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1년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제기된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승부수'에 대해 정치권은 엇갈린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개헌 여부와 시기를 두고 정당, 정파간의 이해득실로 정치권은 한바탕 태풍이 불어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적극적으로 환영의사를 표시했다. 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4년 연임제 개헌은 김근태 당의장, 김한길 원내대표를 포함한 주요 지도부가 지난 한 해 일관되게 4년 연임제 개헌을 주장해 왔고, 사회, 여야 모두 주장해 온 내용으로 국민적 합의 정도가 높다고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전했다.
우 대변인은 “적어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일치시켜서 국가의 낭비적 요소를 줄이자는 측면과 대통령 중심제의 책임정치를 강화하기 위해서 4년 임기로 하고 연임하자고 하는 내용이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바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 대변인은 “원포인트 개헌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 문제만큼은 다른 정치적 의도 없이 국가적 차원에서 제안한 것으로 평가하고 따라서 야당도 평소자신들이 주장해 온 내용과 일치하는 만큼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향후에 여야 간의 대화를 시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기정권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2시 긴급최고중진연석회의를 갖고 논의할 예정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개헌 논의 제안은 국민지지율이 낮은 대통령의 '정치적 노림수'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개헌과 개헌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차기 정권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권력구조를 포함한 개헌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에 이번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제안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진정성을 가지고 정치발전 차원에서 개헌을 제안한 것이라면 즉각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정치권이 책임 있게 논의해야 할 사안을 대통령이 불쑥 던진 것이 의심스럽다"면서 개헌 제안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직무에 충실해야 할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 신념에 대한 집착만 보인다는 당내 시각도 있다"고 밝혔다. 민노당은 개헌문제와 관련 지도부가 모여 논의한 후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4년 중임 대통령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정계 개편 논의 등으로 시끄러운 이 시점에서 갑자기 개헌을 들고 나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시기문제를 언급, “정치권에서 시기 문제 등을 충분히 논의해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결정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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