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자리에서 상대방에게 술을 따르도록 한 발언이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것이 아니라면 `성희롱'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1995년 성희롱의 개념이 법률(여성기본법)에 처음 등장한 이후 성희롱 여부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한 첫 대법원 판결로 향후 성희롱 행위인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지방의 한 초등학교 교감으로 갓 부임한 김모씨는 2002년 9월 교장과 최모씨 등 여교사 3명, 남자 교사 3명과 함께 회식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남 교사 1명이 먼저 교장에게 술을 따른 다음 교장이 여 교사 3명의 소주잔에 맥주를 따랐고 나머지는 소주를 따른 다음 건배를 제의하고 술을 마셨다. 잠시 후 김씨는 여교사들에게 "잔 비우고 교장선생님께 한잔씩 따라드리세요"라고 말했으나 남자 교사들만 술을 권하고 여자 교사들은 별 반응이 없자 "여선생님들 빨리 잔들 비우고 교장선생님께 한잔 따라드리지 않고"라고 재차 말했다. 이에 여교사 2명은 교장에게 술을 권했으나 최씨는 거부의사를 표시하다가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교장으로부터 술을 한잔 더 받은 후 맥주를 따랐다. 최교사는 그러나 교감이 교장에게 술을 따르도록
`보복 폭행'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공판을 앞두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김 회장은 12일 담당 재판부인 형사8단독에 보석 청구서를 제출했고 경호과장 진모씨는 13일 오전 보석 청구서를 제출했다. 김 회장 등은 보석 청구서에서 수사가 종료돼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어졌고, 피해자들과도 합의해 구속의 필요성이 해소됐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보석 청구서를 검토하고 검사의 의견을 들은 뒤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주거제한과 보증금 납부를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으나 "구속영장 발부가 적법했고 계속 구속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는 이유로 기각됐었다. 김 회장에 대한 첫 공판은 1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taejong75@yna.co.kr
살인이나 방화 등의 범죄동기를 공소사실에 포함시켜도 공소장일본주의(公訴狀一本主義)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공소장일본주의란 법관이 어떤 선입관이나 편견을 미리 가지지 않고 재판에 임하게 하기 위해 검사가 공소 제기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기타의 서류나 증거물은 일체 첨부나 제출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일컫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보험금을 타기 위해 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모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안씨는 2003년 10월 딸 명의로 보험을 든 뒤 하루만에 청산염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변호인은 검찰이 사건과 관련없는 안씨 남편과 친구 사망 원인 등을 공소장에 기재해 공소장일본주의나 예단금지 원칙을 위배했다며 상고했었다. 재판부는 "공소장에는 법령이 요구하는 사항만 기재하고 법원의 예단이 생기게 할 사유를 불필요하게 나열하는 것은 옳지 않으나 살인이나 방화 등의 경우 범죄의 직접적 동기 또는 공소사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동기를 공소사실에 기재하는 것은 공소장일본주의 위반이 아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설사 범죄의 직접
유력 대선주자들과 공약을 겨냥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발언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법조계의 의견은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변호사단체인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대표 강훈ㆍ이석연)은 4일 성명서를 내고 "노 대통령의 발언은 단순히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발언이 아니라 특정 정당의 대선 주자들을 낙선시킬 의도로 공개된 장소에서 능동적ㆍ계획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는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 60조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선거운동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한 선거법 85ㆍ86조, 사전선거운동을 금지한 선거법 254조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하창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대통령의 발언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본다.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대해 너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송기춘 전북대 교수도 "포럼 발언에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정도의 발언들이 있는 것 같다. `한나라당 막아야 한다'는 류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특정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 아니었고, 계획적 발언이 아닌 점 등을 들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도
건물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퇴거시에 원상회복키로 한다'고 특약했더라도 계약 종료시 임차인이 통상적인 사용으로 생기는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에 따른 수리비용까지 부담할 필요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경제적 약자에게 불리한 `임차인이 원상회복의무를 부담한다'는 계약 조항을 제한적으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판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건물주인 김씨는 2005년 3월 A학원과 임대보증금 1억5천만원, 월 1천300만원으로 2년간 임대하기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종료시 원래 도면 상태로 `원상회복'해 주기로 특약했다. 그러나 김씨는 A학원으로부터 2005년 6월부터 월 임대료와 2005년 4월 이후 관리비를 지급받지 못하자 건물 관리규약에 따라 전기와 수도 공급을 중단하고 그 해 10월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A학원도 운영을 할 수 없게 되자 건물을 비웠고 김씨는 `원상회복'을 위해 인테리어 시설물 철거와 복구공사 등 3천만원을 들여 공사를 마친 뒤 A학원에게 그 동안 밀린 임대료와 `원상회복' 비용 3천만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이균용 부장판사)는 임대인인 김모씨가 A학원을 상
