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자 주요 외국 언론도 서울 발로 관련 기사들을 타전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외신들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의 독무대로 진행됐던 한국의 대선 판도가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으로 술렁대는 상황인 것으로 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의 AFP 통신은 이 전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이에 따라 42일 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선에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보수층 유권자 선택의 다변화를 부를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은 한나라당 이 후보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는 게 AFP의 분석이다.
AFP는 이 전 총재에 대해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패배했고, 북한 정권에 대해 다른 후보들보다 강경한 노선을 선호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의 AP 통신은 이 전 총재의 출마로 보수성향 표심이 나눠질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좌파정권의 집권연장을 돕는 행위'라는 한국 내 비판론을 전했다.
AP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보수층의 불만이 제3의 후보의 등장을 불렀다"는 중앙대 장훈 교수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이 전 총재가 북한 정권에 대해 훨씬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고 밝혔다.
영국의 로이터 통신도 이 전 총재의 출마가 이명박 후보의 대권 레이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총재의 당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지금껏 쉽게 당선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명박 후보에게 줄 파괴력은 적지 않다는 것.
특히 로이터 통신은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의 송환 문제를 거론하면서 "여러가지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이명박 후보의 대선 캠페인이 시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로이터 통신은 이명박 후보가 경선 라이벌이었던 박근혜(朴槿惠) 전 총재의 지원을 받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상황도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전 총재가 20.8%의 지지율로 38.5%의 이명박 후보를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한 뒤 한나라당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블룸버그 통신은 "국민은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정권교체 자체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이 전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LAT) 이 전 총재가 이명박 후보를 따라잡을 충분한 시간이 있는지 여부는 의문이지만, 제2의 보수세력 등장은 대선 판도를 뒤흔들 여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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