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일 한국 윤석열 정권이 발표한 조선인 전시 노동자 문제의 ‘해결책’은, ‘시한부 일한관계 최악화 회피책(期限付き日韓関係最悪化回避策)’이다. 일본 기업 재산 현금화로 인한 관계 최악화를 막는 편법(便法)으로서, 한국 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최악화에 대한 회피책이자, 차기 정부에서는 효력을 잃을 위험성이 내포된 한시적인 것이다. ● 차기 한국 정권에 대한 우려 2018년 한국 대법원(최고재) 판결에서 ‘승소’한 원고 15명의 전직 근로자와 유족 다수가 재단으로부터 돈을 받을 뜻을 밝혔고, 전직 근로자 3명을 포함한 몇몇은 수령 거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부를 하면 재단은 이를 일단 공탁해 현금화 절차는 멈출 수 있다. 전직 노동자 측이 이에 불복하면 재판 투쟁이 이어지겠지만 현금화 움직임은 어떻든 당분간 멈춘다. 기시다 후미오 정권은 한국의 차기 정권에서 이 문제가 재연되는 일이 없도록, 재단이 대신 갚아준 배상금의 반환을 피고인 일본 기업에 요구할 수 있는 구상권에 대한 포기를 한국에 강력히 요구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해법에는 구상권 포기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 한국 좌파 야당과 언론은 윤 정권의 해법을 가해자에게 양보한 굴욕외교라고 맹비난하고 있는 만큼, 정권교체가 일어나면 재단이 구상권을 행사해 일본 기업의 재산을 다시 압류하는 등, 이번 조치가 뒤집힐 위험이 크다. 이번 해법은 일단 ‘시한부 일한관계 최악화 회피책’이라고 보이지만, 그래도 북조선 핵미사일 위기 대처 등에서 윤 정권과의 공조 여지가 생긴 점에 대해서는 우리(일본) 국익에 부합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안보 문제와 관련하여서도) 일한(日韓) 협력의 대전제는 2018년에 일어난 우리 군함 자위대기에 대한 ‘화기관제레이더 조사사건(火器管制レーダー照射事件)’ 해결이다. 윤 정권은, 모의공격(模擬攻撃)을 의미하는 레이더 조사 문제에 대해서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해야 한다. 다수의 자위대 관계자는 지금도 조용히 화를 내고 있다. 기시다 정권은 이 사건을 흐지부지하고 허물없이 일한 협력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 필요한 일본 주장을 발신하라 하야시 요시마사 외상은 6일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일본 정부가 거듭해 온 사과를 기시다 정권도 이어받은 것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함정이 있다. 일본 정부의 지금까지의 사죄는 오늘날의 가치관에 근거해 도의적으로 행한 것으로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이 아니며, ① 일본의 조선 통치는 합법적이고 배상 책임이 없다, ② 조선인 전시 동원은 강제연행이나 강제동원이 아니라는 입장도 역시 관철시켜 왔다. 그러나 1980년대부터 위 두 가지 사항에 관한 발신을 거의 하지 않고 사과를 반복한 결과, 한국에서는 일본이 사과했으면서도 바로 번복한다는 비난이 거듭 일어났다. 사과가 일한관계를 악화시킨 것이다. 일본 관민이 협력해 이 두 가지 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으면 다가올 교과서 검정이나 ‘사도섬의 금산(佐渡島の金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이 주장을 펼쳤을 때 한국에서 기시다 정권의 배신행위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관민(官民)과 한국의 유지(有志)가 제휴해 허위의 역사인식과 싸우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