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과 민주당이 합당의 결의한 뒤, 민주당과 이인제 후보 측은 여유있는 행보를 하는 반면, 신당은 자중지란에 빠졌다.
이인제 후보는 합당 결의 직후, 광주에 내려가 “"아름다우면서도 치열한 대결을 통해 한나라당을 눌러 이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단일 후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인제 후보 측이 자신감일 보이는 데에는 8석짜리 초미니 정당, 지지율 1%대라는 최악의 조건에서, 140석의 거대여당과 동등 지분의 합당을 이끌어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인제 후보 측은 이에 더해, “이 후보와 민주당은 정 후보와 신당으로부터 항복문서를 받은 바와 진배가 없다"며 "당명과 중도노선의 복귀를 받아들이고 지난 5년간의 실정 책임에 대한 시인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어 "이제부터 후보단일화 과정은 신당과 정 후보의 실정과 잘못된 통합의 책임에 대한 심판의 과정이 될 것"이라고 앞으로 열흘 가량 남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의 대공세를 예고했다.
반면, 신당 측은 갑작스런 합당 선언에 사분오열하는 분위기이다. 유기홍 의원은 “어떻게 140석 정당과 8석 정당이 5:5로 통합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대혼란에 빠질 것 같다”며 당황하는 모색이 역력했다.
부산에 지역구가 있는 조경태 의원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입장이 서지 않는다"고 했고 경북 출신인 박찬석 의원은 "내가 논평할 입장이 아니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입을 닫았다.
이광재, 백원우 의원 등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비서관 출신 의원들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친노세력의 좌장격인 이해찬 의원 역시 연락이 되지 않았다.
또한, 신당 내 시민사회세력인 양길승 김상희 최고위원, 정대화 전 대표비서실장 등 대통합민주신당 중앙위원 30여명이 12일 민주당과 신당간의 합당선언과 관련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배표한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과의 통합논의는 원칙과 내용, 절차 등 모든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어 동의할 수 없다"며 "통합논의를 전면 백지화한 뒤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정책적 문제를 거론하며, "민주당의 중도개혁주의는 한나라당의 정책과 구별되지 않는 출총제 완화, 금산분리 완화, 3불정책 비판 등 민주개혁세력의 그간의 성과를 전면 부정하는 내용이고, 1대1 합당 및 총선 후 전당대회 개최는 정도를 상실한 야합적 내용"이라며 "합당이라는 당의 중대한 의사결정도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심도있게 검토되거나 중앙위원회를 통해서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등 필수불가결한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시간에 쫓겨 형식적으로 처리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민주당과 신당의 합당이 초고속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140여석의 거대여당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느낌이다. 안 그래도 정동영 후보의 당선 이후, 친노세력이 소외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반노세력인 민주당이 50%의 지분을 갖고 들어왔기 때문에 친노세력의 위기감은 점점 더 증폭될 전망이다.
이인제 후보 측은 “바로 이러한 신당의 역학구도 때문에,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자신했다. 민주당 세력이 똘똘 뭉쳐, 민주당 후보를 지원할 반면, 신당은 친노세력부터 사분오열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민주당과 이인제 후보의 승부수에 신당세력이 분열되며,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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