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기타


배너

진중권, 독일문화수업에서 백남준 강의?

한예종 객원교수 자격미달, 카이스트와 중앙대 강의도 문제


* 주간 미디어워치 13호 기사입니다.


한예종 객원교수로의 자격이 문제가 되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1700만원 반환요구를 받은 진중권씨가 카이스트와 중앙대학교에서도 강좌 개설 취지와 맞지 않는 내용으로 강의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진중권씨는 중앙대학교 독어독문과에서 독일문화이론을, 같은 대학 문화연구학과에서 문화비평론, 카이스트에서는 미디어미학을 강의했으나, 대부분 자신의 전문분야와 동떨어져있거나, 아직 학적인 틀이 구성되지 않은 자의적 내용 등으로 강의내용을 구성하였다.

진씨는 2008학년도 카이스트 봄 학기에 미디어미학을 강의했으나, 이른바 마샬 맥루한 같은 미디어학자나 발터벤야민 같은 철학자를 소개하면서 이를 미디어미학으로 명명을 붙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특히 강의록에는 ‘뉴미디어 미학’은 물론 ‘미디어 전략’, ‘영상학’ 같은 기존 미디어학이나 영화이론의 내용이 그대로 수록되어있다. 기자 생활을 한 것도 아니고 언론사를 경영한 것도 아니고, 미디어를 공부한 것도 아닌 진씨가 무슨 자격으로 미디어 전략을 미디어미학에 포함시켜 강의하냐는 것이다.

문화비평론 강의에서 전문분야도 아닌 미디어이론의 역사를 소개?

또한 중앙대학교 문화연구학과에서의 문화비평론 강의록은 일반적으로 문학비평 이론을 차용하여 비평론을 다루는 것과는 한참 다른 일반 철학개론를 나열하는 수준이었다. 강의록 전체가 프로이트, 벤야민, 에리히프롬, 플라톤, 데카르트, 스피노자, 흄, 부르디외, 라깡 등등의 텍스트로 구성되어있다. 최대한 선의로 이해한다면 진중권만의 독특한 문화비평이론이 정립되었다는 것인데, 문제는 철학개론과 큰 차이가 있냐는 것이다. 강의가 이렇게 부실하게 구성되다보니 한 학생은 “왜 강의에서 똑같은 내용만 말씀하시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대학원 과정인 문화연구학과에서의 문화비평론을 학부과정인 독어독문과에서 사실 상 대부분 반복했다는 점. 독어독문학과 게시판에 올라온 진씨의 문화비평론 과목개요는 다음과 같다.

“21세기는 정보공학과 생명공학의 패러다임이 주도하는 시대가 되고, 또한 기술과 예술의 결합이 생산력의 주요한 형태가 될 것이다. 이런 시대정신의 변화에 맞추어 20세기에 제기된 주요한 미디어 이론의 역사를 살펴보고, 최근 대두하는 미디어 연구의 새로운 흐름들을 소개하게 될 것이다”

문화비평론에서 본인의 전문분야도 아닌 ‘미디어이론의 역사, 미디어연구의 새로운 흐름들을 소개한다’며 강좌 개설의 취지와 전혀 다른 개요가 올라와있다. 역시 벤야민, 보드리야르 등의 기존 철학자들과 미디어학자 마샬맥루한, 그리고 스티브홀츠먼의 디지털론 등 문화비평론과 별 관계없는 내용들로 채워져있다. 더군다나 독어독문학과 수업임에도 프랑스 철학자인 브도리야르, 캐나다의 미디어학자인 마샬맥루한을 다루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준다.

