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그룹 중 하나인 `민생정치모임'의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중단을 요구하며 26일 오후부터 국회 본청 출입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천 의원은 성명서에서 "한미 FTA는 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중대한 사안으로 반드시 여론을 수렴하고 충분한 준비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밝혀진 협상내용을 종합해볼 때 `잘해도 손해이고 못하면 더 큰 손해'로 끝날 것이 너무도 분명하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이어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 결과를 따져본 뒤 더 철저한 준비와 국민적 공감대를 거쳐 차기정부에서 추진하는 것만이 국익과 민생을 지키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2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한덕수(韓悳洙) 총리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사실상 `한미FTA' 청문회가 될 전망이다. 청문회 일정이 FTA 협상타결 예상시점(30일)과 맞물린데다 한 지명자가 대통령 직속 `한미 FTA체결지원위원장'이라는 공식 지위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 FTA 논란이 다른 이슈들을 집어삼키며 청문회의 한복판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렇찮아도 FTA 비준 여부를 놓고 찬반양론으로 첨예하게 갈라선 각 정파들은 청문회를 무대로 제각기 목소리를 높이며 치열한 난타전을 주고 받을 것이란 예상이다. 청문회는 정치권내의 FTA 찬반구도를 중심으로 대립전선이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원칙적 찬성기조 속에서 미흡한 점을 추궁하는 온건한 스탠스를 취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통합신당모임, 민주당, 민주노동당은 협상반대 또는 연기론을 제기하며 선명한 대립의 날을 세워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의 대립은 당장 청문회에 대한 접근태도에서 부터 확연히 드러난다. 한나라당과 우리당은 "청문회와 FTA는 별개"라며 인준절차를 정상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내에서는 이번 청문회를 FTA 검증의 장으로 삼겠다며 인준과
손학규(孫鶴圭) 전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놓고 환영 일색이던 범여권 기류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개혁 코드'로 분류되는 대선주자군을 중심으로 "함께 하기 어려운 대상 아니냐"는 노골적 비토 기류가 조성되기 시작했고, 열린우리당과 탈당그룹 내부에서도 섣부른 `러브콜'보다는 `안전거리'를 확보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먼저 탈당그룹 `민생정치모임'을 이끄는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직격탄을 날렸다. 개혁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는 천 의원은 21일 저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 "손 전지사가 우리쪽 후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되어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나 "손 전지사가 창당과정에서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고 경선에 참여한다면 내 힘으로 막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반(反) FTA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는 김근태(金槿泰) 의원도 가세했다. 김 의원은 전날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 "손 전지사와 나는 중요한 역사적 고비에서 선택을 달리했다"며 "손 전 지사는 민자당에 참여했고, 나는 정통야당인 민주당에 참여했다"고 손 전지사와는 `뿌리'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역사적
열린우리당 내부가 다시 술렁이고 있다.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을 계기로 제 3지대에서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을 추동하려는 `원심력'이 강하게 작동하면서 대오가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손 전 지사측에 의원 20명이 합류할 것이란 설도 한동안 억눌려 있던 추가 탈당 흐름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0일 `보따리 장수론'을 꺼내들고 손 전지사를 공격한 것이 당내 정서적 반발을 촉발하면서 우리당 내부의 불안정한 기류가 증폭되는 양상이다. 먼저 손 전 지사와의 교감설이 돌고 있는 `전진 코리아'에 깊숙이 관여해온 김부겸(金富謙) 의원의 발언이 예사롭지 않다. 