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조선 사장을 지낸 대표적 보수논객 조갑제씨가 23일 "대한민국은 '죽은 기자의 사회'인가?" 제하 칼럼을 통해 조선·중앙·동아 보수언론에 대해 '親李매체'라고 규정하면서 이들 언론의 축소·왜곡·은폐 보도행태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섬으로써, 'BBK 주가조작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이명박 vs 김경준 '진실게임'이 언론계 내부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이 나타내고 있다.
조갑제씨는 이명박 후보로부터 직접 건네받았다며 'BBK 명함'을 공개한 이장춘 전 대사의 칼럼내용인 "이명박 후보의 거짓말에 한나라당, 보수언론 및 일부 애국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따라가는 바람에 이들 모두가 대국민 집단사기극의 공범이 되어버렸다"를 인용하면서 "이명박 후보가 책임져야 할 일을 보수층 전체가 떠안게 만들지도 모르는 것이 일부 신문들의 무작정 이명박 감싸기이다. '이명박=한나라당=보수언론=보수층=부패와 거짓말'이란 등식을 만들려는가?"며 보수언론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언론의 正道를 벗어난 일방적인 이회창 때리기와 일방적인 이명박 감싸기는 '과도한 저항의식과 과도한 굴종의식의 공존'을 특징으로 하는 후진적 인간심리를 반영한다"고 지적하면서 "一流국가의 필수적 조건은 一流언론의 존재이다. 대한민국의 어린 민주주의는 '죽은 기자의 사회'에선 성장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하에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의 칼럼 내용 전문을 게재한다.
대한민국은 '죽은 記者의 사회'인가?
어제 李長春 대사는 "이명박 후보가 정직하게 진실을 고백하라"는 인터넷 기고문을 통해서 보수언론을 비판했다.
<특히 이명박 후보의 거짓말에 한나라당·보수언론·일부 애국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따라가는 바람에 對국민사기극의 집단공범이 되어버렸다. 이명박 후보가 거짓말쟁이로 확인되면 한국 주류세력 전체가 그 오물을 뒤집어쓰고 절대다수 국민이 갈망하는 친북정권 종식도 어렵게 될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대한민국 헌법 수호세력을 거짓말의 동반자살로 몰고가지 말고 즉시 진실을 고백하라. 나는 李 후보가 건망증이 있다면 그 기억을 되살려 줄 증거를 제시할 용의가 있다. 진실은 신념보다 중요하다>
그가 말한 '진실은 신념보다 중요하다'는, 전체주의를 고발한 소설 '1984년'의 저자 조지 오웰이 쓴 말이기도 하다. 모든 지식인들이 그렇지만 특히 기자는 사실을 따라가야지 신념이나 취향을 따라가선 안된다. 자신이 쓰고 싶은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읽고싶어하는 기사를 써야 한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신념이고 이명박 후보가 BBK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신념을 위해서 사실을 축소, 은폐, 왜곡하는 기자나 논설위원, 또는 경영자는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보수언론은 年前의 황우석 사기사건 때 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MBC가 親與매체라고 그렇게 했는지, 또는 변태적 애국심이 지나쳐서 그랬는지 특종한 MBC를 비판하고 잘못한 황우석씨를 비호했다.
검찰이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수요자임을 확인한다면 親李매체의 기자들은 그런 李씨와 운명을 같이 할 각오가 되었는가? 보수언론이 이명박 후보를 일방적으로 감싸는 것은 보수층, 즉 대한민국 헌법 수호세력을 위해서도 毒이다. 보수는 정직성을 잃을 때 꼴통이 된다. 이명박 후보가 책임져야 할 일을 보수층 전체가 떠안게 만들지도 모르는 것이 일부 신문들의 무작정 이명박 감싸기이다. '이명박=한나라당=보수언론=보수층=부패와 거짓말'이란 등식을 만들려는가?
이 언론들은 그 직전엔 李會昌 때리기에 앞장 섰었다. 언론의 正道를 벗어난 일방적인 이회창 때리기와 일방적인 이명박 감싸기는 '과도한 저항의식과 과도한 굴종의식의 공존'을 특징으로 하는 후진적 인간심리를 반영한다. 一流언론의 품격인 균형감각과 관용은 신념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할 때 생긴다. 이것이 中庸이고 實事求是(사실과 현실에 기초하여 올바른 길을 모색한다)의 정신이다.
一流국가의 필수적 조건은 一流언론의 존재이다. 대한민국의 어린 민주주의는 '죽은 기자의 사회'에선 성장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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