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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이후 세대는 어렵다 고백한 진중권

서구 추종주의 벽에 갇혀있는 낡은 386 지식인


신세대에 비전이 없다는 진중권

386세대들은 과연 그 이후의 이른바 신세대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386세대는 이미 대학시절부터 총학생회 등을 통해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해왔다. 그 이후 노무현 정권 들어서는 한국사회의 모든 권력을 장악하기도 했다. 이러한 386세대들이 그 이후 세대에 대한 관점은, 향후 세대교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만약 386세대가 신세대들의 장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 서로의 영역을 나누면서, 세대 간의 공존을 모색해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386세대가 자기들 세대만이 가장 뛰어나고, 밑에 세대는 보호해주어야할 대상 정도로만 본다면, 세대 간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이것은 세계관이나 가치관의 문제가 되며, 386만의 낡은 세계관을 지배 이념으로, 영구 권력을 누리겠다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386세대의 학자인 우석훈이 제기한 88만원 세대론이야말로 바로 아래 세대를 보호해주겠다는 흑기사형 담론의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386세대의 대표주자인 시사평론가 진중권씨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대론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저는 누구를 386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치권에 있는 사람을 주로 가리키는 것 같던데. 386이란 게 실체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386이 좌파냐 우파냐 이런 얘기들을 하는 것 같은데, 제가 보기엔 세대교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386들이 80년대 10년 동안 나왔던 사람들이니까 10년은 이 세대가 사회를 주도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유인촌 장관 파동도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사람들을 몰아내는 건 물론 밥그릇 싸움이죠. 하지만 이것을 넘어서서 객관적으로 보자면 세대 교체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86 이후의 세대는 어떻게 보십니까.

“그 이후에는 힘들 겁니다. 386은 책이라도 읽었거든요. 이 사람들은 세상을 한번 뒤집어서 생각해 본 세대입니다. 그런데 지금 세대는 그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요. 체제 바깥을 넘어서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이 점이 새로운 세대의 상상력을 심하게 제한하고 있어요. 우리 세대는 ‘세상을 확 엎어버리자’ 했었기 때문에 많이 나간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게 좀 안타까워요.”

진중권은 우석훈에 비해 매우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이다. 바로 386세대는 책을 많이 읽고 세상을 엎어버리자 했었기 때문에, 경험과 독서가 부족한 그 아래 세대는 어렵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신세대는 진중권의 발언에 대해 기분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진중권 뿐 아니라, 386세대의 패거리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진중권과 같이 생각하고 있다. 진중권은 이를 솔직히 이야기한 것뿐이다.

신세대인 필자조차도, 우리 세대의 장점을 찾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진중권이 제기한 심형래 감독의 <디워>비판이었다. 영화 자체에 대해 결함을 지적하는 거야 문제가 될 게 없지만, 문제는 진중권이 갖고 있는 미국 등 서구에 대한 맹목적 추종 심리이다.

진중권을 비롯한 386세대는 미국이나 유럽에 대한 경외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제대로 공부도 해오지 못할 거면서도 너도 나도 비싼 돈 들여 유학을 떠났다. 재미있는 점은 그들이 서구로 유학을 가서, 바로 그 해당 국가에서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미 서구에서도 철지난 낡은 이론을 배워와서, 이를 국내에 풀어놓으며, 오직 한국인들의 돈으로 생계를 연명한다. 독일이든 미국이든 자신만의 이론을 개발하여 그쪽에서 출판을 하는 지식인도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런 서구 추종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문화로 성공해보겠다는 심형래 감독의 도전에 대해 그들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형래 감독 뿐 아니라, 그 아랫 세대를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게 되면, 지금껏 그들이 누려왔던 지적 문화적 기득권은 한번에 상실된다. 그래서 이미 총매출 1억 달러를 넘기며, 미국은 물론, 러시아, 태국, 필리핀에 이어, 일본과 중국 개봉을 앞둔 <디워>에 대해 여전히 그들은 실패했다고 주장하며 심형래 죽이기를 멈출 수 없는 것이다.

신세대는 서구 추종주의 심리의 벽을 무너뜨렸다

바로 신세대의 장점은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 세계의 사이트를 누비며, 대중문화와 인터넷에 대해서는 서구 콤플렉스가 전혀 없다는 자신감이다. 진중권은 신세대가 체제 안에만 머물러왔다 주장하지만, 사실 진중권을 비롯한 386세대야말로, 미국과 유럽 추종이라는 닫힌 세계에서 살고 있다. 신세대는 바로 이러한 벽을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허물어뜨리고 있다.

일단 분명한 것은 진중권은 신세대에 대해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지식인이 대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발언권을 상실했다는 의미이다. 아직 다 밝히지 않겠지만, 필자는 신세대에 대한 다양한 방법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직접 실천할 준비를 거의 마쳤다. 낡은 386 지식인의 발상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창의적인 마케팅 기법도 도입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 하나 만들어내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백한 진중권은 더 이상 세대 문제에 대해서 왈가불가하지 않았으면 한다. 특히 대학생들 대상으로 강연을 하는 일도 논리적으로 보자면 중단하는 게 맞다. 필자가 진중권에 대해 여러차례 지적한 바로 전문성 부족이다.

혹시라도 4월 중순부터 필자를 비롯한 젊은 세대들이 집중적으로 새로운 대안 세대론를 제기할 때,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386 언론 패거리들 동원하여 훼방놓을 생각은 아예 안 했으면 한다. 그러다 바로 위에서 필자가 경고한 세대 간의 전쟁이 될 수 있고, 어차피 언론플레이 이외에는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는 386 패거리들의 머리로는 이길 수도 없는 싸움이다.

마지막으로 진중권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줄까 한다. 진중권은 향후 미디어 아트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디어 아트를 몇 년째 연구하고 있습니다. 철학 패러다임이 매체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최신 기술과 예술이 결합하고 있어요. 예컨대 예술가들이 팔을 움직이면 그 움직임이 컴퓨터에 입력되는 것과 같은 거죠. 초기엔 예술가의 실험 수준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중적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로 보급이 됩니다. 이게 판타지 산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글쎄, 최소한 미디어와 디지털에 대해서는 필자가 진중권보다 훨씬 더 깊이있는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언을 해주고 싶다. 미디어 아트가 만약 시장 가치가 있다면, 산업 자본들이 개입할 텐데,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논의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디지털 분야에서 미국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고 투자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심형래 감독에 대한 증오심을 풀고, <디워>가 미국 시장에서 어떻게 유통되었는지 공부를 해보기 바란다. 앞으로 진중권이 하겠다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바로 이 점에서, 진중권의 낡은 눈에는 죽었다 깨도 보이지 않는 신세대들의 장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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