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 분당사태와 관련해 “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됐다”고 말해 정치권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경향신문 창간 60주년 특별회견에서며 “(대선 때 노무현 후보에게)표를 찍어준 사람들은 (분당하길)그렇게 바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여당은 산토끼를 잡으려다가 집안토끼를 놓친 격”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50년 전통을 갖고 국민이 납득하는 길을 걸어오면서 처참한 탄압을 받고도 살아남아 두 번 정권을 잡았는데 이렇게 갈라져 분당이 됐다”면서 “열린우리당이건 민주당이건 비극은 결국 국민이 지원했던 당이 갈라지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정당이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같이 생각해야 하는데 (현 여권은) 그런 면이 부족하지 않았느냐. 그래서 우리 정당정치가 상당히 후퇴해버렸다”고 진단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유당 이래 쭉 양당정치가 제대로 돼 왔는데 선거 때 표를 얻었던 약속을 다 뒤집고,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데도 갈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정당사에선 대단히 불행한 일이었다고 생각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명확한 진단이다”라고 말하고 “열린우리당은 한국의 정치발전을 위해서라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당”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을 견제할 유일한 정치세력은 민주당 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들이 확인시켜줬다”며 “양당 정치를 회복하는 것은 급선무"라면서 "열린당은 하루빨리 해체하고 민주당에 원대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당 김경재 전 의원은 “그동안 DJ의 민주당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이제야 확인했다”며 “오랜만에 아주 잘 하신 말씀”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15총선에서) 김홍일 전 의원을 복당시키고, 무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전국구 앞 번호를 주는 조건으로 ‘DJ의 민주당에 대한 애정표시’를 해달라고 약속했으나, 그 이후로 전혀 얘기가 없었다”며 "섭섭함을 느낀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원내에서 물러나 있으며 정치적 역경을 참을 수는 있었지만, DJ의 애매한 태도는 참기 어려웠다”면서 “민주당을 살려 정권재창출의 가능성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