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오는 4.25 재보선 무안신안 선거구 공천여부를 두고 눈치작전에 돌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차남 김홍업 씨가 무소속 출마의사를 밝혔기 때문. 당초 민주당은 이 지역에 ‘무공천’을 추진했으나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자, ‘전략공천’을 위한 물밑작업을 시작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종합적인 정치 상황을 감안해 홍업 씨를 전략 공천하기로 당 지도부가 의견을 모았고, 동교동계 인사들과도 의견 조율을 끝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에서 전략 공천하기로 최종 결정하면, 김홍업 씨도 받아들일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한편 배기운 사무총장 등 민주당 고위관계자들은 최근 동교동측과 접촉하며 ‘민주당으로 출마해 달라’는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사무총장은 이날 홍업 씨를 직접 만나 민주당 공천을 신청하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16일에도 권노갑 전 고문을 만나 이 문제를 상의한 바 있다.
당 지도부도 ‘영입공천’을 적극 주장하고 나섰다. 김효석 원내대표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지역여론이 좋지 않으니 출마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다방면으로 전달했으나, 이미 출마를 결정한 만큼 차선책으로 민주당이 홍업 씨를 공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홍업 씨도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것은 민주당에 부담주기 싫다는 이유이지, 본인도 무소속 의지가 그리 강한 것은 아니다”라며 민주당 후보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 공천문제, 또 불거질 듯
한편 민주당은 모레(22일) 열릴 ‘공직후보자자격심사특별위원회’에서 홍업 씨 전략 공천 안을 확정하고 이미 무안신안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한 이재현 전 무안군수 등 3명의 공천 신청서는 반려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이재현 전 무안군수는 이날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이 김홍업 씨를 전략공천 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략공천 가능성에 대한 얘기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은 준비된 시나리오에 의한 움직임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기류가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형성된 만큼 홍업 씨 측의 결정이 중대 변수가 될 것 전망이다. 정작 당사자인 홍업 씨 측에서는 뚜렷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최종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황. 현재 홍업 씨 측은 “민주당이 범여권 연합 공천 형식으로 출마를 제의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업 씨가 이처럼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분열된 민주세력을 통합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하겠다”며 ‘범여권 통합’ 의지를 나타낸 만큼, 민주당 후보 출마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내달 3일 치러지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만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계산할 수밖에 없다.
한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합작한 연합공천이면 모를까, 민주당 단일공천을 받고 출마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민주당의 언론플레이 소지가 다분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 홍업 씨 측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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