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프레임은 민주당 치트키(cheat key: 비디오 게임 진행 중에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할 때 일종의 속임수로 사용하는 방법)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허위조작정보를 생산, 유통하는 유튜브 11개 채널과 영상 198건에 대해 법적조치를 하겠다고 결정했다. 민주당 허위조작정보대책특위 위원장 박광온 의원이 “조국 후보자를 겨냥한 허위조작 정보는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의 무력화와 국민의 공직 후보자에 대한 정상적 검증기회 박탈, 국민을 이간하고 사회를 분열하는 등의 명확한 의도를 가졌다”며 꺼내든 대책이다. 그런데 사례를 보면 민주당이 과연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는 것인지 그걸 핑계로 국민 입에 재갈을 물리고 반대파를 탄압하겠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요컨대 민주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드는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주장이 단순히 잘못된 정보생산과 유통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 샘솟듯 터져 나오는 ‘진짜뉴스’를 억누르려는 통제의 수단이라는 의심이 굳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가짜뉴스 허위조작정보 사례로 거론한 다음의 의혹만 해도 그렇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 입시부정으로 입학’,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이 고급 외제차 탄다’, ‘조국, 여배우 후원’ 등의 13개 허위정보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조국 후보자 딸이 외고 재학시절 단국대 의과대 2주 인턴십으로 참여한 병리학 논문만 해도 SCIE급 논문에 고교생이 제1저자로 등재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전문가들이 증언한다. SCIE급 논문 1편이 서울대 의대와 치의대 박사 졸업 기준이라는 것이다. 고교생 인턴 신분인 조국의 딸이 그 논문 참여자 명단에 ‘박사’로 허위 기재된 사실도 확인이 됐다. 더욱이 대학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를 거쳤다고 허위 기재된 사실도 드러났다고 한다. 윤리규정 위반은 당연히 논문 철회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 논문이 영향을 준 입시와 관련돼서는 조국 후보자 딸의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고 해서 가짜뉴스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얘기다.
공직자 후보 검증 걸림돌 된 가짜뉴스 프레임
조국의 딸이 고급 외제차를 탄다는 의혹이나 조국이 여배우를 후원했다는 의혹은 본질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곁가지의 루머일 뿐이다. 그런 루머성 곁가지엔 법적 조치하겠다고 즉각 반응하는 후보자 측은 제기된 딸의 입시부정 의혹, 사학재단 웅동학원과 관련해 채권 채무를 둘러싼 여러 의혹, 가족 사모펀드 의혹 등 이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수상하고 찜찜한 의혹이 고구마줄기처럼 드러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하찮은 곁가지로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야말로 공직자에 대한 정당한 검증 기회를 박탈해 국민을 이간하고 사회를 분열하려는 정치적 공작 아닌가.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는 단순 오류나 착각, 실수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의도적인 가짜뉴스 생산, 유포로 몰아 겁박하려는 것이야말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정상적 검증기회를 박탈하고 국민이 진실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려는 것으로 밖에는 이해할 수 없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언어의 독점이 권력의 독점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민주당은 자신들 입맛과 맞지 않는 사실과 정보는 무조건 가짜뉴스와 허위조작정보라는 낙인을 찍어 제재를 가하려고 한다. 그런 태도도 소위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권력독점이라는 탐욕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무엇을 가짜뉴스로 정의할지 좌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개념정의도 없이 자신들만의 주장을 앞세워 억누르려 해서는 안 된다. 특히 공직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류들을 의도적인 조작으로 몰아붙여서도 안 된다. 지난 대선이나 대통령 탄핵 때 수없는 허위조작정보와 가짜뉴스로 국민을 두 쪽으로 갈랐던 민주당이 취할 태도는 더욱 아니다. 정당한 의혹제기도 막으려 한다면 자신들이 과거에 했던 일들이 공직자에 대한 정당한 의혹제기가 아니라고 반증하는 것과 같다. 조국을 지키려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어리석은 행위는 하지 않길 바란다. 조국 한 사람 구하려다 국민을 잃는 수가 있다. 그 순간이 정권을 몰락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순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