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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구속된 기구한 정치인생 박찬종

15년 동안 괴롭힌 질긴 악연…구치소 하루 만에 석방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찬종 전 의원이 22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하루 만에 풀려났다. 지난 92년 14대 총선의 선거비용과 관련해 송 모 씨에게 진 빚 13억 원을 갚지 못해 철장신세를 지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박 전 의원은 이날 구치소에서 나오며 “검사도 하고 국회의원도 지내면서 구치소에 사찰은 가봤으나 직접 수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도 좋은 경험을 했다”며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평소에 '사법제도개혁'을 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으나, 그 필요성을 더 절실히 느꼈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한 때 깨끗한 이미지의 정치인으로 인정받은 박찬종. 그는 ‘3개 고시(사법, 행정, 공인회계사)를 패스한 천재’라 불리며 삼 김(金)시대 이후 정계의 선두주자로 꼽히며, 유력대선후보,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 대중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박 전 의원은 송 모 씨에게 총선자금 13억을 갚으라는 소송과 관련, 법원에서 재산목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재산명시명령’을 내렸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18일간 감치처분을 받았다. 재산명시명령은 채무자가 재산목록을 스스로 작성해 제출하게 하는 법적 절차로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때 법원은 20일 이내의 감치처분을 내릴 수 있다.

지난 14대 총선 당시 신정치개혁당 대표였던 박 전 의원은 당 사무총장 이였던 송 씨에게 13억 원의 특별당비를 받아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다. 송 씨는 그 댓가로 전국구 1번을 배정받았으나 끝내 당선돼지 못하자, 총선이 끝난 뒤 송 씨는 박 전 의원에게 돈을 다시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박 전 의원은 선거자금으로 사용한 돈을 다시 돌려줄 여력이 없었고 송 씨에게 “당을 위해 썼다”는 내용의 각서 한 장을 써 줬다가 송 씨가 이를 근거로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해 패소했다. 이로 인해 그는 서울 방배동 자택을 강제경매로 날렸고, 가재도구가 모두 압류돼는 고통을 겪었다. 그 이후 10여 차례 법원의 차압이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송 씨 측은 지속적으로 채무 변재를 독촉했다. 송 씨는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좌관이었던 임 모씨에게 양도한 데 이어, 조카인 조 모 씨에게 양도해 채권자들이 계속 박 전 의원에게 대여금 채무를 반환하도록 요구했지만 본인 소유의 재산이 없었던 박 전 의원은 끝내 채무를 다 갚지 못했다. 여전히 7억여 원의 채무가 남아 있는 상태다.

조 씨는 박 전 의원을 상대로 채무자의 재산 상태를 확인해 달라는 재산명시 신청을 냈고 법원은 지난해 5월 이를 받아들인 뒤 10월 16일을 재산명시 기일로 정해 재판을 열기로 하고 박 전 의원에게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그러나 정작 요구서는 박 전 의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법원은 박 전 의원이 재산명시 기일에 불출석하자, 민사집행법에 따라 지난해 12월 4일 감치 결정을 내렸고 경찰은 21일 오후 2시 감치 결정을 집행하고 박 전 의원을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그후 박 전 의원은 법원 명령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선서하고 하루 만에 풀려났다.

한편 박 전 의원의 관계자는 22일 <빅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인 빚도 아니고, 명백히 선거를 치르기 위한 선거자금특별당비로 당 사무총장으로 송 씨 스스로 집행해 놓고, 선거에서 떨어지자 본전이 생각났는지 고소해 무려 15년 동안이나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가재도구 살림살이까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싹 다 압류하고 도저히 살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자 주변에서 가재도구를 사줬는데 그것마저 다 빼앗아 버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이 경매돼는 과정에서 송 씨 여동생 들이 개입해 그 집을 싸게 사는 등 그 친인척 조직적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의 출석요구서를 박 전 의원이 집으로 살고 있는 곳으로 보낸 것도 아니고 일부러 가끔 놀러가는 아는 분 사무실로 보냈다”며 “본인은 정작 그런 것이 온지도 전달받지도 못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현실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특정 정치세력이 개입한 것 까지는 아니겠지만 송 씨라는 악질 중의 악질 때문에 고통을 겪은 것이 안쓰럽다”면서 “송 씨는 현재 수천억 원의 재력가로 빌딩임대업자이자 열린우리당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털어도 먼지하나 안 나오는, 그래도 한때 국민에게 신망 받았던 정치인을 이렇게 흠집 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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