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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묻지마식 대선 후보 지지선언

李 후보 지지한 연예인들의 풀리지 않은 의문들


연예인들의 지지 선언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일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이 전부 '무혐의' 처리되면서 뒤늦게 그를 지지하고 나선 연예인들이 대거 등장해 비난을 사고 있다.

검찰이 결국 이 후보의 손을 들어준 것은 5일 오전. BBK 주가조작과 BBK 실소유주, 주식회사 다스의 차명보유 등의 의혹을 받고 있던 이 후보는 검찰이 "일체의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려 갖갖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곧바로 다음날, 몇몇의 연예인들을 제외하고는 이번 대선에서 잠잠하기만 했던 연예계가 기다렸다는 듯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들이 나타나는 등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 상에서는 "속 보이는 짓"이라며 "유력한 후보에게 줄 서기 들어간 것이냐"라는 의견으로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으로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신세대 스타들까지 이 후보를 지지선언하는 자리에 나타나 그들을 신뢰했던 팬들이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먼저 한국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가 선언문을 낭독하고 뜻을 함께 한 대중문화인 명단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연기자, 가수, 개그맨, 성우 등 유명인 39명이다.

39명에는 복지회의 이경호 이사장을 비롯해 김건모, 김민종, 김보성, 김선아, 김원희, 김유미, 김응석, 김재원, 김정은, 박상규(가수), 박선영, 박진희, 배한성, 변우민, 성현아, 소유진, 신동엽, 안재욱, 안지환, 에릭, 유진, 윤다훈, 이경규, 이덕화, 이순재, 이지훈, 이창훈, 이훈, 이휘재, 전혜빈, 정선경, 정준호, 차태현, 최불암, 최수종, 한재석, 홍경민 등이 있다.

한국대중문화예술인복지회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이 생계에 대한 고민을 줄이고 예술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3월 출범한 복지 단체. 또한 이 단체는 가수 부문 '김건모', 탤런트 부문 '정준호', 희극인 부문 '신동엽', 영화 부문 '장동건', 여성 부문 '김정은', 성우 부문 '안지환', 각각 분야별로 내로라하는 스타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그 파장은 클 수밖에 없었다. 이미 유인촌, 백일섭, 이덕화, 최불암 등 중견탤런트들이 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MBC 대선 개표방송 홍보 영상의 메인 모델인 이순재까지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이 후보를 지지선언 했으며, 여기에 이날 공개된 젊은 연예인들까지 눈에 띄게 특정 후보의 지지 세력이 불어난 것이다. 유독 이 후보 쪽에만 지지 연예인이 쏠리고 있는 현상이 생기다 보니, 인터넷 상에서는 정동영, 이회창, 권영길 등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연예인 보다 이 후보 지지 연예인들에게 더욱 따가운 눈총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어김없이 벌어지는 '대선후보와 연예인'의 조우에 SBS 러브 FM '김어준의 뉴스앤조이' 진행자 김어준은 6일 프로그램 시작에 앞서 "연예인들이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것에 개인적으로는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그들도 유권자"라고 강조하며, "외국에서는 자유롭게 연예인들이 시상식 중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말하기도 한다"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그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약간 냉소적인 태도로 뒤를 이으면서 "이왕 지지 선언을 했으니 왜 지지를 하는지 정확하게 자신의 뜻을 밝힐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세 현장에 나타나 다른 사람들이 말 할 때 옆에 가만히 서서 이미지만 판다면 '행사'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

짧지만 정확한 말이다. 연예인들도 국민 중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를 지지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선거 유세 참여가 늘 욕을 먹고 있는 까닭은 위의 지적처럼 현재로써는 연예인들이 정치적 선동을 위해 자신의 이미지를 특정 후보에게 내어주고 있는 것에 불과해 보이는 탓이다. 대표 한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이라면 자발적인 참여라고 할 수도 없으며, 진실성도 부족하다. 아예 이름만 올리고 다른 사람에게 묻어가는 것이라면 더 더욱 목적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소위 이미지로 먹고 산다는 연예인들이 스스로 당당하게 소신을 밝힐 수 있을 정도로 간절히 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의견을 나누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연예인의 사회적 참여가 시민들의 참여를 부르고 투표율 높이기에도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비밀 투표'라는 선거의 철칙이 무색하게 공개적으로 떠들어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연예인들의 무책임한 태도는 심히 유감스럽다.

더욱이 오늘(7일) 인터넷 매체들을 통해 일제히 밝혀진 바로는 6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선거 후보를 지지했던 연예인 39명 중 일부는 개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명단에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 박진희, 김정은, 소유진, 홍경민 등이 본래 의사와 다르게 뜻이 전달돼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는 홈페이지 게시물과 측근의 말이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날 복지회 행사 정도로 알고 참석했던 연예인들도 당황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2002년 대선 당시 현 무소속 이회창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했던 개그맨 심현섭이나 탤런트 박철 등은 한동안 방송 출연을 중단하고 공백기를 가져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오해를 샀었다. 그만큼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연예인들의 정치 유세 참여가 나중에 발뺌해도 소용이 없는 민감한 사안이라는 뜻이다.

당사자도 모르는 '이 후보 지지 연예인 39명 명단'으로 연예인의 특정 후보 지지는 더욱 공신력을 잃어가고 있다. 외국처럼 자유롭게 연예인도 정치적인 소견까지 밝힐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지지에 앞서 대중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행실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지는 않을까. 대통령 선거일을 12일 앞둔 지금 연예인을 포함한 모든 유권자들이 떳떳한 한 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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