서울고법 형사3부(심상철 부장판사)는 31일 국내 정보가 담긴 각종 책자 등을 입수해 북측에 전달한 혐의(국가보안법상 간첩 등)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6월 및 추징금 4천468만원이 선고된 화교 정모(68)씨에게 징역 2년 및 추징금 4천359만여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정씨에게 유죄가 인정된 간첩죄를 모두 무죄로 판단하고 간첩미수죄 등을 적용해 1심보다 형량을 낮췄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북한 공작원 조모씨가 북한 공작원이 아니거나 그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나 증인들의 진술 등에 비춰볼 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국가보안법상 회합ㆍ통신과 조씨로부터 받은 공작금에 대해서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정씨가 조씨에게 넘긴 정보통신백서, 국가정보화백서 등 서적을 "국가기밀이 아니다"며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리고 1심이 국가기밀로 본 언론사 연감과 전자공학회지ㆍ논문지 등에 대해서도 "취득하는데 제한이 없고 쉽게 구할 수 있는 만큼 국가기밀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정씨가 조씨에게 넘기려다 미수에 그친 전자해독이나 심해전지 등은 "선박에 사용되는 것으로 미수에 그쳤지만 기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다"며 유죄를
폭우가 내릴 때 침수된 도로를 걷다가 가로등에 감전됐다면 지자체가 집중호우 관리 부실로 85%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에 집중호우가 내렸던 2001년 7월 이모씨는 서초구의 한 도로변을 걷다가 가로등 누전으로 감전사고를 당해 좌안 황반변성(망막 중심부 상해) 증상이 생기자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민사16부(이인복 부장판사)는 이씨가 서울시와 서초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자료 등 58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가로등이 누전상태에 있었는데도 누전을 자동적으로 차단할 시설이 돼 있지 않고, 집중호우로 도로가 130cm 높이까지 침수돼 감전사고의 위험이 높았는데도 도로를 차단하는 등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등 가로등 관리상의 하자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도로는 서울시 소유의 도로로서 조례에 따라 도로 부속물인 가로등의 유지와 관리업무를 서초구에 위임했지만 서울시의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원고도 도로를 우회하는 등 안전조치를 강구한 잘못이 있는 만큼 피고들의 책임을 85%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30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재용씨는 2000년 12월 외조부로부터 액면가 167억여원(시가 141억원) 상당의 국민주택채권을 받고도 증여재산을 은닉해 74억3800만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특가법상 조세포탈)로 기소됐다. 항소심은 일부는 아버지로부터, 일부는 외조부로부터 받은 사실을 인정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60억원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외조부로부터 받았다고 판단한 시가 54억여원 상당 채권의 증여자가 불분명하다며 무죄 취지로 판결을 파기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송영천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자 결심공판에서 재용씨는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앞으로 성실히 모범적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변호인도 "대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된 아버지로부터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다투지 않겠다"며 "다만 이미 증여세 및 가산세 80억여원까지 다 낸 만큼 선처해 달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논고를 통해 "증여제도의 특성을 고려해 형량을 내려달라"고 짧게 언급한 뒤 이례적으로 구형을 하지는 않았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15일 오전 9시50분에 열린다.
서울고법은 29일 에버랜드 전ㆍ현직 사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재판내내 쟁점이 됐던 비상장 주식의 가치 및 회사에 끼친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이는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이 에버랜드의 적정주가에 비하여 현저하게 저가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에버랜드 주식 시가를 인정할 만한 구체적 사례나 적정한 주가의 평가방법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1심 판결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다. 삼성측은 당시 100억원의 자금 조달이 필요했고 80여만주였던 주식수를 200만주로 늘리기로 했기 때문에 100억원을 120여만주로 나눠 1주당 전환가격을 7천700원으로 산정했다. 삼성측은 또 회계법인에 의뢰해 미래현금흐름할인법(잉여 현금흐름을 적절히 할인한 평가방법)을 적용, 에버랜드의 적정 주가를 평가한 결과 추정치 기준 5천446원, 실적치 기준 1만412원으로 보고 1주당 7천700원은 적정한 수준이라고 강조해 왔다. 이에 반해 검찰은 에버랜드 1주당 가격이 최소한 8만5천원을 웃돈다고 주장해 왔다. 1993년 7월 한솔제지가 에버랜드 주식을 ㈜한국오미야 등에 8만5천원 이상에 매각했고 제일제당이 재무제표상 에버랜드 1주당 가격을 최소 12
군대에서 극한 훈련 도중 뱀을 생식했던 공수부대원이 24년이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나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게 됐다. 1973년 육군에 입대한 이모(52)씨는 이듬해인 1974년부터 특수전사령부에 배속돼 한계상황을 가정한 혹독한 훈련을 받았고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야생 뱀을 날로 먹었다. 1979년 8월 군생활을 마칠 때는 별 다른 이상이 없었던 이씨는 2003년 9월 갑자기 복부와 대퇴부에 심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배와 오른쪽 대퇴부 피하조직이 스파르가눔병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스파르가눔병은 오염된 민물에 존재하는 알에서 깨어난 스파르가눔을 물벼룩이 잡아먹고 이를 다시 뱀이나 개구리 등이 먹은 다음 사람이 생식했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군 훈련중 뱀을 날로 먹은 것 때문에 병에 걸렸다며 2005년 서울지방보훈청을 상대로 국가유공자로 등록해줄 것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스파르가눔증과 직무수행과의 인정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으나 서울고법 특별3부(김수형 부장판사)는 "이씨 질병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뱀을 생식한 행위에 기인해 발생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원고
