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지도자 부처님오신날 봉축메시지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부처님오신날(5월12일)을 앞두고 불교 종단 지도자들이 30일 봉축 메시지를 잇따라 발표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석가모니 부처는 한없는 세월을 기다려 우리에게 온 중생 사랑의 화신"이라면서 "부처가 우리 가까이 온 뜻은 서로 존중하고 버리지 않는 것이며, 우리는 이를 연기(緣起)의 이치로 깨달아 공생(共生)을 최고의 미덕으로 믿고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관스님은 이어 "자연의 지구를 버려 인류의 미래를 얻을 수 없으며, 동녘의 미덕을 버리고 서쪽의 풍요를 지킬 수 없으며, 아시아 근린의 불행한 동포들과 동거하는 한 신흥의 부귀는 이름뿐인 허상"이라면서 "과거와 미래를 이어 지켜야 할 공동체의 전통과 권위, 그리고 인류의 품위는 나와 다르지만 함께할 이웃들에 의해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스님은 "인간은 자연과의 공동체로서 인과연생(因果緣生)의 법칙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현대인들은 물질에 지배돼 인간상실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마음의 등(燈)을 밝혀 지혜광명으로 세간사의 오욕락(五欲樂.재욕ㆍ성욕ㆍ음식욕ㆍ명예욕ㆍ수면욕의 즐거움)과 탐진치(貪瞋痴.탐욕ㆍ분노ㆍ어리석음) 삼독(三毒)에서 벗어나자"고 말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스님은 "우리가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는 참뜻은 싯다르타 왕자의 태어남을 축하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일체 중생이 모두 스스로 존귀하다는 가르침을 되새기는데 있다"면서 "그 가르침은 모든 귀한 존재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우주 법계의 일체 존재가 모두 존귀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동에서 총성이 울리면 과일행상을 하는 이웃집 아저씨의 시름이 더 깊어질 것이고, 우리가 마음 속 미움을 버리고 환한 얼굴로 부드러운 말을 하는 순간 아프리카 어린이의 얼굴에 미소가 살아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너와 내가 다르지 않기에 서로 존중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려는 것이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불자가 몸과 입과 뜻으로 부처의 가르침을 참되게 실천하려고 수행정진할 때 이웃은 저절로 제도(濟度)되고 사회는 정화되며 국가는 강건하고 인류는 화합의 만다라 세상을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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