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전만큼 프로야구 중계를 열심히 시청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야구판 돌아가는 상황은 대충 알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 유니콘스 인수자가 나타났다. 이름조차 생소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 투자전문회사라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뭐하는 기업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존의 8개 구단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하기에 잘된 일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데 낌새가 수상하다.고교야구 스타선수였던 박노준 SBS 해설위원이 단장으로 선임됐다. 그럴 수도 있겠지. 박노준 단장은 현대 야구단 인수가 아니라 새로운 야구팀의 창단임을 천명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는 새로운 제8구단 창단을 천명하면서 신생 구단의 모태가 될 현대 유니콘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대대적인 물갈이 방침을 선언했다. 그럴 수도 있겠지.대대적 물갈이 방침의 일환으로 김시진 현대 감독을 사실상 경질했다. 김감독은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선수들을 훌륭하게 이끌었다고 인정받는 인물이다. 특히 투수조련에 관해서는 국내 최고의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지도자로 평가된다. 야구는 어차피 투수놀음인데. 김시진 감독의 퇴진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헉!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쓸쓸
굳이 숨길 이유가 없을 것 같아 얘기를 꺼내는 거다. 나는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총장으로 재직하는 어느 여자대학교에서 개설한 영어전문교육자 양성과정을 상당히 오랜 기간 관찰하게 되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보통 TESOL로 불리는. 특별히 그쪽 방면에 관심이 있었거나, TESOL 자격증을 이용해 먹고살려고 했던 것은 전혀 아니다. 어떻게 왔다갔다 하다보니까 그렇게 됐을 따름이다.하루는 문제의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생들의 회합에 우연히 참석하게 되었다. 어느 여대 근처에 위치한 작은 카페에서 뒤풀이 모임인가가 있어서였다. 몰래카메라 찍으려고 근처를 배회했던 건은 아니므로 이상한 방향으로 절대 오해하지 마시라.그때 그곳은 정말 미국이었다. 맥주 나르고 안주 만드는 카페 사장을 빼고 모두들 영어로 말하더라. 미국남성인 지도교수가 앉지 않은 탁자에서마저도. 명색이 정권창출의 일익을 담당한 유명 논객 체면에 하릴없이 멀뚱히 앉아있기가 뭐해서 대화를 시도해봤다. 영어만 사용할 뿐이지 나와 똑같이 대한민국 국민인 한국여자들(교육과정을 이수하는 사람의 대다수는 여성이었음)과 얼굴 맞대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국민원로는 미국인 지도교수와 환담을 가졌다. 한 가지
국민원로는 일이 의도한 바대로 풀리지 않거나 가슴이 답답할 적마다 지도를 본다. 지도는 제대로 된 지도책을 펼치고 봐야 제격이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는 한글보다 지도책 보는 방법을 먼저 터득했다. 그럼에도 한동안 지도책을 보지 않았다. 집에 있던 낡은 사회과부도가 사라진 탓이다.요새 들어 다시 지도를 열심히 보는 중이다. 청계 이명박 선생이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사회과부도 대용으로 선택한 지도는 전철역이나 지하철 승강장에서 흔히 눈에 띄는 ‘서울-수도권 도시철도 노선도’다. 이것만 유심히 관찰하면 지금의 난국을 돌파할 묘책이 너무도 쉽게 머리에 떠오른다.아니다. 머리를 굴리기에 앞서 울화부터 치밀어야 정상이다. 되풀이해 강조하겠다. ‘대한민국 전도’가 아니라 ‘서울-수도권 도시철도 노선도’다. 거기에서 강남이 얼마만한 크기를 점유하고 있는지를 계산해보라. 정말로 한 손안에 쏙 들어오는 면적이다. 