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탈당 사태'를 두고 정치권에 '작명(作名)' 경쟁이 한창이다. 저마다 다양한 비유로 '입심'을 자랑하며 탈당 의원과 열린우리당을 공격하고 있다.
물론 한나라당의 공세가 가장 적극적이다. 가장 먼저 등장한 건 '기획탈당'이다. 개별 행동이 아니라 20∼30명이 무리지어 '꼼수(?)'를 갖고 나가는 것이라는 비아냥이다.
그래도 이 정도는 점잖은 축에 속한다. 지난 2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새 정당의 이름은 '합의 이혼→재혼 당' '고의 부도 기획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야반 도주"(전용학 제2 사무부총장)같은 표현도 등장했다.
비슷한 표현을 종합하면 '치밀하게 기획된 위장 이혼 사기극'쯤 된다. 여권 인사들이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당을 쪼갠 뒤 다시 합칠 거란 예상이다.
"위장 탈당이라는 '둔갑술'을 통해 정치적 목숨을 연명하려는 추악한 술수"(4일, 유기준 대변인) "정당은 정치인에게 가정과 같다. 밖으로 나돌 때 무슨 가장으로서의 체면과 위치가 있고 존경을 받겠느냐"(5일, 전여옥 의원)는 표현도 나왔다.
임시국회 첫 날인 5일에도 이 같은 공세는 이어졌다.
권영세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름을 줄 생각도 않고 땅을 옮겨다니는 화전민은 국토를 황폐화시킨다"며 "열린우리당은 무책임 정치의 극치인 화전민식 정치를 그만두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도 가세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명분 없는 분당은 이벤트일 뿐"이라며 열린우리당의 탈당 사태를 꼬집었다.
김성휘기자 sunn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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