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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질주' 폭주족의 세계

10대땐 오토바이 성인되면 승용차로 `카폭'
행동수칙 만들고 경찰추적 막는 `뒷커버'도 운용

"폭주를 하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져요. 빽차(경찰차)가 뒤에서 따라오면 스릴 넘치죠"

휴일 밤마다 도심을 질주하며 심야의 `무법자'로 악명을 떨쳐 온 폭주족들이 대거 경찰에 적발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세계가 낱낱이 공개됐다.

13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폭주족들의 모임이 결성되는 주요 창구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관련 카페들이다.

폭주족들은 `강남연합 최강폭주', `월미도 폭주카페' 등 자신이 사는 지역을 대표하는 카페에 가입해 주말이나 공휴일 심야 시간대에 카페별 모임을 갖는다.

강남연합 등 최근 경찰에 적발된 서울과 수도권 일대의 19개 폭주족 카페만 따져봐도 회원 수가 모두 12만4천659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방대하다.

다음과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 이런 카페가 우후죽순처럼 퍼져 있으며 다음 1곳만 해도 폭주족 카페가 160여개나 개설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질주하는 10대 청소년 폭주족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20~30대 성인 폭주족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어렸을 때 오토바이를 몰다 20대 이후 승용차나 견인차, 구급차 등 큰 차량으로 종류를 바꾼 성인 폭주족은 일명 `카폭'이라고 불린다.

수도권 일대 폭주족들의 주요 집결지는 여의도 한강 둔치와 자양동 뚝섬유원지, 삼성동 코엑스 등이다.

이들은 `리더'(폭주대열 지휘), `칼받이'(교차로 등에서 일반 차량을 가로막는 임무), `뒷커버'(경찰 차량의 추적을 막는 임무) 등으로 각자 역할을 나누고 리더의 야광봉 신호에 따라 진로와 속도 등을 조절해 거리를 질주한다.

여의도와 뚝섬 등에서 따로 출발한 여러 폭주족 모임이 한 자리에 뭉치는 장소는 종로와 광화문 일대.

각 조직의 리더가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도심에서 모인 뒤 폭주족 연합을 구성해 내부순환로, 강변북로, 강남 일대 등을 휘젓고 다닌다.

이들은 폭주 도중 중앙선 침범, 신호위반, 역주행을 하는 것은 물론 드리프트 등 곡예운전을 보여주기 위해 중간중간 전 차로를 가로막는 일도 예사로 저지른다고 경찰은 전했다.

폭주족들은 `리더를 추월하지 마라', `카폭(승용차)은 1차선으로 다닌다', `폭주시 심심하면 112에 신고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행동수칙까지 만들어 조직적인 활동을 펼쳤다.

또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모임 장소 게재를 금지하고 순찰차가 따라오면 다른 경찰서 관할 지역으로 넘어가는 등 주도 면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폭주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로를 질주하는 스피드의 매력이 마약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번에 불구속 입건된 폭주족 카페 회원 A(19.여)양은 "트럭과 부딪혀 3일 동안 혼수상태였던 적도 있었지만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폭주를 뛰러 나갔다. 하지 말라고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진다"고 털어놨다.

경찰에 따르면 폭주족에 대한 112신고는 지난해 1년 동안 모두 1만2천928건이나 접수됐다.


(서울=연합뉴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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