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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논술 좋은 답안 쓰려면

인문계 - 양시ㆍ양비론 피하고 결론의 일관성 유지해야
자연계 - 논거와 논리 전개 무리 없다면 결론 달라도 `OK'

서울대는 29일 지난 2월 치른 논술 모의고사의 답안 사례와 채점 평을 공개했다.
인문계열은 개화기 조선의 사회상에 관련된 제시문에 주고 ①개화기 조선 사회 상황과 오늘의 세계화 상황 사이의 유사점 및 차이점을 기술하는 문제(400자)와 ②개화기 직전의 상황에 대처할 방법을 논한 세 가지 지문 가운데 하나의 견해를 택해 반론과 재반론을 포함한 당시 조선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대책을 기술토록 한 문제(1천자)였다.
자연계열은 일상 속의 매운 맛에 관련된 지문과 매운 맛을 내는 피페린과 캡사이신의 화학 구조 등을 제시하고 ① 피페린과 캡사이신의 공통점과 차이점 논할 것 ② 매운 맛을 내는 화합물을 만드는 방법 ③ 입 속의 매운 맛을 없애려면 우유를 마시는 게 더 효과적인 이유를 일상 생활과 연결지어 설명할 것 ④ 특정 식물이 피페린 등과 같은 화합물을 갖게 된 과정을 진화의 관점에서 설명할 것을 요구한 문제였다.
◇ 인문계열 = `양시론ㆍ양비론'은 피하고 논제의 맥락과 결론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는 논제가 요구한 조건을 지키면서 주어진 조건과 맥락을 충실히 따라가 구조적으로 안정된 답안을 `좋은 답안'으로 소개했다.
이 답안은 논제 ①에 대해 첫 단락에서 두 상황을 각각 한 문장으로 압축해 설명한 뒤 다음 단락에서 유사점을 간략히 언급하고 두 제시문에 나타난 과거와 현재의 상황을 두고 `개방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며 차이점을 요약ㆍ대비했다.
논제 ②에서는 흥선대원군과 온건개화파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지적하면서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을 함께 받아들이자'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따라야 한다고 논증했다.
또 예상 가능한 반론과 이에 대한 재반론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고유한 가치관과 미풍양속의 붕괴'가 우려되지만 어느 정도의 피해는 감수하면서 새로운 가치관과 전통적 가치관의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학관리본부는 "보기에 따라 절충주의라고 할 수도 있지만 맥락 상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며 전면적인 개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일관되고 유연하게 끌고 갔다"고 평가했다.
반면 논제의 요구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앞에서 기술한 내용을 다시 부연해 지면을 낭비하고 `논증'보다는 일반론적 `서술'이 돼 버린 답안은 `나쁜 답안'으로 꼽혔다.
이 답안은 논제 ①은 무난하게 기술했으나 논제 ②에 대한 답을 작성할 때 논제 ①의 답을 서론에서 다시 부연했다.
본론에서는 개화기 직전의 상황에 대한 검토와 그에 대한 대처 방식을 기술하지 않은 채 대뜸 세계화에 대한 일반론으로 넘어감으로써 논증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입학관리본부는 "주제 역시 `주체성의 확립'이라는 상투적인 주장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하고 논제①이 반복된 부분을 제외하면 분량 역시 모자랐다"고 말했다.
◇ 자연계열 = 서로 상반된 결론을 주장하더라도 주장에 대한 논거가 정당하고 논리 전개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모두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자연계 논술의 특성상 문제 해결 과정을 도표ㆍ모형ㆍ그림이나 수식 등으로 표현하는 시각화 및 수식화 능력, 문장을 간결하게 쓰는 표현의 적절성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논제 ①에 대해 첫 번째 답안은 원소 구조를 그려가며 원소의 조성, 결합 원리, 결합 수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공통 구조 가운데 매운 맛을 내는 다른 물질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부분은 매운 맛에 관계되지 않을 것이라는 나름의 합리적 추론도 제시했다.
두 번째 답안은 이와 달리 한 단락에 논제에서 요구하는 답안을 서술하는 형태로 작성했으며 분석 및 종합적인 추론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논제 ②에서 첫 번째 답안은 수용체의 작용 과정을 연구한 뒤 피페린과 캡사이신에서 찾은 매운 맛을 내는 요인을 결합하면 더 매운 맛을 내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고 두 번째 답안 역시 피페린과 캡사이신의 공통 부분을 포함해 수용체에 반응시킨 뒤 공통적이지 않은 부분을 변화시켜가며 매운 물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제 ③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우유가 매운 맛을 없앨 수 있는 이유를 `우유가 무극성이기 때문'이라고 쓴 반면 첫 번째 답안은 `우유의 대부분은 극성이 높은 물이지만 극성이 낮은 성분도 들어 있어 매운 맛을 줄여 준다'고 명확한 설명을 제시했다.
두 번째 답안은 극성과 무극성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다양한 예를 제시함으로써 논의를 전개해 `캡사이신이 무극성에 가까운 분자이므로 우유에 포함된 무극성 지용성 성분에 잘 녹는다'고 결론을 내리는 등 다른 방식의 접근을 시도했지만 설득력 있게 논의를 전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논제 ④를 두고 첫 번째 답안은 진화의 핵심인 `돌연변이'와 `적자생존' 개념에 기초해 한 식물이 피페린과 캡사이신을 갖게 된 과정을 서술했으며 두 번째 답안은 진화의 `자연선택'의 관점에서 논제에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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