교실칠판 절반만한 넓이를 차지하는 ‘서울-수도권 도시철도 노선도’에서 말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상황을 뛰어넘었다. 꼬리의 꼬리가 몸통을 이리저리 뒤흔드는 격이다.죄 없는 국민들 지하실로 끌고 가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는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군림한다는 명제가 있다. 지배계급의 가치가 지배적 가치로 둔갑하는 현상은 이데올로기의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컨대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부유한 특권계급의 운동인 골프는 실제로 그것을 즐기는 사람들의 숫자에 비하면 터무니없을 만큼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가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군림하는 상황을 좀 더 확장해 적용시켜보자. 지배계급을 먹물계층으로 바꾸고, 이데올로기를 관심사항으로 치환하자. 그럼 이러한 가정이 성립한다. 한 사회의 먹물들의 관심시항은 그 사회 전체의 관심사항으로 포장된다.교육문제가 심각하단다. 아니 심각하다. 교육문제는 처음부터 심각했을 수 있다. 나는 가뜩이나 심각한 교육문제를 누군가가 일부러 더욱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 그 누군가의 입을 틀어막으면 문제를 풀 수는 없을지언정 최소한 더 키우지는 않으리라.문제는 교수다. 핵심은 이거다. 한국사회에서 말깨나 하고 글깨나 쓴다는 인간들 가운데 너무나 많은 이들이 학교, 특히 대학 캠퍼스를 통해 자기들의 생계를 영위한다는 점이다. 정치학자든, 경제학자든, 법학자든, 물리학자든 전공영역과 상관없이 그들 자신과 처자
폭넓은 대중적 관심을 끌지는 못한 사안이었지만 청계 이명박 선생이 중대결단을 하나 내렸다. 청와대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봉황무늬 문장을 공단 전봇대 뽑듯이 없애버리겠다는 방침을 공표한 것이다. 표면적 명분은 권위주의 극복이다. 노무현이 지난 5년 간 지겹도록 몰입해왔던 권위주의 타파 작업을 이어받겠다는 뜻이다. 겉으로는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닮은 점이 굉장히 많은 게 노무현과 이명박이다. 달리 노명박이겠는가?이명박이 권위주의를 불식하겠다니 참으로 소가 웃을 소리다. 청계 이명박 선생에게 권위라고 부를 만한 구석이 터럭만큼이라도 남아있던가? 권위와 도덕성은 동전의 양면관계다. 모든 국민에게 도덕적 우월감을 선사하는 거야말로 청계 선생의 장점 아닌 장점이다. 권위 없는 사람이 권위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나서는 건 고양이가 노량진 수산시장 번영회장을 맡겠다고 생떼를 쓰는 꼴이다.문장(紋章)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에서는 이렇다. 국가나 단체 또는 집안 따위를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상징적 표지(標識). 도안한 그림이나 문자로 되어 있는. 청계 이명박 선생이 사랑하는 기업의 경우에 대입해보면 로고 내지 캐릭터다. 국가원수의 상징물로 쓰이는 청와대의 봉황문
이해찬과 유시민의 연쇄탈당은 노무현의 정치재개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입에서는 태안 앞바다의 옆구리 터진 유조선처럼 온갖 막말과 독설이 콸콸 쏟아지고 있다. 손학규를 위시한 구여권 인사들은 노무현이 토해낸 시커먼 기름덩어리를 닦아내기에 분주하다.오마이뉴스의 노빠 비즈니스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존재한다. 다들 관찰한 바이겠으나 최근의 오마이뉴스 홈페이지에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외부광고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대신에 오마이뉴스 자체광고의 비중이 현격하게 늘었다. 이게 바로 ‘권력이동’이다. 노무현과 짝을 이뤄 끊임없는 오판을 범한 결과로 이명박에게 정권을 헌납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이다. 타사광고가 대폭 떨어져나간 지금, 의지할 데라곤 오로지 트래픽뿐이다. 좀비가 돼버린 노무현이 오마이뉴스 기사에서만은 왕성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근본배경이다.손학규와 노무현이 한바탕 붙었다. 오마이뉴스의 보도를 인용하면 그렇다. 진실은 손학규가 노무현이 볼일보고 도망간 자리의 뒤처리를 하는 거지만. 허나 일단은 오마이뉴스의 논조에 의거하겠다.손학규와 노무현의 격돌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으로부터 비롯됐다. 참여정부의 대표적 치적
