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사 기자들 중 39.8%가 ‘인터넷신문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37.9% ‘모르겠다’, 21.4% ‘비관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 같은 조사에서 75% 이상이 ‘낙관적’이라고 답한 것과 크게 대비돼고 있어 원인진단과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신문발전위원회가 ‘한국의 포털 및 인터넷 뉴스서비스 유형과 의식’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로, 지난 10월 9일부터 11월 10일까지 110명 인터넷신문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한편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2일 오후 한백교회에서 ‘한국인터넷신문 포털 뉴스 서비스 현황과 대안 찾기’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하고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한국인터넷기자협회가 공동 주최, 주관한 가운데 김찬수 경기시민사회포럼 정책실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공동 발제를 맡은 임정빈 건국대 행정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장우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포털뉴스의 신뢰성’에 대해 전제응답자 중 56.3%가 보통이라고 답변한 가운데 25.2%가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고, 긍정적인 인식은 18.4%에 불과해 포털 뉴스에 대한 신뢰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포털뉴스의 이용방법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임 연구원은 “전체응답자 중 45.6%가 눈에 띄는 기사만 본다고 답변했고, 또 59.2%가 주로 메인기사만 본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또한 임 연구원은 “기사의 신뢰성을 위해 포털 뉴스의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77.6%가 긍정적인 인식을 나타냈고, 부정적인 인식은 4.8%에 불과했다“며 “포털 뉴스서비스의 데이터 공개를 통하여 기사 중요도 흐름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광고시장 6000억 원, 인터넷언론사는 ‘그림의 떡’”
한편 송경재 경희대 학술연구교수,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 사무처장은 발제를 통해 “'주요 5대 포털'의 점유율이 91.9%에 달하고 특히 '주요 3대 포털'은 82.26%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검색, 메일, 쇼핑, 금융, 미디어 서비스까지 제공, 그 영향력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포털 권력화 문제를 제기했다.
송 교수는 “포털 뉴스가 기존의 뉴스를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메인화면 편집, 핫이슈, 성명자료실 등 독자적으로 판단해 편집권을 남용하고 있다”며 “이제는 메인페이지 를 누가 선정하느냐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얘기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송 교수는 “포털 저널리즘의 과다한 편집권 행사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구제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율적인 감시장치(네티즌위원회, 감시 등)를 마련하고, 윤리강령이나 편집가이드라인을 제정해 (포털이)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방법에 대해 “허술하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원태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뉴스생산과 유통을 분리시켜야 하나, 포털과 인터넷뉴스를 동일화 시킨 것은 뉴스생산 브랜드가치를 약화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포털의 공동대응은 폭넓게 연구해야 하고, 인터넷뉴스 자체의 기술적 속성과 뉴스 질을 높여야 하는 필요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방식 한국인터넷언론인포럼 총무는 “기자들이 안고 있는 실질적인 고민으로 진행됐어야 했다”며 “포털 뉴스서비스의 횡포에 대해 학계의 연구가 느려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최 총무는 “네이버가 조, 중, 동, 한겨례를 합친 것 보다 많으며, 독립형 인터넷신문과는 비교도 안 된다”며 현업 언론인으로써 고민을 얘기하는 한편 “온라인 광고시장 6000억 원 중 독립형인터넷언론은 그림의 떡이다. 1, 2위 언론사도 사업광고는 어렵고 그나마 공익광고”라고 강조했다.
안찬모 온라인비 공동대표는 “국내 포털이나 콘텐츠 생산자의 유통구조에서 본질이 왜곡되는 현상이 있다. (뉴스) 배치 논쟁보다는 좀 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뉴스의 영문화, 중문화 등을 통해 세계화로 접근해야 한다”며 인터넷언론사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토론회 후, 질의응답이 이어진 가운데 변희재 빅뉴스 대표는 “네이버가 스포츠 콘텐츠 TFT팀을 만들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 미디어 다음이 자체기자를 두고 언론사를 운영하고 있는 마당에 더 이상 독립인터넷매체 등의 구분이 없어졌으며, 독자적기사생산 30%이상도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 대표는 “이제는 뉴스면 비율이 50%를 넘느냐로 판단해야 한다”며 “포털은 수십 가지 사업을 하며 뉴스를 끼워 팔면서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포털과 인터넷뉴스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변 대표는 “포털이 자율과 개방의 인터넷사업모델을 만들자는 ‘웹2.0담론’이 막아버리고,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떠한 경우든 운영자가 편집을 하지 않고, 모든 콘텐츠 해당 유저들에게 들어가는 위자드닷컴, 스타트온닷컴 등 웹2.0형 포털이 우리나라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지만, 이번 담론과 발제를 보면 간격이 커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체적으로 발제내용이, 현행 포털의 뉴스권력을 그대로 인정하겠다는 발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늘 인터넷담론을 선도해온 인터넷기자협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퇴보했냐"며 아쉬움 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준희 사무처장은 “오늘 토론회 결과를 검증하고, 발표한 내용을 바로잡아 12월 말 최종적으로 보완해 신문발전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인터넷뉴스, 포털에 대해 연구하고 보완 작업해 토론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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