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은 명성황후가 일본순사들에 비참하게 돌아가신지 118주년이 된 날이다.
활빈단 홍정식 단장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이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미리 언론사에 성명서를 배포하고 현수막과 행사장비를 챙겨야만 했지만 어젯밤 오랜만에 옛 직장후배를 만나 회포를 푸는 바람에 새벽 1시가 넘어서 귀가 했다.행사준비를 새벽 3시까지 현수막 등 관련 장비를 챙겼다. 9시가 넘어서야 겨우 눈을 뜰 수 있었다.
잠을 못자 푸석푸석한 얼굴이다. 아침 일찍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데, 오전 종로경찰서 청와대 담당 경비직원으로부터 전화왔다. 당초 행사장소인 경북궁내 건청궁이 휴관일이라 들어갈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할 수 없이 행사참여자들에게 급히 연락 행사장소를 종로 일본 대사관으로 바꾼다고 전달했다.
드디어 일본대사관 앞에서 명성황후 추모제 행사를 치렀다.
성명서를 낭독하고 미리 준비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성명서는 명성황후 118주년을 맞이해 명성황후를 시해 만행을 저지는 일본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퍼포먼스는 다소 과격하긴 했으나 행사 성격상 어쩔수 없었다.
이번 행사에는 활빈단을 비롯한 반일단체가 참여했다. 태극의열단의 오성탁씨도 그중 한분이다.
행사직후 다시 건청궁 근처인 청와대 입구까지 이동했다. 그곳에서도 추모행사를 개최했다. 일본정부 규탄성명서를 낭독했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 118주년과 관련 북한 성명서가 입장이 나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정세론 해설을 통해 '반인륜적인 국가테러 범죄'로 규정하고 일본이 과거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재침 야망'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우리정부에선 오늘이 명성황후 시해사건이 난지도 모르고 있다.
홍 단장은 일본 대사관앞에서 "외교부장관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성명서조차 내지 못한단 말인가? 한심스럽기 그지없다. 불과 100여년전 국모가 처참하게 죽어간 날 이런 성명서조차 내지 못한 사람들. 이들에게 무슨 민족정신을 기대한단 말인가?"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청와대를 방문한 이유도 바로 이런 점에서다. 복무기강을 잡겠다는 것이다. 홍 단장은 심야에 청와대에 자주 나타난 이유에 대해 "복무무기강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고 밝혔다.
청와대 행사에 이어 일본대사관저가 위치한 근처 성북동 일본대사관저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추모제 행사를 가졌다. 불과 며칠전에도 미국의 일본 집단자위권 찬성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심야에 이곳을 방문했다
그날도 단독으로 미군대사관앞, 이어 일본대사관, 청와대와 일본대사관저를 잇따라 방문, 항의시위를 벌였다.
비운에 쓰러져간 명성황후 한풀이를 위해 일본대사관, 청와대, 일본대사관저 3곳을 연이어 방문해 일본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규탄대회를 가진 것이다.
오후엔 전날 행사에 대해 보도자료를 작성했다. 연이은 행사 탓에 보도자료를 제때 내지못해 프레스센터 도서관에 잠시 들러 보도자료를 작성한 것이다. 단독행사가 많다보니 보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홍 단장은 1인 다역을 한다.
현수막 제작부터 행사주최, 나중 보도자료 배포, 심지어 뒷풀이까지 거의 혼자서 처리한다. 남에게 일을 시키려면 경제적으로 부담되기 때문이다.
행사뒷풀이 식사비용도 마찬가지다. 전에는 많은 사람을 동참시키려 했지만 뒷풀이 비용 때문에 감당이 되질 않는다.그래서 1인 시위 위주로 바꾸었다.
1인시위는 기동성과 비용이 들지 않아서 좋지만 언론보도가 생명이다. 다행히 오늘은 여러 동지들이 동참해 행사가 성황리에 끝난 것이다.
6일 행사 보도자료를 작성해 기자들에게 전달했다. 보관된 기자들 명단이 오래된 것이다보니 제대로 전달되는지 의문이다. 일일이 신문사에 확인할 수도 없고 해서 보관된 이메일 주소로 그냥 보낸다.
8일 고 황장엽 선생 추모제에 참석해 호국안보시위를 하는 활빈단 홍정식 단장과 김권태 선생.
저녁무렵 북한 노동당 비서 출신 고 황장엽 선생 추모문화제가 열리는 명동 로얄호텔에 초청받아 갔다. 북한민주화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탈북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탈북영화감독인 정성산 씨와 국민대통합위원인 홍순경 씨 등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고 저녁식사를 하던 차에 갑자기 긴급뉴스가 나왔다.
북한 김정은이 북한군에 공격대기명령을 내린 속보기사였다. 갑자기 홍 단장이 사라졌다. 알고보니 피켓을 제작한 것이다. 불과 30여분만에 "북한총공격 명령 즉시 응징분쇄!"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만들어 가져왔다.
그는 행사장에서 제작한 피켓을 선보인 뒤 종로 3가의 시민단체 행사장을 잠시 방문한 뒤 곧이어 광화문 전철역에서 헤어졌다.
알고보니 같이 간 일행과 헤어진 뒤 청와대를 방문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부재상황에서 북한도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방문했다는 것이다.
홍 단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청와대 복무기강 확립과 야간당직 순찰 차원에서 제작한 현수막을 들고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고 밝혔다.
그의 야간 복무기강 당직 순찰은 관세청 공무원들 사이에서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한번씩 야간 당직을 할때면 세관 고위공무원들 책장을 뒤져 당시 밀수품으로 보관중이던 양주나 담배 등을 대규모로 적발하곤 했다.
세관고위직에겐 '눈엣 가시'나 다름없는 암행감찰을 통해 관세청직원으로서 근무기강 확립에 앞장서왔다는 게 세관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동료직원들의 얘기다.
그가 관세청을 퇴직한 이유도 명료했다.
김대중 정부당시 구조조정이 한참일 때 그는 퇴직을 앞둔 상관들을 향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나갈 것을 권유하고 안나가면 본인이라도 나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장작 나가겠다고 나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아무도 안나가는 상황에서 홍 단장은 약속한대로 나갔다고 한다. 이게 홍 단장의 퇴직사유다. 우매한 행동으로 비칠지 모르나, 본인이 내뱉은 말에 대해선 약속을 지켰다고 했다.
8일 저녁 북한총공격 명령 소식이 나오자, 청와대를 방문, 심야 호국시위를 벌이는 활빈단 홍정식 단장
홍 단장으로부터 다시 밤늦게 전화가 왔다.
통화에서 하루에 몇 차례나 그것도 심야에 청와대를 방문하게 되면 청와대나 주변에서 오해를 살수 있지 않냐고 묻자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재한 상황에서 북한의 대남도발이 현실화가 우려되는데 국가 최고통수기관인 청와대의 복무기강이 확립되지 않고선, 이런 엄중한 문제에 대처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설명했다.
그는"나도 왜 피곤하지 않겠냐 "면서 "그런데 나라도 이런 경각심을 일깨우지 않으면 누가 이런 일을 앞장서 하겠냐"면서 이제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타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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