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평 장례식장 하루 임대료만 500만원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술과음식ㆍ도박ㆍ밤샘ㆍ수고료' 등의 4가지가 없다고 해서 `4무(無)원칙'으로 주목받던 연세의료원 장례식장이 술과 음식 접대, 밤샘 등을 허용키로 했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3월 완공된 연세의료원 종합관 건물 중 지상 1층과 지하 1, 2층에 연면적 3만3천530㎡ 규모의 장례식장을 새로 만들어 다음달 1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단장된 연세장례식장은 지하 3층부터 지하 5층까지 200여대의 전용 주차공간과 지상에 대형버스 주차장을 확보하고 있다.
빈소는 30평, 60평, 70평, 80평, 100평, 200평형대 각 1개소와 40평형대 2개소, 50평형대 9개소 등 총 17개소가 마련됐다. 특히 200평형 빈소의 경우 옆 50평형대 빈소를 같이 쓸 수 있어 국내 최대인 250평형 규모로 빈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250평을 하루 쓸 경우 장소임대료만 약 500여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하객 식비와 조화료 등을 감안하면 하루 비용이 1천만원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병원측은 또 100평대와 200평대 빈소에는 문상객들이 신발을 벗고 않고 의자에 앉아 식사접대를 받을 수 있도록 좌석형태의 접대공간을 추가로 마련했으며, 영결식장에 영상시스템도 구비했다. 또 지방에서 올라오는 문상객을 위해 침실과 샤워룸을 갖춘 10개의 게스트 룸을 둔 것도 특색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새로 문을 연 연세장례식장의 특징은 10여년 넘게 고수해온 `4무(無)원칙'을 스스로 깼다는 점이다. 그동안 상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장례식장 이용률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병원측은 우선 각 빈소마다 음식물 접대가 가능하도록 했다. 밤샘의 경우는 일단 허용하되, 지속적인 안내를 통해 지양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문상객 주류제공도 상주의 요청에 따라 탄력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다만 빈소 내 도박행위는 경건한 장례분위기 유지를 위해 계속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병원측은 `4무원칙'을 폐지하는 대신 새로운 `4유(有)' 정책을 펴기로 했다.
그 첫번째로 병원측은 빈소마다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사용료와 문상객들의 조의금 현황 파악 가능하도록 한 유비쿼터스 장례식장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조의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두번째로는 전문가에 의한 시신의 복원 및 화장서비스와 함께 상주의 요청시 영결식장에서 고인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효(孝) 장례식장'을 표방했다.
세번째로는 `슬픔유치 프로그램'과 다양한 장례문화 전시행사를 통한 `문화 장례식장'을, 네번째로는 수익금을 호스피스 단체나 소아암환자 지원에 쓰는 `새로운 생명이 있는 장례식장'을 각각 지향키로 했다.
병원 관계자는 "멀리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찾은 문상객에게 작은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는 상주 측 요청이 많아 기존 4무정책에서 변화를 줬다"면서 "진정한 추모공간으로서의 장례문화 창달을 위해 시설물 배치와 환경 조성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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