미국 워싱턴에 체류중인 김 의원은 21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 우리당 탈당 가능성에 대해 "단정짓지 말아달라"면서도 "일이 되도록 한다면 어려운 결정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의 `제 3지대 통합론'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일정한 요건이 충족된다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분위기는 비단 김 의원 뿐만 아니라 손 전 지사에 우호적 성향을 보이는 우리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0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孫鶴圭) 전 지사를 비판한 사실이 전해지자 범여권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손 전 지사의 '제3지대' 이동을 계기로 지지부진한 범여권 통합신당 작업의 불씨를 살려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마당에 노 대통령이 찬물을 끼얹었다며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노 대통령이 우리당을 탈당했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의도대로 범여권의 판짜기를 주도해 나가겠다는 정치적 개입의도를 드러냈다며 비판론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당은 일단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정치적 판단과 소신에 기초한 `원론적 발언'이라고 해석하면서도 "적절치 못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재성(崔宰誠)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내용의 시시비비를 떠나 생경한 느낌이 든다"며 "대통령의 탈당이 정치로부터 거리를 두고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왔는 데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영식(吳泳食) 전략기획위원장은 "대통령 발언에 대해 당이 이러니 저러니 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대통령이 본인의 판단과 생각을 너무 단정적으로 얘기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날 당내 곳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zjin@yna.co.kr/2007-03-20 10:37:45/ 범여권의 각 정파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孫鶴圭) 전지사를 향해 이런 저런 `훈수'를 쏟아내고 있다. 손 전지사의 제3지대 이동이 지지부진한 범여권 통합작업에 활력을 주는 모멘텀이 될 것이란 공통된 평가 속에서도 각자의 정치적 이해와 통합의 밑그림에 따라 `주문'의 내용은 각양각색이다. 여기에는 범여권 후보적합도 수위를 달리는 손 전지사를 어떤 식으로든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절박한 상황인식과 특정주자를 겨냥해 판을 만들어가는 듯한 모양새는 피해야 한다는 당위론이 뒤엉켜있는 측면이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특히 각 정파는 손 전지사의 탈당으로 자신들의 통합작업이 유리해졌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주고 받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먼저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당분간 범여권과 거리를 두면서 독자세력화한 뒤 추후 통합신당에 합류하는 `제3지대 위치론'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 전략기획통인 민병두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손 전지사는 결
국민중심당 신국환(辛國煥) 공동대표가 19일 열린우리당을 집단 탈당한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신당모임'의 공식 회의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합신당모임 전원회의에 참석, 범여권 통합신당의 지향점과 정책추진 과제들에 대한 주제발표를 했다. 신 대표는 이 자리에서 "통합신당의 외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신당이 추진할 정책적 방향성에 대한 콘텐츠를 공유하는 게 우선"이라며 "공동의 의식을 갖고 통합신당을 중도개혁적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이어 "중도개혁적 신당을 만들려면 사회현상에 대한 진정한 통찰력,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포용력과 의사소통 능력, 정책적 내용을 강하게 추진할 힘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통합신당모임이 향후 신당창당에 필요한 정치권 안팎의 세력을 결집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신 대표의 통합신당모임 회의 참석을 두고 `통합 교섭단체' 또는 `원탁회의' 구성과 관련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통합교섭단체를 만들려면 특정 개인 뿐만 아니라 정치권은 물론 외부의 여러 세력이 함께 들어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대응 문제를 놓고 범여권이 재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통합의 밑그림과 방법론을 놓고 `사분오열'된 범여권이 이번에는 대형 국가적 어젠다인 한미 FTA를 둘러싸고 다시금 갈라지는 양상이다. 특히 FTA 문제는 단순 경제정책적 차원을 넘어 각계각층의 이해갈등과 이념적 논쟁이 첨예하게 맞붙어 있는 이슈라는 점에서 각 정파의 입장차가 범여권 `헤쳐모여'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범여권내 FTA 논란의 기본 대립축은 우리당과 대선주자군이다. 정세균(丁世均) 의장이 이끄는 우리당은 FTA 추진을 지지하고 있고,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전의장 등은 협상 중단 또는 반대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시야를 탈당그룹 쪽으로 넓히면 구도가 더욱 미묘해진다. 먼저 중도성향이 강한 김한길.강봉균(康奉均) 의원 주도의 `통합신당모임'은 외견상 신중론이지만 FTA를 지지하는 성향의 의원들이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다. 반면 천정배(千正培) 의원이 이끄는 `민생정치모임'은 어느 정파보다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탈당그룹 내부에도 균열점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FTA 논란의 전개양상에 따라서는 당 잔류와