머리말에 대신해“그래도 초기 노무현이 진보 수사를 구사할 때는 사람을 속일 수 있을 만큼 그럴듯했다. (중략) 그러나 진보면 진보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진보에 수식어가 필요 없다. 새로운 진보니 제3의 길이니 하는 것 자체가 수상한 것이다. 유시민이 탈당하면서 온건, 유연한 진보를 주장하며 또 속임수를 쓴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 경향신문 이대근 정치ㆍ국제에디터누가 이명박에게 인계했는가어영부영, 어영부영, 또 어영부영….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지 한 달이 되도록 옛 여권이 국민과 지지자에게 보여준 모습의 전부다. 어영부영의 중심에는 책임윤리의 실종이라는 치명적 악덕이 놓여있다. 기업은 망해도 기업인은 건재한 한국경제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정치권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월권과 오만을 향한 성토의 목소리가 놓다. 성토의 대열에는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넘어가도 나라 망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던 영남친노들 역시 포함돼 있다. 참여정부가 공들여 구축한 시스템이 한나라당의 정권탈환이 초래할 보수반동의 물결을 막아줄 것이라는 경상도 노빠들의 호언장담이 부도수표로 변하고 만 것이다.개인사업을 하는 친구와 반년 전쯤에 가리봉에서 술을
이해찬이 국가발전과 국민복지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 자신이 밟아온 출셋길을 완벽히 봉쇄해버렸다는 점이다. 고시공부하는 심정으로 민주화투쟁에 뛰어들었던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이해찬으로 말미암아 더는 국민들에게 지지를 구걸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다. 이해찬은 권력의 단맛에 중독된 옛 민주화투사들의 타락과 변질을 대표한다.이해찬이 서울 관악에서 다시 금배지를 달 수 있으리라고는 이해찬 본인조차 믿지 않을 게다. 국회에는 또 들어가고 싶은데 기존 지역구서 당선될 가능성은 전무하다. 이럴 때 필드에서 골프채라도 신나게 휘두르면 답답한 속이 좀 풀리련만 서민들의 따가운 시선 탓에 골프장마저 맘대로 드나들기 힘들다. 노무현이 퇴임 후 입주할 ‘노무현 타운’에 골프연습장을 설치한 데는 역시나 깊은 뜻이 있었던 셈이다. 무능하고 못난 통치자일수록 백성들한테는 매정하고 간신배들에게는 자상한 법이다.과연 유시민이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이해찬에게 정치적 활로를 제공했다. 지역구 의원만 국회의원인 게 아니다. 전국구 의원, 즉 비례대표도 명실상부한 헌법기관이다. 유시민이 창당하는 영남신당은 이해찬에게 국회의석을 확실하게 보장할 전망이다.노무현을 5천년 민족사가 낳은
늦게나마 경과보고를 하련다. 청계 이명박 선생 당선 축하연이 지난주 토요일, 노량진의 작은 술집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청계 선생한테 투표한 유권자는 예상한 바와 같이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청계 이명박 선생의 앞날이 순탄치 않다는 소리가 나도는 거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줄을 대려고 혈안이 된 출세주의자들을 빼면 누구도 그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선사하지 못하는 지도자는 미래가 없다. 국물과 이권의 공급에는 한계가 따르는 탓이다.취흥이 한창 고조될 무렵, 축하연 참석자 한 명이 이런 얘기를 했다. “경부운하는 이명박의 로망입니다.” 한반도 대운하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은 지적이었다. 하늘이 두 쪽이 나는 한이 있더라도 청계 이명박 선생이 운하공사를 강행할 수밖에 없는 근본연유를 날카롭게 짚은 셈이다.로망(Roman)이란 무엇인가? 사전은 이를 중세 프랑스 문학의 운문체 소설이라고 설명한다. 사전적 의미를 벗어난 실생활에서는 남녀 간의 사랑을 뜻하는 로맨스(Romance)의 약자로도 쓰인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전혀 다른 함의를 띠기도 하다. 결코 양보할 수도, 타협
