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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정상회담 거론 처지 아니었다"

"북에서 안희정 원했고, 보안차원서 선택"
`비선라인' 지적에 "대부분 비전문가" 일축

이호철(李鎬喆)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입을 열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 열린우리당 이화영(李華泳) 의원과 북한 리호남 참사의 작년 10월 중국 베이징(北京) 접촉 당시 상황에 대해 청와대 핵심 인사 가운데 가장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금주 초 이 사건이 불거진 이후 침묵으로 일관해 왔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는 북핵실험 직후의 위기 국면으로 정상회담이 거론될 처지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나라당과 일부 언론에서 `정상회담 사전접촉'으로 몰고 가는데 대한 불만이 담겨 있었다.

이 실장은 안씨와 리 참사의 면담을 주선했던 권오홍씨가 최근 언론에 공개한 비망록에서 당시 접촉시 정상회담을 거론했다고 한 데 대해 "팩트와 자신의 생각을 혼재했거나 나중에 자신의 생각을 끼워 맞춘 것 같다"며 "저는 권씨를 전혀 모르며 만난 적도, 전화통화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는 "10월 베이징 접촉에서 리 참사가 쌀과 비료만 거론해서 얘기 진전이 안된 것으로 안다"며 "이후 북한이 6자회담 복귀 선언을 하면서 안씨는 빠졌는데, 이 의원은 조금 더 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개인적으로 (대북접촉을) 추진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자신과 안씨, 이 의원을 이른 바 `비선라인'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국회 통외통위 간사이긴 하지만 대부분 (대북) 전문가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다음은 이 실장과의 문답.

--안희정씨 등의 작년 10월 대북접촉 배경은 뭔가.

▲모 주간지 기자가 보고서를 보내왔다. 당시 북한이 핵실험을 했지만 6자회담 복귀와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있고, 북한에서 특사를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그외 여러 루트에서 북한이 대화하고자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기자는 공인이다. 그런 차원에서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였다.

--왜 안희정씨와 이화영 의원이 리 참사와 접촉했나.

▲안희정씨에게도 9월에 그런 접촉이 있었다고 들었다. 국회 통외통위 간사인 이화영 의원으로부터도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사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 와중에 주간지 기자의 보고서를 받았다. 즉시 대통령과 비서실장에게 보고했고, 채널의 신뢰성이 있는지, 북한의 생각이 뭔지 확인해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미 안씨가 9월에 그런 얘기를 들었을 때 친구인 전 NSC 행정관을 대신 베이징에 보냈다고 해 보안이 유지된 상태에서 상황점검을 하기 위해 안씨와 이 의원이 좋겠다 싶어 부탁한 것이다. 북한도 안씨를 만나길 원했다. 당시에도 리호남 참사를 만난 것으로 아는데 성과가 없었다고 들었다.

--권오홍씨는 정상회담 논의 차원에서 만났다고 주장했는데.

▲저는 권씨를 전혀 모른다. 만난 적도 없고 전화통화 한 번도 안했다. 주간지에 보도된 권씨 비망록을 봤는데, 팩트와 자신의 생각을 혼재시킨 것 같다.

안씨가 베이징에서 리 참사를 접촉한 것은 10월20일로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됐을 때다. 그런 위기 국면에서 정상회담 문제가 나올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한반도 비핵화 논의 의사 여부가 제일 컸다. 권씨가 나중에 자신의 생각을 끼워 맞춘 것 같다.

--접촉 결과는 어땠나.

▲10월 접촉에서 리 참사는 쌀과 비료만 거론해서 얘기 진전이 안됐다고 안씨로부터 직접 들었다. 9월 안씨측의 접촉도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이후 이화영 의원은 12월과 올 1월에도 북측과 접촉했는데.

▲10월31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까지는 위기국면이었다. 그러다가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면서 유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계속 북측과 접촉을 유지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6자회담이 성과를 거두려면 당시 최대 쟁점이었던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는데 남북문제가 아니라 북미문제였다. 그래서인지 북한도 (앞선 남북접촉에서) 소극적으로 나왔던 것 같고, 채널의 신뢰성 문제인지 지지부진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데 우리가 역할을 할지는 몰라도 BDA 문제는 북미 사이 문제였고, 북한과 접촉했을 때 다른 소리만 하고 해서 이화영 의원에게 정리하라고 했다.

이후 진행된 것은 이 의원 개인적으로 추진된 부분이다. 조금 더 해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별 성과가 없었다고 들었다. 안씨는 진작 빠졌다. 이후 상황은 잘 모른다.

--북한이 특사를 원하고 있다는 정보를 놓고 내부적으로 특사 논의도 했나.

▲실무적으로 만일 특사가 간다면 위기 국면 타개를 위해 누가 적절한지 나와 안씨, 이 의원이 얘기를 했다. 몇 몇 중에 대통령의 생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해찬 전 총리가 거론됐다. 북한이 하자고 할 경우에 대비한 실무 검토 차원이었다.

--그런 (특사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이해찬 전 총리가 2월에 방북한 것인가.

▲개별적으로 간 것으로 안다.

--이호철 실장, 안희정씨, 이화영 의원이 대북 `비선라인'이라고 하는데.

▲이 의원이 통외통위 간사이지만 대부분 (대북) 전문가가 아니다. 제가 정보를 알기 전 이미 북한에서 안씨를 만나고 싶어했고, 상황을 안 뒤에는 제3의 인물을 내세워야 하는데 보안차원에서 다른 사람은 곤란해 안씨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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