강연하는 정동영 전 의장(천안=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18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성환읍 문예회관에서 열린 충남 평화.부국포럼 창립총회에서 '평화는 돈이다'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kjunho@yna.co.kr/2007-03-18 16:30:53/측근 "결심 섰을 것"..시기 저울질 관측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탈당 카드'를 놓고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전의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대통합 신당추진이 갈수록 지지부진해지는 현 상황을 마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이 고민의 일차적 출발점인 듯하다. 당 지도부가 고군분투 중이지만 특단의 돌파구 없이 이대로는 신당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상황판단이 깔려있다. 이에 따라 비록 창당의 주역이고 전직의장까지 지낸 입장이지만 신당추진의 기폭제를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된다면 탈당이라는 `극약처방'도 검토해봐야할 시점에 당도했다는게 정 전의장의 의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전의장의 한 측근은 18일 "책임감이 무거운 만큼 움직임도 무거울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여기에는 정 전의장 본인의 대선행보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부동산세가 대선정국의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종부세가 부동산 부유층이라는 특정소수를 겨냥한 세금이지만 과세시점의 미묘함과 과세대상의 사회적 영향력 그리고 `세금논쟁'의 뇌관이란 성격이 복잡하게 맞물려 대선 흐름에 영향을 미칠 무시못할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과세시점이 12월1일이라는 점에 정치권은 주목한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과세이지만 투표일(12월19일)을 보름여 앞두고 `무거운 세금고지서'가 날아드는 셈이어서 과세대상자들과 그 주변의 정치적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과세대상이 예상 밖의 규모로 불어났다. 공시지가 상승과 과표적용률 상향조정으로 인해 지난해 전체 가구의 1.3%(34만1천가구)에 머물렀던 과세대상이 올해 2.1%(50만5천가구)로 16만4천 가구 증가했다. 가족까지 계산에 넣으면 약 150만∼200만명이 종부세 과세의 직접적 영향권이다. 물론 절대규모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이들이 `힘있는 소수'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회적 여론형성의 주요 축을 이루는 오피니언 그룹이 대부분이어서 종부세는 자연스럽게 대선쟁점화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더욱이 올해 대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의장이 대선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2.14 전당대회로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한달간 장고와 잠행을 거듭해온 김 전의장이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정국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적극 표명하고 나선 것. 물론 김 전의장이 정식으로 대권도전을 선언한 자리는 아니지만 대선정국의 향방을 좌우할 굵직한 현안에 대해 자신만의 선명한 목소리를 내고 현 정부와의 차별화된 태도를 취함으로써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전의장이 가장 먼저 `색깔'을 드러낸 이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다. 현재 진행중인 협상이 국익에 반한다며 협상 자체를 아예 차기 정부로 넘기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가 과거 김영삼(金泳三) 정부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했던 것처럼 낡은 방식으로 국민을 협박하고 있고 오만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정부에 체결과 비준 동의를 넘겨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나아가 "OECD 가입을 통해 IMF 사태가 초래된 것처럼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의 오리무중 상태에서 잘못된 논쟁 구조가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현 기조대로 미국이 정한 시한인 3월말까지
