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2일 탈당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친노 세력과 함께 본격적으로 영남신당을 창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친노세력들이 이미 한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캠프를 열고 활동하고 있는 중”이라며 “유시민 장관을 중심으로 신당작업을 하고, 한명숙 총리는 당에 복귀시켜 작업을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종합적인 기획은 천호선 전 국정상황실장이 주도하고 노 대통령의 최 측근인 안희정 씨와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 이기명 전 후원회장 등이 광화문에 위치한 모 오피스텔에 컨트롤타워를 두고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유 장관은 노 대통령과 동반탈당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당분간 당적은 그대로 유지한 채 내각에 잔류하는 것으로 입장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탈당을 시작으로 유 장관을 비롯한 당 사수파 의원들의 집단탈당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여권에서는 유 장관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출당초치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 최근 “한나라당의 집권 가능성은 99%이며 열린우리당은 없어질 것”이라는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당내에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탈당파 또한 이 발언으로 인해 통합신당 추진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며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유 장관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 보도를 전제로 했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노 대통령의 탈당 시기와 맞물려 석연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노 대통령의 측근들은 여권의 통합신당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며 제동을 걸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오랜 침묵을 깨고 등장한 안희정 씨는 지난해 12월 대선승리 4주년인 기념행사에 참여해 “아무런 원칙 없이 당을 깨자는 것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 자리에는 2002년 대선 당시 병풍 사건의 주역이었던 김대업 씨를 비롯한 노 대통령의 당선 주역인 이기명 전 후원회장, 명계남 전 노사모 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 후 열린우리당 내 친노세력인 당 사수파도 본격적인 세력화 작업에 들어갔다.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정가에서는 친노세력이 다시 세 결집을 시도해, 여권의 정치구도 재편을 주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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