한나라당에 정권을 봉헌한 주인공은 노무현 정권의 핵심부를 구성한 친노세력이다. 허나 한나라당에 국가권력을 갖다 바치는 희대의 역사적 패륜범죄는 단독범, 즉 특정세력만의 소행으로 여기기 어렵다. 공범들까지 모조리 색출해 엄중한 정치적 단죄를 받도록 해야 옳다. 예컨대 노무현이 대연정을 제안하고 나왔을 때 각각 당대표와 원내대표로서 이를 적극적으로 고무ㆍ찬양한 문희상과 정세균 따위의 인간들 역시 안희정, 이광재, 유시민, 이해찬 못지않은 무거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수구세력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기득권정당에 정권을 헌납하는 이적행위는 외세에 나라의 주권을 팔아먹는 매국노 짓거리와 똑같다.바로 요 지점이 현재의 딜레마다. 노무현 정권의 원죄로부터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중진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초선의원들에게 묻겠다. 당신들은 노무현과 경상도 노빠들이 한나라당에 정권을 봉납하려고 광분할 적에 어디서 뭘 하고 있었나? 당신들도 청와대에서 노무현과 함께 싹스핀 처먹으면서 시시덕거리지 않았던가? 고생 끝, 행복 시작이라며. ‘민주화투자’가 마침내 대박을 터뜨렸다면서.이래저래 계산하면 통합신당에 당적을 둔 현역 국회
지인이 맛있는 저녁식사를 대접하겠다고 약속하여 중랑구 면목동을 다녀왔다. 서울의 서북부다. 수도 서울 가운데서도 제일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히는 동네다. 낙후의 원인은 그곳 주민들의 나태와 무능에 있지 않다. 한강 건너 특정지역의 무한정하고 무절제한 물질적 탐욕에 기인한다.청담동 사람들에게는 면목동보다는 Manhattan이나 Beverly Hills가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이념적으로도 훨씬 가까운 곳이다. 청담동 사람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어떨까? 태평양 너머 뉴욕의 케네디 공항에 가본 적이 많은지? 면목동과 인접한 상봉동 시외버스 터미널을 이용해본 경험이 많은지? 청담동과 면목동은 지하철 7호선으로 여덟 정거장 거리다. 미국은 8마일, 한국은 여덟 정거장. 빈부를 나누고 계급을 가르는 물리적 거리의 표현이다. 대한민국 사회 전체를 미국식 Global Standard에 봉헌하고자 불철주야 기울여온 노무현과 영남친노세력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오늘도 노무현이 또 이겼다!면목동과 청담동이 얼마 전 드물게 의견일치를 이뤘다. “심판 노무현!”으로. 청담동과 면목동의 기상천외한 의견일치를 깨는 방책을 지인과 의논하려는 만남이었다
노무현이 특유의 저렴한 입놀림을 재개했다.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결과와 파장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서 저 하고 싶은 짓만 하겠다는 무책임한 심보가 또다시 발동한 것이다. 노무현의 장광설은 이명박에게 어부지리를 안길 게 뻔하다. 총선공천을 둘러싸고 박근혜와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MB에게 박근혜의 자제와 양보를 촉구할 명분을 제공하는 까닭에서다. 좌파세력이 여전히 건재한 마당에 대통령 당선인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져서야 되겠냐고 윽박지르면 박근혜 입장해서는 딱히 항변할 여지가 없다. 그냥 조용히 찌그러져야 한다. 이명박과 박근혜의 불화에 가냘픈 재기의 희망을 걸고 있던 대통합민주신당은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점령군 노릇을 할 것은 이미 예견된 바다. 인수위원회가 아닌 ‘접수위원회’라 불러야 마땅하다. 이런 더럽고 치사한 꼬락서니를 보지 않을 방법은 딱 하나뿐이었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탈환하지 못하도록 막는 거였다.한나라당 정권탈환의 일등공신인 노무현이 인수위원회의 오만과 월권을 비난하는 광경은 방구 뀐 당사자가 되레 성내는 일과 진배없다. 생각해보시라. 경영을 잘못해 기업을 망하게 한 무능한 사장이 차압 들어온 은행직원들한테 집기 살살 다루라