부모 중 한쪽 사망으로 다른 한쪽(배우자)이 갖게 되는 상속재산에 대한 세금 공제 경정(更正) 청구는 최장 1년6개월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경정청구제도는 세금이 과다신고돼 납부한뒤 이를 시정하거나 후에 발생한 사유로 과세표준 등에 변동이 생긴 경우 그런 사정을 반영해 다시 세금을 부과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이승영 부장판사)는 최모씨가 "상속세 2억9천여만원을 환급해 달라"며 성동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상속세부과처분 경정 청구 소송에서 "피고의 상속세 부과는 적법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최씨는 2004년 5월7일 부친이 사망하자 부친 소유 지상 3층 건물을 동생들 몰래 자신의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그러나 뒤늦게 이를 알게 된 동생들은 최씨를 상대로 상속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소송(상속회복의 소송)을 냈다. 최씨는 2005년 5월30일 어머니에게 10억원을 지급키로 화해한 뒤 `판결 이후 6개월 전에 경정 청구를 해야 한다'는 상속세법 시행령에 따라 11월29일 10억원을 배우자 상속 공제액으로 경정청구를 했으나 세무서는 "기한이 지났다"며 거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속세법
기업체에 세무상 특혜를 주고 수천만 원의 `뇌물잔치'를 벌인 국세청 공무원들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민병훈 부장판사)는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윈앤윈21' 대표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9천5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으로 구속기소된 대구지방국세청 소속 이모씨에게 징역 6년에 추징금 9천50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 국세청 직원 홍모(수감중)씨에 대해서는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500만원을, 서울 모 세무서 소속 류모씨와 국세청 본청 소속 이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2년6월과 징역 1년3월, 각 2천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한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세무공무원으로서 직무의 청렴성이나 도덕성을 유지하면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조사 대상 업체로부터 뇌물을 수수해 국가세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납세자들의 신뢰를 깨뜨렸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들 4명에게 뇌물을 건넨 윈앤윈21 대표 강모씨에 대해서는 "거액의 뇌물공여로 국가세정의 투명성과 공직사회의 청렴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
경찰관에게 묵시적으로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가 외면당해 피해를 봤다면 국가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김모(여)씨는 2002년 8월 헬스클럽에서 알게 된 이모씨와 사귀어 왔으나 이씨가 이혼 경력이 있고 부양할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결혼 제의를 거절했다. 이후 이씨는 자신과 결혼해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씨를 수차례에 걸쳐 때리고 협박, 감금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2004년 4월에는 몰래 혼인신고를 마치기도 했다. 이씨는 그 해 9월 김씨 집 앞에서 자신이 타고 온 차 위에 올라가 공기총을 들고 "만나주지 않으면 분신하겠다"며 난동을 부리다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입건되지는 않았다. 참다못한 김씨는 부모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그간의 이씨 행태를 설명하며 "더 이상 행패 부리지 못하도록 구속해 달라"며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나 경찰관은 김씨가 이씨와 사귀는 동안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단순히 남녀 간의 애정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 해 10월 김씨는 집앞까지 찾아 온 이씨를 어쩔 수 없이 만났으나 "아이를 지웠다"는 말에 격분한 이씨에게 흉기로 수십차례 찔려 살해됐다. 이에 김씨 부모는 경찰이 신변보호
학계와 법조계는 22일 국정홍보처가 발표한 기자실 통폐합 및 공무원의 접근 제한을 골자로 한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대해 위헌적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취재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대 교수는 "헌법 21조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 주요 내용에 언론기관의 취재의 자유가 있는데 기자실을 통폐합해서 취재활동을 축소시키고 공무원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취재 자유를 과잉하게 제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국정홍보처의 조치는 국정 감시와 올바른 여론형성이라는 언론기관의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할 소지가 있으며 가공되고 걸러진 정보만 국민에게 접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의 이석연 대표 변호사는 "기자실이라는 공간은 특정 정권이나 특정 기관의 소유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의 알권리를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정부의 조치는 위헌적"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자의적으로 기자실을 폐쇄하는 것은 보도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일로 세
서울고법 민사21부(이동명 부장판사)는 이철우 전 국회의원과 열린우리당이 국회 등에서 자신을 과거 북한 노동당원이었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피고의 국회 발언은 열린우리당이 상정한 국가보안법 폐지 안건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원고 이철우에게 국보법 폐지 주장의 진의를 밝히는 한편, 원고가 국보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해명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국회의원의 국회내 `직무상 발언'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을 가리켜 `간첩'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대해서는 "`간첩'이라는 표현 자체가 적절하지는 않다 할지라도 원고 이철우의 정치적 이념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불과하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시 주 의원이 `열린우리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인가'라는 성명서를 낸 것에 대해서도 "국보법 폐지안건과 관련한 열린우리당의 기본입장을 비판하면서 그 의견을 비유적,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열린우리당을 모욕ㆍ비방한 것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