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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마련한 `2년 빨리 5년 더 일하는 사회 만들기 전략'에 담긴 실업계고 역할 강화 방안은 그동안 `이류교육'이란 평가를 받아온 실업계고교의 질적인 교육개선을 통해 10대의 나이에도 사회에 진출할 수 있는 경로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업계가 실업계고 교육과정 등에 참여해 학생들의 학비와 취업을 보장하는 이 방안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경우 서민들의 사교육비 부담이 크게 줄고 학벌주의에 따른 직업교육 기피현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 실업계고 역할 강화 내용은 = 특성화고교란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자연현장실습 등 체험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학교를 말한다.

실업계 고교의 대안적인 모형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 요리, 영상 제작, 관광, 통역, 금은 보석 세공, 인터넷, 멀티미디어, 원예, 골프, 공예, 디자인, 도예, 승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과 소질이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학교다.

교육부는 현재 707개 실업고 중 특성화고 숫자를 기존의 104개를 포함해 2009년까지 3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400개 고교 중 약 200개는 자연도태하고 200개는 인문ㆍ직업 교육을 병행하는 통합형고교나 일반고로 전환될 예정이다.

통합형 고교는 1학년 때 공통과정을 배운 뒤 2학년에 진급하면서 인문계열과 직업계열 중에서 선택하고 재학 중 적성에 맞지 않으면 전과도 허용하는 체제다.

특성화고는 산학협력 취업약정제를 통해 기업들에게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주는 대신에 학생 취업을 보장받고 학비를 지원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정부는 장학금 수혜율을 2005년 기준 60%에서 8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0명중 8명이 3년간 공짜로 공부하고 희망하는 직종의 취업까지 보장받는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내실있는 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지난해 말 현재 29.9명인 실업계고 학급당 학생수를 2015년까지 25명으로 줄이고 전문교과 교원들의 산업체 현장연수를 5년 단위로 의무화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실업계고 역할 강화 방안 가운데 특성화고 운영체제 개선 부분이 눈에 띈다. 고교 지원 주체를 기존의 교육당국 위주에서 산업체와 지방자치단체, 또는 정부로 다원화해 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 학벌주의 타파 대안될까 = 다양한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고교의 세분화된 계열화는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실업계고의 `이류교육' 오명을 지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성과 자율성, 창의성이 결여된 우리의 교육 체제로 인해 개인별 자질이나 적성과 무관하게 성적에 맞춰 대학으로 진학하는 관행과 현장 적응력이 떨어지는 학력 거품 현상과 함께 학벌지상주의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성화고교에 대한 인식 변화는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의 2007학년도 실업계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 현황을 보면 13개 특성화고에서 총 2천875명 모집에 5천385명이 지원해 평균 1.87: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년도 1.43:1보다 크게 증가했으며 내신성적 비중도 평균 47.3%에서 40.1%로 상승해 실업계별 특성화고에 우수인력이 지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첨단학과 개편과 실습실 현대화 등 교육여건 개선, 산학협력 맞춤식 교육과정 운영, 실습 중심의 교수ㆍ학습방법 개선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아 특성화고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인식이 크게 바뀐 데 따른 결과다.

졸업생들의 높은 취업률도 우수인재 유입에 한몫했다. 서울 지역 취업 희망자 중 LG그룹과 현대그룹, 삼성그룹 등 주요 기업에 입사한 비율이 97%에 달했다. 졸업생의 57%가 서울 소재 대학에 합격하기도 했다. 취업과 진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정부가 특성화고의 모델로 상정한 사례는 현대제철과 신성대학, 논산공고 , 합덕산업고의 맞춤형 진로 예약제.

논산공고나 합덕산업고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현대제철에 전원 입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며 본인이 희망하면 현대제철 직원 신분으로 신성대학에서 무료로 공부할 수도 있다. 신입사원의 연봉은 3천500만원에 달한다.

작년 기준으로 전국 80개 상장사들의 대졸 초임 연봉이 2천906만5천원인 점에 비춰 4년제 대학 졸업자들에 비해 급여면에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얘기다.

논산공고와 합덕산업고의 지난해 입시 경쟁률이 무려 30:1을 기록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특성화고가 자리잡을 경우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사교육비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의 지난해 2.4분기 전국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소득 최상위 10%에 해당하는 10분위 계층의 월평균 보충교육비는 31만 6천218원으로 최하위 10%인 1분위 계층의 3만1천40원보다 10.2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8:1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산업현장 등과 연계한 특성화고교 확대 방안이 계획대로 성과를 낼 경우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력지상주의 병폐가 사라질 수 있다. 그럴 경우 경제력이 낮은 학부모들의 학비 조달 부담도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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