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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르면서 우리 주위에서 차츰 없어져 가는 것들이 있다. 농업이 삶의 주된 수단이었던 시절, 중요한 밥벌이 용구인 농기구부터 생활도구까지 만드는 대장간도 그 중 하나다.

농사가 기계화되면서 대장간이 하나 둘 없어지는 가운데 60년을 대장장이로 살아온 이가 있다.

전남 함평군 엄다면사무소 맞은 편 골목으로 접어들면, 그 흔한 간판 하나 없이 허름한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대장간이 손님을 맞는다.

허리를 숙여야만 들어가는 낮은 지붕, 켜켜이 그을음이 쌓인 풀무가 세월의 깊이를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곳에서 쉴 새 없이 망치를 두드리고 있는 유석종(77)옹은 부인과 함께 이 대장간을 지키고 있다.

황해도에서 부모와 함께 내려와 무안군에 거쳐 함평군 엄다면에 자리를 잡은 유 옹은 18세 때부터 대장간 일을 시작했다.

못 만드는 농기구가 없어 단골도 많았다. 특히 유 옹이 만든 칼은 잘 듣고 오래가기로 유명해 전국에서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부지런한데다 솜씨도 좋아 3남 2녀를 모두 대학까지 공부시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삼형제가 같이 일했으나, 둘째 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셋째 동생이 독립하면서 이제는 혼자 대장간을 지키고 있다.

그나마도 고령에다 건강이 여의치 않아 밀려드는 주문을 모두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몇 달 전 교통사고로 입원해 주문마저 밀려있는 상태다.

유석종 옹은 “기술을 전수할 이가 없는 것도 고민거리다. “가르쳐야제, 사람이 없는디”라고 말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그러나 현실이 발목을 잡는다. 고되고 힘든 대장간 일을 하려는 젊은이들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원이 부족한 점도 아쉽다. “월급을 지원해 주고 두어 명만 붙여주면 가르칠 수 있는데, 자력으로는 힘들다”고 말하는 목소리에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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