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미디어다음’이 지난 20일 ‘열린우리당 김근태 당의장의 개성공단 춤판 논란’을 은폐시킨 것과 관련 '자유언론인협회'(회장 양영태)와 '자유주의연대'(대표 신지호)가 성명서를 발표, “뉴스 편집기록 일체를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본지는 지난 20일 미디어다음에서 ‘김근태 의장의 춤판 기사’가 메인화면에서 갑자기 사라지자 ‘다음, 김근태 춤판 기사 숨겼다!’라며 의혹을 제기했었다. 그 후 이 같은 사실을 유포하자 미디어다음 측에서는 사무실 아이피를 차단시키는 등 막기 시작했고, 또 계속 제기하자 다음날인 21일에는 해당 기사를 다시 올리기도 했다.
이에 미디어다음 측에서는 해당 기사를 내린 것은 인정하면서도 “9시 뉴스로 대체했을 뿐”이라며 부인했다. 또 메인이 아닌 정치면에서 조차 다루지 않은 것에 대해 “‘가장 많이 본 뉴스’에 게재되었기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디어다음 관계자는 “‘가장 많이 본 뉴스’는 네티즌들의 클릭수로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뉴스 팀이 직접 편집 한다”는 사실을 밝히는 등 포털 뉴스 편집을 둘러싼 의혹은 불거지고 있다.
한편 그동안 끈임 없이 미디어다음을 포함한 일부 포털사이트가 친정부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 오던 가운데 이번 사태에 대해 보수단체들이 연이어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자유언론인협회 “정당, 시민단체 나서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
자유언론인협회 양영태 회장은 2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북한 핵실험 사태 와중에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이 여성 접대원과 춤판을 즐긴 사진을 미디어다음이라는 친여포털에서 숨겨버렸다”며 “‘천인공노’ 할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미디어다음은 다른 포털과도 확연히 다르게 정권 편향적 편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찌감치 애국언론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주성영 의원, 전여옥 의원 등 애국진영 인사들에 대한 죽이기 편집을 자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정보통신부의 철저한 관리를 받고 있는 포털이 정권 편향적 편집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면서 "특히 미디어다음의 경우 뉴미디어 사업을 하겠다는 방침을 정하고, 정부는 이에 IPTV 시범사업자로 선정해주기도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양 회장은 미디어다음에 대해 “뉴스 편집기록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20일 저녁부터 21일 오전까지의 편집기록을 상세히 공개하라”고 밝혔다. 또 “‘가장 많이 본 기사’를 편집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도 큰 문제가 된다”며 “실시간급등검색어, 인기검색어 등도 편집을 하고 있는지, 그 데이터를 모두 공개하라”거듭 촉구했다.
이어 열린우리당에게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개성공단 방문을 마치고, 국회 풀기자단에 김근태 춤판 사진을 공개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하여 사진 공개가 늦어졌다고 알려졌는데 열린우리당 측은 미디어다음에 사진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는지 여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한편 문화관광부를 향해 “자의적인 편집기준으로 언론권력을 휘두르는 포털을 신문법의 관리 틀에서 빼내준 문화관광부는 즉각 포털의 언론권력 남용에 대한 조사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자유주의연대 “정치적 편향성 우려를 극명하게 드러낸 인터넷여론 조작”
한편 같은 날 뉴라이트 계열의 자유주의연대도 나서 이번 사태와 관련 “편집기록 일체를 공개하고,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한 구조적인 개선책을 내놓기 바란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유주의연대는 지난 5.31지방선거 당시 ‘5대 포털(네이버, 다음, 야후, 네이트, 파란)’의 뉴스편집을 모니터한 결과 “친정부적 편집을 했다”고 밝혀낸 바 있다. 또 “편의적 기사 선택과 함께 자의적으로 기사 제목을 수정한 사실을 실증적으로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또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는 이 같은 사실을 인용해 지난 달 28일 국회에서 ‘포털 뉴스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었다.
한편 자유주의연대는 김근태 의장 춤판 기사 은폐와 관련 “해당 사진기사는 언론방송 미디어는 물론, 여타 포털뉴스에서도 핫이슈로 취급되고 있었던 국민적 비난여론이 비등한 사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편파적인 편집으로 네티즌의 눈을 가리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주의연대는 “미디어다음의 행위는 그동안 제기돼온 포털뉴스의 정치적 편향성 우려를 극명하게 드러낸 인터넷여론 조작에 다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디어다음이 자백한 바와 같이 ‘가장 많이 본 뉴스’가 네티즌의 클릭 수에 따라 배치되지 않고 뉴스 팀이 직접 편집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이제 모든 기사선별과 배치에는 네티즌의 선택에 앞서는 미디어다음의 의도가 도사리고 있음이 밝혀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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