상거래에서 계약서를 작성할 경우 계약을 체결하는 쌍방 가운데 한 쪽은 갑(甲)이 되고, 나머지 한 쪽은 을(乙)이 되는 법이다. 갑과 을은 결코 대등한 관계가 아니다. 갑이 주(主)이고 을은 종(從)이다. 즉 전자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뜻이다. 왜냐? 돈줄을 갑이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갑이 변심하면 을은 ‘고난의 행군’에 나서야 한다. 만약 관(官)이 갑이고 민(民)이 을이면 고난의 행군조차 소용이 없다.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청계 이명박 선생이 갑과 을의 역학관계를 새롭게 뜯어고칠 모양이다. 그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동안 관을 상대하면서 겪었던 설움을 측근 인사들에게 털어놨다는 것이다. 민간인 신분으로 경험한 과거의 설움이 정부조직 개편작업을 밀어붙이는 중요한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국민 위에 고압적으로 군림하기 좋아하는 관료들의 오만방자한 권위주의적 자세를 혁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평생 갑으로만 지내온 공무원들의 못된 습성을 이참에 확실히 고쳐놓지 않으면, 공직사회의 비효율을 영원히 극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의 소산인 셈이다.국민원로는 이와 같은 흐뭇한 희소식을 접하자마자 속담 하나가 느닷없이 머리에 떠
매년 써오던 신년사를 2008년 올해는 쓰지 않기로 작정했다. 금년은 청계 이명박 선생의 집권 첫해를 맞는 해이다. 이게 무슨 신나는 일이라고 신년사까지 보태가며 거창하게 기념하겠는가. 허나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지! 하여, 공식 신년사 대신 이를 갈음하는 글 한 편을 작성하기로 결심했다. 노무현에서 이명박으로의 평화적 정부 이양은 정권이 교체된 것 같기도 하고, 재창출된 같기도 한 뭔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국민에게 안긴다. 사이비 정권교체의 시대조류에 발맞춰 신년사 같기도 하고, 신년사 아닌 것 같기도 한 메시지를 독자 여러분들께 전하는 바이다.2007년은 우리나라의 진보개혁진영에게 참담한 굴욕을 선사했다. 17대 대선에서 국민들에게 철저히 외면당한 탓이다. 개혁을 주장하는 대통합민주신당도, 진보를 부르짖는 민주노동당도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양당은 선거참패의 후유증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한 채 예정된 진로를 항해하는 중이다. 이들이 도착할 항구는 역사의 쓰레기통이라 일컬어지는 곳이다. 입항하는 선박은 있을지언정 출항하는 배는 눈에 띄지 않는. 일단 들어간 다음에는 다시는 빠져나올 수가 없는 까닭에서다.그러면 과연 무엇이 한때 국민의 존경과 지지를
이이제이 전략과 등거리 외교의 차이점은 간단하다. 우리가 실력을 갖췄으면 이이제이고, 우리에게 힘이 없는 까닭에 이리저리 차이는 처지면 등거리 외교다. 국민원로가 구사하는 책략은 후자에 해당한다. 소위 평화민주개혁세력에는 기대할 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신장개업과 마찬가지인 ‘광장’의 세미나서 축사하는 김근태를 보시라. 저토록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인사들과 함께 무슨 일을 꾸미겠는가?해가 바뀌자마자 지상파 공영방송의 운명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할 게 확실시된다. KBS와 MBC의 소유구조에 관한 논쟁으로 대한민국이 시끄러워지는 것이다. 청계 이명박 선생의 의중은 현재 외부적으로 이렇게 알려져 있다. 1공영, 다민영. 즉 KBS 2TV는 완전 공영화하고, 대신에 MBC를 민영화한다는 방침이다.이는 성동격서다. 함성은 동쪽에서 내지만 실제 공격은 서쪽에서 감행하는. 관건은 KBS 2TV다. MBC는 쉽게 민영화하지 못한다. 박근혜가 버티고 있는 탓이다. 문화방송의 주요 대주주인 정수장학회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단히 긴밀한 관계다. MBC를 건드린다는 것 박근혜 진영을 겨냥한 공공연한 선전포고와 진배없다. 박근혜로서는 죽기를 각오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