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나 온 몸에 감각이 없어지고 심지어 입을 열 수도 없게되는 시구아테라 물고기 중독 현상은 남태평양과 카리브해, 인도양 인근 지역에서 발견되던 증상이었다.
하지만 1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 인터넷판에 따르면 해양과학자들은 최근 시구아테라 중독 증상의 발생 지역 확산과 빈도 증가가 병행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기후 온난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10년간 시구아테라 중독 발생 지역은 산호초 부근에서 사는 물고기들을 요리로 만드는 식당들이 많아지면서 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으로까지 번져나갔다.
해산물 수요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홍콩의 경우 1980년대만 해도 시구아테라 중독은 연간 10여건 정도가 발생했을 뿐이지만 최근에는 매년 100여건으로 늘어났다.
과학자들은 해양 오염과 기후 온난화가 산호초의 독성을 증가시키고 산호초를 먹고 사는 작은 물고기에 축적되는 독성 물질의 양을 증가시키는데 요리 재료인 그루퍼나 창꼬치고기 같이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큰 물고기는 결국 '독이 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우즈 홀 해양학 연구소의 도널드 앤더슨 대양연안연구부문 책임자는 "20~30년전에 비해 해조류 독성 때문에 생기는 해산물 독성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더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어떤 물고기가 시구아테라 독성을 갖고 있는지를 판별하는 신뢰할 만한 수단은 없으며 해독제 또한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홍콩대학의 이본 사도비 교수는 열대 물고기 요리에 대한 수요 증가와 돈벌이를 원하는 수산업자들의 공급이 맞물리고 있어 "전세계 시장에서 시구아테라 독성을 가진 물고기들이 점점 더 많이 발견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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