 복귀, 자식과 측근들의 비리 역시 DJ가 더했으면 더했지, 절대 부족하지 않다. 아직도 3김 정치의 망령이 버젓이 살아 대선구도를 뒤흔들고 있는데 한겨레는 안하무인격으로 오직 한나라당만 꾸짖고 있다.

한겨레는 거의 비슷한 제목의 사설인 5월 28일자 연합시론 <정녕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돌리려는가>를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똑같은 표현을 썼음에도 연합뉴스는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진정 새 시대를 열기 원한다면 DJ를 뛰어넘어야 한다"며 “DJ 또한 차세대 정치인들이 새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더 이상 정치 전면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비슷한 제목과 표현이지만, 어떻게 이토록 360도 다른 사설이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데일리서프라이즈>도 대통합신당 적극 지지

흥미롭기는 데일리서프라이즈도 마찬가지다. 데일리서프라이즈 7월 17일자 김재훈 기자의 <‘박상천 동정론’ 뒤의 광주민심 “큰 정치해야”> 기사는 노골적으로 대통합신당을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가득차있다. 김 기자는 기자수첩 형식의 기사를 통해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창당을 적극 환영한다”며 “시민사회세력이 주도한다는 말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기자는 “기존 정치인들이 모여 이름만 바꿔다는 ‘상수원’이 아닌 시민사회세력이 팔을 걷고 주도적으로 만드는 ‘상수원’이 좀 나아보이지 않나”면서 “‘신예의 돌풍’이라는 말이 스포츠계나 연예계뿐만이 아닌 정계에도 전해졌으면 하는 바램뿐이다”라고 사실상 대통합신당 지지를 선언했다.

흔히 사설이 없는 인터넷신문은 편집장칼럼 내지는 기자칼럼이 매체의 정치적 당파성을 띄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데일리서프라이즈의 서영석 대표 내지는 국회 선임기자가 아무런 논조의 수정 없이 기사를 내보냈다면 김 기자의 기사는 곧 데일리서프라이즈의 정치적 방향성과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진보언론, DJ와 노무현 사이에서 갈팡질팡 줄서기

위에서 언급한 한겨레와 데일리서프라이즈의 예는 진보언론이 대선정국에서 얼마나 갈팡질팡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어제는 대선주자연석회의에 기대감을 표했으면서 오늘은 DJ의 훈수에 귀를 조아리고, 내일은 친노(親盧) 세력에 기웃거리는 이유는 지난 10년간 잡은 권력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껏 진보언론은 범여권에 질질 끌려 다니며 한나라당 비판과 범여권 줄서기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명분과 논리는 이미 없어진 지 오래다. 마치 모래알처럼 흩어진 범여권 정치인들처럼 반한나라 전선을 구축해 유력 대선후보에게 줄을 서겠다는 것이다. 단일정당, 단일후보를 강조하는 DJ와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 사이에서 양다리전법을 구사하는 것도 정치인들과 그대로 닮아있다.

차라리 눈과 귀를 막고 한나라당 칭찬을 목이 터져라 외쳐대는 조중동이 더 순수하게 보일 정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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