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이하에 발생해 수족구병 유발…인근으로 확산중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에서 수족구병을 유발할 수 있는 '엔테로바이러스 71(EV 7I)'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중국 동부 안후이(安徽)성 푸양(阜陽)시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어린이 환자 수가 1천199명에 이르며 이중 2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어린이들은 뇌와 폐, 심장 등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아직 병원에 입원중인 341명 가운데 27명은 중증이며 8명은 특히 위험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3월초 푸양시의 병원들에 손과 발에 수포와 발진, 종기로 인한 통증과 고열을 호소하는 어린이 환자들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27일 첫 사망자가 나왔다.
환자들은 6세 이하의 어린이며 대부분은 2세 이하 어린이다.
어린이 환자 수가 늘고 있는 것은 물론 발생지역도 점차 범위를 넓혀가고 있어 지방 위생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이전까지만 해도 발병지역이 2개현 2개구에 그쳤지만 현재는 8개 지역으로 번지고 있으며 허난(河南)성 화이빈(淮濱)현에까지 환자가 나타나고 있다.
'EV 71'은 중국에서 법정전염병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는 전염병이며 최근에는 싱가포르에서 어린이 환자가 늘어나면서 일부 유치원들이 일시 문을 닫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천주(陳竺) 위생부장도 푸양시를 방문, 방역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방 당국은 이 병이 입에서 입으로 공기를 통해 전파되거나 혹은 분변을 통해 감염되고 있는 만큼 집중발생지역의 살균소독을 강화하고 항상 손발을 깨끗이 하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편 푸양시는 일부 언론이 보도한 지연보고 사실을 부인했다.
푸양시는 'EV 71'로 인한 수족구병이 이전에 없었고 실험실에서 검측능력 부족으로 시간이 필요했을 뿐 의도적인 지연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푸양시는 지난달 27일 첫 사망자 발생 이후 3일간 5명이 잇따라 사망하자 같은달 31일 안후이성 당국에 보고했고 안후이성은 4월 15일 국가 위생부에 구조를 요청했다.
이 병이 수족구병을 유발할 수 있는 'EV 71' 감염으로 인한 것임은 23일에야 확인됐다.
발병원인에 대한 규명이 늦어지면서 어린이를 가진 푸양의 부모들이 공포에 떨었고 일부는 자녀들에 대해 외출금지는 물론 멀리 떨어진 친척집으로 대피시켰으며 일부 유치원은 임시 방학을 했다.
바이두 등 인터넷 포탈에서는 '괴질'이 '어린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혹은 '인간 대 인간 감염 조류인플루엔자(AI)'라는 소문이 유포되기도 했다.
인구 90만명의 푸양은 지난 2004년 가짜 저질 분유사건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전국에서 수십명의 어린아이 사망자와 수백명의 대두증 환자를 낸 `가짜 저질 분유'가 만들어진 현장인 푸양시의 부모들이 이번 'EV 71' 감염으로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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