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5일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귀국 후 열린당을 탈당해 ‘거국내각’을 구성하고 국민과 연정하라”며 “업적은 남기지 못해도 잃어버린 5년은 아니었다는 말이 나오도록 결단을 내려달다”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민은행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중앙위원 및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국민과 연대해 거국내각을 구성하면 여당하고 싸울 필요도 없고, 여당보고 발목 잡는다고 말할 필요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국회의원 선거와 대선을 동시에 해 비용을 줄이는데 착수해 책임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민주당 현직 12명이 똘똘 뭉쳐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을 이 자리에서 공표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정계개편에 중심에 서서 국민 지지를 이끌어내려면 정도(正道)의 길을 가야한다”며 “대세(大勢)보다는 대의(大義)를 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쪽 갈 길이 이로운가 한 치 앞도 못보고 대세를 쫓는 사람들이 있다”며 “대세를 쫓아간 사람들은 권력이 끝나면 끝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길이 아니면 가지 말고, 말이 아니면 듣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우리것이 아니면 먹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영양가 없어도 먹어야 한다면, 영양가를 만들어 내야 한다”며 민주당 ‘독자생존론’을 강하게 역설했다.
그러나 현직 지도부는 ‘중도세력 통합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독자생존론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으나, 거기에 함몰돼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바람은 소수정당에 머물지 말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큰 정치를 해 ‘수권정당’을 만들라고 하는 뜻”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일관되게 중도성향의 정책이념을 가진 민주당이 뜻을 같이 하는 세력끼리 연대해 같이 해보려고 하는데 노 대통령이 방해하고 있다”며 “구 민주당이라는 표현을 쓰며 지역당이라고 폄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민주당 자강론’을 바탕으로, 중도개혁주의세력들을 모아 연대시키고 그것을 바탕으로 신당을 만들어 능력 있고 자질 있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며 정계개편 3단계 원칙을 주장했다.
그러나 “중도결집판을 강하게 해야 한다”면서도 “저해가 되는 요소들은 과감하게 배제해야 한다”며 열린우리당 분당세력을 겨냥했다.
이어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노 정부는 이념적으로 좌파정권으로 1%의 기득권을 공격해 99%의 표를 얻으려는 전형적인 표퓰리즘을 가진 정부”라며 “아마추어리즘을 가진 정부, 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한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는 한화갑, 장상 공동대표를 비롯한 김효석 원내대표, 최인기 정책위의장, 조순형, 이낙연, 손봉숙, 김종인, 이상열 의원 등 현직 국회의원, 중앙위원, 지역위원장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워크숍을 바탕으로 당내 노선을 단일화 하고, 오는 13일 의원총회와 대표단 회의를 함께 열어 정계개편, 전당대회 등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그러나 ‘독자생존론이냐’, ‘통합신당론이냐’를 두고 당내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어 치열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천안)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