중앙대 독일문화이론 수업에서는 백남준 강의

이러한 진씨의 파격 행보는 역시 독어독문학과의 수업인 ‘독일문화이론’에서는 엽기적 수준으로 확장된다. ‘독일문화이론’이라는 강의명과 전혀 다르게 강좌 개요에는 “20세기 초의 탄생부터 현대예술의 역사를 개관하는 가운데, 현대예술의 생산과 수용과 비평을 지탱해온 이론적 사유들을 소개한다”, “현대예술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에 필요한 기초적 개념적 도구들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와있다. 독일문화와 전혀 관계없이, 기존의 문화연구학과나 카이스트에서 강의했던 내용의 재탕이다.

무려 15주차의 강의내용 중 2주차의 빙켈만과 헤겔, 5주차의 스위스 태생의 독일 대학교수 파울 클레를 제외하고는 독일 문화이론가는커녕 독일 철학자조차 없다. 러시아 미술가인 칸딘스키, 프랑스 미술가 뒤샹, 미국의 미술가 잭슨폴록, 프랑스 철학자 료타르, 미국의 미술가 앤디워홀, 프랑스 철학자 보드리야르 등 누구든지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각국의 예술가와 철학자들로 독일문화 관련 강의를 채웠다. 특히 14주차 강의인 ‘백남준과 테크노에스테틱’, 15주차 ‘컴퓨터 예술의 세계’는 이 강좌가 대체 어떤 목적으로 개설되었는지 의혹을 살 정도이다.

진중권씨와 중앙대학교의 인연은 문화연대 부설 (사)문화사회연구소 이사를 맡고 있는 중앙대 영문과 강내희 교수와, 역시 중앙대 박사 출신의 한예종 한국예술학과 이동연 교수로부터 이어졌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다. 실제로 진씨는 이동연 교수가 주도한 (사)문화사회연구소가 주체한 게임포럼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대체 진중권씨가 게임에 대해서는 언제 연구를 했고,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었느냐‘는 비판에 직면한다.

진중권씨는 심형래 감독의 ‘디워’를 비판하며서 “미국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값싸게 사들여오면 되는 것을 무엇 때문에 개발하는지 모르겠다”, “이제 앞으로 애국심으로 한국영화를 봐줄 필요가 없다”는 신자유주의적 발언을 하며 논란을 빚은 바도 있다. 이에 ‘디워’의 컴퓨터그래픽 영상을 제작한 영구아트 측의 한 젊은 개발자는 “컴퓨터 그래픽에 대해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미국에서 값싸게 사올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았을 것”, “실사 화면과 컴퓨터 그래픽을 결합시켜야 하는데, 이것을 하나하나 어떻게 사오냐”며 진씨의 컴퓨터 그래픽 관련 비전문성을 비판했다. 이런 진씨는 카이스트의 ‘디지털문화이론특강’에서 컴퓨터 그래픽 전략 관련 강의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씨, 독일문화이론 휴강하며, 정국과 언론의 태도 관련 보고서 학생들에 요구하기도

한예종에 대한 인터넷미디어협회의 취재는 진중권씨가 자신의 분야와 전혀 관계없는 프랑스 철학 등을 강의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진 학생들의 제보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진씨의 전문성 파괴행위는 카이스트와 중앙대에서도 그대로 반복되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카이스트에서 미디어 전략 강의를 하고, ‘독일문화이론’ 수업에서 프랑스 철학과 미국 미술을 강의하는 등, 상식적인 대학의 강좌 개설의 기준으로 볼 때, 파격을 넘어 그로테스크한 수준이다. 인미협의 전경웅 사무국장은 “진씨의 행태는 결국 한국 지식사회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언론사와 기자들의 책임”, “최소한 기자들이 해당 논객의 전문성 여부만 판단할 능력만 갖춘다면, 진씨의 지적 사기 행태는 종말을 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중앙대학교 독어독문과 게시판에는 진중권씨가 5월 30일 휴강을 하면서 과제로 “요즘 정국에 관한 언론의 태도에 관한 보고서 제출”을 요구, 또 다른 논란이 될 전망이다. 독일문화이론수업에서 정치색이 명확한 대한민국의 시국에 대한 보고서를 요구,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 허수현 / 변희재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