열린우리당이 또다시 뒤숭숭해지고 있다. 15일로 2.14 전당대회를 치른 지 한달이 됐지만 "도대체 달라진 게 뭐냐"는 회의론이 퍼지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추가 탈당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15 거사설'이 나돈 것은 오래전부터다. 전대 직후부터 탈당그룹을 중심으로 "한달 후면 우르르 쏟아져나올 것"이라는 설이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물론 현재로서는 현실화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물밑으로는 탈당을 예비하는 듯한 움직임들이 속속 감지되고 있다. 당장 초선의원 6명이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해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물론 이날 회견은 통합신당의 적극적 추진을 `독려'하는 성격이 강하고 서명 규모가 당초 예상(13명)을 크게 밑돌아 `용두사미'라는 지적이 있지만 안팎의 흐름으로는 추가 탈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회견을 주도한 문학진(文學振) 정봉주(鄭鳳株) 의원 등은 그간 통합신당모임과 민생정치모임 등 탈당그룹과 상당한 `교감'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점이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우리당과 탈당그룹내 초선의원들을 묶어 통합신당의 흐름에 속도를 내도록 하는 `초선연대'를 구상 중이라는
"한줄기 빛이 보이네." 어둡기만 하던 범여권의 표정이 모처럼 밝아지고 있다. 여전한 바닥 지지도 속에서 반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해 답답해 하는 형국이지만 최근 대외환경의 급변하는 흐름 속에서 "게임은 끝나봐야 안다"며 다시 구두끈을 조이는 듯한 분위기가 움트고 있다. 무엇보다도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의 해빙무드가 범여권에 `단비'가 되고 있는 듯하다. 북.미간 화해 움직임이 뚜렷해지는데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범여권이 견지해온 대북 포용기조의 `효용성'이 입증됐다는 안팎의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특히 대형 이슈가 부각돼있지 않은 현 대선정국을 평화개혁세력 대 수구냉전세력의 대결구도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 범여권은 주목하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대북 화해국면이 조성되면서 범여권이 대북정책에서 다시금 확고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며 "이는 대선정국의 흐름에 큰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 내부의 미묘한 `흔들림'도 범여권에 기대감을 안겨주는 대목이다. 최근 경선 룰을 둘러싼 한나라당 `빅2간'의 갈등양상은 한나라당 전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하고 지지세력의 분열을 초래하면서 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하던 4.25 재보선 연합공천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조짐이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차남 홍업(弘業)씨가 조만간 전남 무안.신안에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그 계기다. 열린우리당, 통합신당모임,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 반(反) 한나라당 전선의 제정파가 재.보선이 치러지는 세곳 모두에서 무소속 후보를 내놓고 선거연합을 꾀하는 시나리오가 대두되고 있는 것. 먼저 우리당에서 신호음이 울리고 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4.25 재.보선에서 합의에 따라 후보를 무소속으로 내고 모든 정파가 지원하는 방향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오영식(吳泳食) 전략기획위원장도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당만의 선거로만 보지 않고 대통합에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선거연합 등 다각적인 방향을 검토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우리당은 이날 오전 통합추진위원회의에서 선거연합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한다. 선거연합의 파트너인 민주당과 탈당그룹인 통합신당모임도 선거연합을 통한 `전략적 공조'를 꾀하자는 데에는 원칙적 공감을 표하고 있다. 범여권의 이런 기류에는
`신당 고지'를 선점하려는 범여권 제정파들의 수읽기가 치열하다. 각 세력이 기득권 없이 대등하게 합치자는 큰 틀의 밑그림은 동일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과 경로를 놓고는 각 정파의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신당 주도권을 거머쥐려는 각 정파간 경쟁의 막이 오르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제3지대론'이 유력한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제3지대로 나가 신당을 만들면 제 정파가 이에 합류하는 단계적 통합론이다. 현 열린우리당과의 직접적 통합에 부정적인 정파들을 끌어들이려면 당 외부에 신당의 `모체'를 만들어 통합을 추진하는게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당 일부의원들의 `선도탈당' 또는 `기획탈당'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당 임종석(任鍾晳) 김부겸(金富謙) 정장선(鄭長善) 의원 등 재선그룹 일부가 이날 오전 민주당 김효석(金孝錫) 이낙연(李洛淵) 의원 등과 회동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한 재선의원은 "외부에 신당의 `그루터기'를 만들자는데에는 민주당과 큰 틀의 공감대가 형성돼있다"며 "내주초까지 밑그림을 그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협상의 파트너인 민주당은 우리당이 주도하는 형식의 제3지대론에는 선뜻 호응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