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 "손님을 맞기 위해 외부에 호의적이던 중국인이 적대적으로 돌변했다."
오는 8월8일 개막하는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100일 앞두고 그간 외부에 호의적이던 중국인이 적대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외국인을 내정 간섭의 주체이자 중국이 신흥 '슈퍼파워'로 부상하는 것에 반대하는 존재로 여기게 됐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WP에 근무하는 한 중국인 여성은 시위 현장에서 젊은 중국인 남성으로부터 "외국 언론사에 근무하는 것에 대해 신중하라"는 '협박성' 핀잔을 듣기도 했다.
올림픽 성화봉송은 티베트 유혈사태와 맞물리면서 거센 저항에 직면했고 지난 27일 서울에서 성화봉송이 진행될 때는 탈북자에 대한 중국의 홀대에 반발하는 기류까지 더해져 '조화로운 여행'이라는 국제 성화봉송 슬로건의 의미는 이미 퇴색됐다.
하지만 중국은 국제사회의 '반중(反中)' 움직임에 강력히 대응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성화봉송 과정에서 발생한 시위를 "분리주의적 요소"라 비판하면서 반중 시위를 벌인 이들은 중국의 분열을 목표로 했다고 비난했다.
올림픽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중국 공안은 베이징 시내에 과거보다 더 많은 요원을 배치했고 베이징 주재 외교공관을 경비하는 인민해방군의 병력 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와 관련, 베이징에 사는 외국인들은 공안이 시내 곳곳에서 신분증과 여권 등을 검사하는 등 통행인을 검문하는 빈도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아울러 복수 사업비자로 중국을 드나드는 외국인들에 대해 올림픽 폐막 이후인 올 가을까지 비자 갱신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외부세계에 대한 중국의 적대적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비자발급 정책의 변화가 없다고 항변하지만 홍콩 소재 여행사들은 복수비자 발급이 중단됐고 홍콩-광둥(廣東)성 접경지에서 즉시 발급되던 단기체류 비자도 종전보다 더 많은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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